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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춘의 Re:Think]한국경제, 지금이 전성기일까봐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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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춘의 Re:Think]한국경제, 지금이 전성기일까봐 두렵다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4.05.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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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김용춘 한국경제인협회 팀장/법학박사

2030년 제조업이 1990년대 후반 수준으로 추락할것
구조개혁 지금하지 않는다면, 우리 자손들이 독박쓸것
서울 도심 전경 ⓒ연합뉴스
서울 도심 전경 ⓒ연합뉴스

작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세계 14위까지 떨어졌다. 14위면 대단하다 자위할 수는 있으나, 우리 경제가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우리 경제 규모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세계 10위를 기록한 이후 계속 하향세다.

앞으로의 전망은 더 어둡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약 5년 뒤 우리의 경제규모가 인도네시아 보다 뒤쳐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IMF 뿐만이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30년부터 2060년까지 0%대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상 멈춰버린 시간, 즉 ‘한국판 잃어버린 30년’이 될 것이라고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다. 국내외 모든 보고서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 같은 의견이다. 사실상 팩트(fact)라고 봐도 무방하다.

김용춘 한경협 팀장/법학박사
김용춘 한경협 팀장/법학박사

어느 조직 또는 집단이나 성장하지 못한다면 큰 고통이 수반된다. 기업의 경우에는 임금동결, 인력 구조조정 같은 고통이 뒤따르고, 국가도 구제금융, 대량실업, 사회불안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중남미 국가들 사례만 봐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가까이는 성장이 멈춘 일본만 보더라도 임금동결, 내수위축, 국가부채 부담 등의 부작용을 겪고 있다. 무려 세계 4위의 경제대국인데도 말이다.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이미 흙빗이다. 역사상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매우 빠른 속도의 저출산 고령화로 잠재성장률 둔화, 연금 고갈, 재정 악화, 국방 병력 부족, 내수 시장 위축 등의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이걸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다들 무책임하게 당장 내 일이 아니라고만 하고 있을 뿐.

여하간 우리가 가야할 길은 정해져 있다. 바로 구조개혁. 지난 주 금요일 공개된 OECD의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재정·노동·연금 등의 구조개혁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현 정부도 인기가 없더라도 구조개혁을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운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적표는 안타깝게도 낙제점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낙제점일 가능성이 높다. 온 국민이 힘을 모아 추진해도 쉽지 않은 것이 구조개혁인데 지난 총선의 참패로 여당은 추진 동력을 상당부분 상실했다. 총선에서 승리한 집권 ‘야당’이라도 구조개혁에 적극적이면 모르겠으나, 안타깝게도 이들은 전혀 관심이 없는 모양새다. 실제 지난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어려운 구조개혁 난제들은 아예 손 놓고 있었다.

구조개혁은 질병 치료와 같다. 질병을 진단 받았다면, 당장은 조금 고통스럽더라도 빨리 치료할수록 성공확률도 높고 고통의 총량도 적다. 당장 괴롭다고 차일피일 미루다보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참사가 벌어진다. 고통도 초기 치료에 비할 바가 아니다. 저출산과 잠재성장률 둔화는 만성질환과 같아서 당장은 치료 안 해도 문제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한번 문제가 생기면 큰 재앙으로 다가온다.

어차피 해야 하는 구조개혁을 지금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자손들이 독박 쓰게 된다. 그리고 후손들은 우리를 욕할 수 있다. 지금까지 꿀 빨 것 다 빨아먹고, 자기들에게는 피고름만 남기고 갔다고. 참 무책임한 세대였다고 손가락질할지 모른다. 이대로 우리가 ‘내 일’이 아니라며 손 놓고 있다 정말 우리의 ‘내일’이 사라질 수 있다.

이제는 두렵다. 지금이 우리나라의 전성기일까봐. 앞으로는 내리막길 밖에 없을까봐 그렇다. 지금으로부터 4~5년전 모 경제지에서 ‘피크쇼크(Peak Shock)’ 시리즈 기사 및 책을 출간한 바 있다. 피크쇼크란 정점에 이른 한국 경제가 쇠락하면서 충격을 겪을 것이라는 의미다. 주요 내용은 2030년 한국의 제조업이 1990년대 후반 수준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당시에는 ‘설마’하는 마음도 살짝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진짜였네’ 하는 마음이 더 커졌다. 그리고 지금은 두려움마저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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