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스피커' 스티브 잡스 철저한 준비로 프리젠테이션
조직의 성패는 리더가 어떤 말을 선택하느냐에 좌우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7월 1주차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37%(조사: 리얼미터), 2주차는 그보다 더 떨어진 33%로 나타났다.(전국지표조사: NBS) 긍정평가보다 부정평가가 앞선 데드크로스 현상이 뚜렷해졌다. 대통령 임기말 레임덕 수준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지지율은 국정과제 수행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민심을 반영하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임기 초부터 30%대로 추락하고 있으니 이번 윤석열 정부입장으로선 매우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지지율 하락에 부정적인 원인으로 인사문제, 경기침체, 윤대통령의 화법 등이 거론되고 있다.
조직이 크면 클수록 리더의 언어는 더욱 더 정제되어야 한다. 얼마 전까지 편안하게 말했던 사이였을지라도 리더가 되면 자신의 말 한마디로 인해 조직에 여러 형태로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하물며 한 나라를 이끄는 대통령은 어떠할까? 과거 전 정권의 불통정치로 인해 수많은 국민들은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져리게 느꼈다. 윤석열 정부가 탄생하면서 청와대를 과감히 개방했고, 대통령 최초로 도어스테핑(약식기자회견)을 시도했다. 국민과 진정한 소통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였다. 일년에 한 두 번 기자회견을 통해서나 겨우 볼 수 있었던 대통령을 출근길 일상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결정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은 대통령이 어떤 생각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지 늘 궁금하다.
도어스테핑의 시작은 매우 좋았다. 여야를 막론하고 매우 신선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대통령의 즉흥적인 발언들이 논란에 중심에 서게 되었다. 윤대통령의 말 한 마디가 주는 파급력을 감안한다면 좀 더 조율된 메시지가 필요해 보인다. 온 국민이 대통령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7월 5일 논란이 있었던 장관 후보자들 임명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윤 대통령은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을 봤어요?”라고 대답했다. 또, 계속되는 인사관련 질문에 “다른 정권 때하고 한번 비교해보세요. 사람들의 자질이나 이런 것을…” 라며 전 정권과 비교하는 멘트를 목소리 높여 여러 번 언급하기도 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던 만큼 좀 더 겸손하고 앞으로 더 잘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조직을 잘 이끌기 위해서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긍정적인 비젼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선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 리더의 언어선택은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성공한 CEO들을 보면 즉흥스피치를 하는 것처럼 보여도 절대 즉흥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전 애플CEO였던 스티브 잡스는 모두가 인정하는 명품 스피커다. 자신감 있고 여유롭게 대중을 이끄는 그의 감동적인 프레젠테이션은 오직 철저한 리허설에 의해 탄생했다는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 말 잘한다고 평가받는 고 김대중 대통령도 오직 참모진과 조율된 언어만 선택해 발언했다고 한다. 그들은 철저하게 준비된 언어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지지자들에게 깊은 신뢰를 얻었다.
조직의 성패는 어떠한 리더가 있느냐에 따라 좌우됨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또, 리더가 조직을 잘 이끌 수 있도록 그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리더는 실무진들의 말에 적극 경청하고 끊임없는 소통과 조율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 그래야 조직이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