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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내달 손정의 방한, ARM인수 제안할 듯" ...연내 회장 승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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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내달 손정의 방한, ARM인수 제안할 듯" ...연내 회장 승진은?
  • 이강미 기자
  • 승인 2022.09.21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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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간의 출장 마치고 21일 김포비즈니스센터 통해 귀국
ARM인수 가능성 내비쳐
회장 승진 여부에 "회사 잘되는게 더 중요" 말 아껴
2주간의 해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주간의 해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산업뉴스] “다음달에 손정의 회장이 서울에 오실 것입니다. 아마 그때 (ARM인수 관련) 제안을 하실 것 같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21일 오후 중남미·유럽 출장을 마치고 김포국제비즈니스센터(GBC)에 도착해 ARM경영진 회동과 신사업에 관한 취재진 진물에 “ARM경영진은 만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매각하려는 영국의 글로벌 반도체 팹리스(설계전문)업체인 ARM에 대한 공동인수 추진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ARM은 그동안 삼성전자의 대형 인수·합병(M&A) 후보로 꼽혀왔다. 하지만 독과점 문제와 최소 50조원이 넘는 비싼 몸값 탓에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을 계기로 실제로 인수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다.  

업계에선 이 부회장의 발언을 두고 ARM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두 사람의 만남을 계기로, 삼성전자와 인텔 또는 다른 반도체 업체가 컨소시엄(연합체)을 이뤄 인수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영국에 본사를 둔 ARM은 컴퓨터의 CPU(중앙처리장치)와 스마트폰 두뇌로 불리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칩 설계 핵심 기술을 보유한 반도체 업계에서 독보적인 IP(지적재산) 판매 업체다. 특히 모바일 칩 설계분야에서 ARM의 점유율은 90%에 이른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대형 M&A 계획을 공식화한 뒤로 ARM이 꾸준히 후보로 거론돼 온 배경이다.

삼성이 ARM을 인수하면 반도체 업계 판도를 바꿀 그야말로 빅딜이다. ARM 주인은 손정의 회장이 이끌고 있는 소프트뱅크(소프트뱅크 75%, 비전펀드 25%)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1위를 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할 경우, 경쟁력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AP인 엑시노스 프로세서도 ARM 설계를 기반으로 생산한다.

다만 독과점 문제로 인해 삼성전자의 ARM 단독 인수는 쉽지 않다. 앞서 ARM 인수를 추진했던 엔비디아도 독과점을 우려한 주요국의 반대로 실패했다. 삼성전자 역시 메모리 반도체 1위, 파운드리 2위의 시장 지위를 고려할 때 독과점 문턱을 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인텔 등 다른 반도체 업체와 컨소시엄을 꾸리는 '공동 인수' 형태로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ARM 인수전 참여를 선언한 SK하이닉스도 컨소시엄 구성을 전제로 두고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올해 초 "ARM은 한 회사가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전략적 투자자들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2주간의 해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주간의 해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출장길에 오른 이 부회장은 캐나다와 멕시코·파나마 등 중남미와 영국을 거쳐 15일간의 출장일정을 소화한 뒤 이날 귀국했다. 이 부회장은 20일(현지시간) 오후에 전세기를 타고 한국으로 출발해 이날 도착, 넥타이를 매지 않은 회색 정장 차림에 캐리어를 끌고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 대해 “오지에서 어려운 환경에서 정말 열심히 회사를 위해서, 우리나라를 위해서 근무하고 있는 임직원들 격려하러 간 것”이라며 “특사 임명을 받아서 그거 끝나고 영국가려고 했는데 여왕이 돌아가셔서 일정이 조금 바뀌었다. 그래도 세기의 장례식이라는 데 저도 존경하는 여왕님 장례식 참석 못했지만 같은 도시에서 추모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연내 회장 승진여부에 대해서는 "회사가 잘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삼성전자는 그간 여왕을 비롯한 영국 왕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1995년 10월 윈야드 복합생산단지 준공식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참석해 이건희 당시 회장과 인사를 나눈 인연이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당시 "삼성의 윈야드단지는 삼성과 이곳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상징하고 있다"면서 "양국 간 경제협력의 새장을 여는 윈야드파크 준공을 공식적으로 선언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2006년부터 영국 왕실에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을 납품해왔다. 2012년 스마트TV와 오디오가 영국 왕실로부터 최고 권위 인증인 '퀸 로열 워런트'를 받았고 올해 5월 인증 범위를 생활가전 제품으로 확대했다. 가전업계에서 이 인증을 받은 사례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만나 2030 부산엑스포 홍보물을 전달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만나 2030 부산엑스포 홍보물을 전달하고 있다. ⓒ삼성전자

한편 이 부회장은 추석 연휴에 재판이 열리지 않는 기간을 이용해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멕시코, 파나마 등을 돌며 '2030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였다. 복권 이후 첫 해외 출장이다.  

지난 8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만났고, 13일에는 라우렌티노 코르티소 파나마 대통령과 면담하며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당부했다. 박람회 개최지는 내년 11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170개 국가의 비밀투표로 결정되기 때문에 각국의 표심을 얻는 게 중요하다.

이 부회장은 당초 영국에서 리즈 트러스 총리와 만나 엑스포 유치 협력을 요청할 계획이었으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로 조문을 다녀오는 일정으로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장기간 현지 해외 법인은 물론 삼성과 동반진출한 협력사 생산법라인도 방문했다. 이 부회장이 해외 협력사 생산라인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9일 멕시코 중부지역에 위치한 삼성전자 케레타로 가전공장에서 사업 진행 상황을 살피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또 10일에는 멕시코 남동부에 위치한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13일에는 삼성전자의 첫 해외 지점인 파나마법인도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여기서 중남미 지역 법인장 회의를 열고 삼성전자 중남미 사업 현황과 전략도 점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9일(현지시간) 멕시코에 동반 진출한 협력회사 공장을 방문해 현장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9일(현지시간) 멕시코에 동반 진출한 협력회사 공장을 방문해 현장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멕시코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멕시코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현지시간) 멕시코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현지시간) 멕시코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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