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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의 소통화통]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어른스러운 대화를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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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의 소통화통]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어른스러운 대화를 하고 있나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03.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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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역지사지는 '상대방이 먼저'가 아니라 '내가 먼저'
이재명 대표, 고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였는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료원에 마련된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료원에 마련된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했을 때 성장하고 발전한다. 누구나 다 행복한 삶을 꿈꾼다. 이를 위해서는 건강한 인간관계가 필수 요소다. 결국 행복한 삶은 건강한 소통이 이뤄졌을 때 가능하단 의미다. ‘나는 사람들과 어른다운 대화를 잘 하고 있는가?’ 한 번쯤 이런 질문을 자신한테 던져봤을 거다. 내가 살아온 인생이 지금껏 어땠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 우리는 인간관계 속에서 그 답을 찾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얼마전 한 고양시에 위치한 요양병원에서 간호사가 환자 보호자에게 막말을 해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 있었다. 이 간호사가 막말을 한 이유는 직장동료들 앞에서 자신의 체면이 구겨졌다는 게 이유였다. 다음 예약자가 일찍 왔다며 보호자와 대화하고 있는 환자 휠체어를 간호사가 끌고 나가버렸고 이에 뒤 따라가며 문제제기를 하자, 조금 빨리 끝낸 걸 가지고 왜 그렇게 까다롭게 구냐며 짜증을 냈다.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문제의 간호사는 자신이 직장동료들 앞에서 체면이 손상됐다며 보호자에게 되려 화를 내기도 했다. 부모를 입원시킨 입장이었기에 보호자가 먼저 사과하고 대화하자고 요청하자 사과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보호자를 사람들 앞에 세워놓고 "당신의 사과는 백 번해도 내가 받아주지 않을거다”며 “당신 같은 여자는 내가 제대로 교육시켜주겠다”며 보호자에게 훈계를 늘어놓았고 보호자란 호칭도 아깝다며 '당신', '이 여자'란 막말로 계속 일삼았다. 동료직원이 그러지 마시라고 말려으나 "이 여자는 그래도 된다"며 막말과 비아냥거리며 환자 보호자를 괴롭혔던 사건이었다.

우리는 바쁘게 살다 보니 자신의 소통방식에 대해 생각해 볼 겨를이 없다. ‘그래도 내가 보통 이상은 잘 하고 있지’라고 자신과 타협하며 살아간다. 위 간호사의 입장에서는 긴 세월동안 열심히 환자를 돌보고 희생하며 살아왔는데 그깟 5~10분 빨리 면회를 끝낸걸 가지고 보호자가 자신을 귀찮게 하니 명백히 보호자 잘못이라고 판단했고 당당하게 언어폭력까지 행사했다. 그러나 누가 봐도 ‘간호사의 막말이고 갑질’이다. 

우리는 역시사지(易地思之: 상대방 입장을 생각하는 것)라는 말은 알면서도 그 말을 실천하진 않는다. 정확히 말해서 역시사지는 '내가 먼저'가 아니라 '상대방이 먼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이러니 건강한 소통방식이 이뤄지길 만무하다. 겉모습만 어른이지 그 속에 어른답게 성장하지 못한 자아가 있는 것이다.

어떠한 갈등상황이 발생했을 때 상대방의 입장은 안중에도 없고 자신의 입장만 생각하고 이기적으로 행동한다면 문제해결은 고사하고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전쟁터가 되고 만다. 마치 정치판처럼 말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측근이었던 전 비서실장이 지난 9일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짧은기간 동안 벌써 이 대표의 사람들이 다섯명이나 죽었다. 문제는 이 대표의 태도였다. 최측근들이 이렇게 여러명이 죽었음에도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하기는 커녕 그들을 모른다거나 검찰의 강압수사가 문제였다며 모든 책임에서 다 남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데 있다. 무척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자신과 한 배를 탔던 이들에게 다 그들 탓이고 자신은 피해자일 뿐이라고 주장하니 말이다. 이 모습이 과연 리더다운 모습인지 두려운 마음까지 든다.

건강한 의사소통은 어렵지 않다. 우리가 지식으로 다 알고 있는 기본매너만 실천해도 가능한 일이다. 상대방의 말에 마음의 문을 열고 수용하고 공감하는 태도는 성숙한 어른만이 할 수 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상대의 말을 듣는 척하거나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들어주고 그 감정에 공감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은 누구나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잘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것은 정말 중요한 소통의 가치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어떻게 듣고 반응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의 태도는 완전 달라진다. 이 대표의 전 비서실장였던 전씨는 유서에 "이제 모든 것을 내려 놓으시라" "열심히 일만 했는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고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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