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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적 투자로 초격차"강조한 JY ... 자회사서 20조원 긴급 수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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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적 투자로 초격차"강조한 JY ... 자회사서 20조원 긴급 수혈 왜?
  • 김석중 기자
  • 승인 2023.02.15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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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삼성디스플레이 찾은지 일주일만에 단기차입 결정
EUV 노광장비 등 미래 준비 투자에 박차
평택 5공장·3나노 2세대 파운드리에 투자
차세대 R&D 역량 강화도 병행할 듯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일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방문해 QD OLED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일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방문해 QD OLED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매일산업뉴스]"선제적으로 투자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키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현장을 둘러본뒤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그로부터 꼭 1주일 만에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의 긴급 자금 수혈을 받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가 자회사로부터 대규모 운영자금을 차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관련업계에서는 반도체 업황 둔화로 영업이익 감소가 우려되는 가운데 미래 수요에 대비한 반도체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 재원 확보에 나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4일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단기 차입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차입 기간은 오는 17일부터 2025년 8월 16일까지다. 차입 금액은 2021년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 대비 10.35% 규모다. 이자율은 연 4.60%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가 지분 85%를 가진 자회사다.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억원을 긴급수혈한 것은 이 회장이 지난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방문한지 일주만에 나온 결정이란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이 회장은 이날 직접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둘러본 뒤, 주요 경영진들과 시장현황 및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개발 로드맵 등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이날 핵심 제품을 개발하는 직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끊임없이 혁신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을 키우자"고 말하며 '미래 핵심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따라 관련업계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투자 축소·감산 기조에도 반도체 투자를 축소하지 않고 계획대로 실행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7~12월) 급격한 메모리 반도체 경기 냉각을 맞아 4분기(10~12월)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27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97% 급락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 업황 악화로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20조원을 밑돌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1분기 적자를 전망하는 증권사 보고서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매년 50조원 안팎을 벌어서 이 중 대부분을 반도체에 투자해왔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영업이익 감소로 반도체 투자 재원도 일시적으로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황악화로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인텔 등 다른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도 잇따라 감산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시황 약세가 당장 실적에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미래를 철저히 준비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결론적으로 올해 시설투자(캐펙스·CAPEX)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삼성전자의 시설 투자 금액은 사상 최대인 53조1000억원으로, 이 중 90%인 47조9000억원이 반도체 투자 금액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전체 투자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메모리의 경우 작년과 유사한 수준의 투자가 예상된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캠퍼스 ⓒ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 회장의 투자의지를 반영해 현재 추진 중인 설비투자 사업들에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빌린 20조원이 선투자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 20조원으로 평택 3·4기 인프라 투자와 중장기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등 첨단 기술 투자에 주력할 것이란게 업계의 전망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평택 3공장을 완공했는데 아직까지 설비투자는 마무리 짓지 못한 상태다. 이어 평택 4공장 건설에도 착수하며 미래 반도체 수요 반등에 대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열리는 DDR5, LPDDR5X 등 고성능 고용량 D램 시장 대응을 위한 선단 공정 전환 투자에도 나서야 한다. 이어 올해 평택 5공장도 공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도 미국 테일러 공장을 필두로 대규모 투자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클린룸(청정실)을 선제적으로 건설하고 향후 설비 투자를 집행하는 '쉘 퍼스트(Shell First)' 전략을 발표한 상태다. 올해 미국 테일러 공장이 완공될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에 4나노 공정 양산도 시작한다.

파운드리 역시 지난해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3나노의 2세대 공정을 내년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3나노 2세대 공정은 1세대와 대비해 면적 성능과 전력 효율을 더 확대한다.

이와 함께 차세대 공정 개발 등 R&D(연구개발) 역량 개발을 위한 인프라 투자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회장은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한 R&D 강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이 회장은 작년 8월 복권 후 첫 공식 행보로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기공식에 참석해 "차세대뿐만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 중순 가동 예정인 반도체 R&D 전용 라인을 포함해 2028년까지 연구단지 조성에 약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향후 반도체 업황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여유 현금이 생기면 이번 차입금을 조기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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