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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 윤석열 취임사가 내일을 설레게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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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 윤석열 취임사가 내일을 설레게 하는 이유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2.05.1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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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조남현 시사평론가

민주주의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반지성주의 짚은 첫 대통령
‘자유’와 ‘세계 시민의 연대’를 역설한 대목 윤석열시대를 대망하는 이유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 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밝히고 있다. ⓒYTN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 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밝히고 있다. ⓒYTN 캡처

윤석열 대통령 취임사는 신선했다. 힘이 넘치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도 인상적이었지만 핵심 키워드로 ‘자유’를 제시한 것은 깊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했다. 역대 어느 대통령의 취임사에서도 볼 수 없었던 명연설로 평가하고 싶다. 수식어가 별로 없는 간결한 어법은 듣는 이로 하여금 진정성을 느끼게 만들어 주었다. 그러면서도 문제의 본질을 짚어내는 한편 해결방안으로 ‘자유’와 ‘세계 시민의 연대’를 역설한 것은 그의 연설이 정치적 수사(修辭)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자유주의 철학과 신념을 담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우리 대통령으로부터 이런 취임사를 들을 수 있었다는 게 기쁘다.

윤 대통령은 국내 문제로 ‘민주주의의 위기’를 지적했다. 정확한 진단이다. 나아가 민주주의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반지성주의를 짚은 것도 정확하다. 그는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우리가 처해있는 문제의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무엇이 문제의 근원인가를 명확하게 짚어냈다.

조남현 시사평론가
조남현 시사평론가

무엇보다도 반가웠던 것은 윤 대통령이 자유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는 “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 우리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것은 바로 자유”라고 명쾌하게 맥을 짚어냈다. 그리고 개인의 자유가 지켜져야 함을 역설했다. 이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개인의 근본적 자유’를 강조한 것과 맥이 닿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반갑다. 

사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이승만 대통령을 제외하고 자유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한 대통령이 있는지 의문이다. 오늘날에도 국가 지도자는 물론 그 많은 정치인들 중 자유의 가치를 인식하고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아니 있기나 한지 의문이다. 그런 가운데 윤 대통령으로부터 ‘개인의 자유’의 중요함을 들으니 한 시대가 새로 시작되고 있음이 실감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취임사는 그야말로 사자후(獅子吼)였다. 

윤 대통령이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자유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며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 피었으며,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라고 말한 것에서다. 자유와 시장의 위대함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윤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또 하나의 키워드가 발견되는데, 그건 ‘세계 시민’이다. 이러한 개념을 사용했다는 점만으로도 높이 평가받을 만한데,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개별 국가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기아와 빈곤, 공권력과 군사력에 의한 불법 행위로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고 자유 시민으로서의 존엄한 삶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모든 세계 시민이 자유 시민으로서 연대하여 도와야 한다"고 했다. 또 ”자유민주주의는 평화를 만들어내고, 평화는 자유를 지켜준다“며 ”평화는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 국제사회와의 연대에 의해 보장이 된다“고 역설했다. 이는 칸트의 영구 평화론을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점들을 볼 때 윤 대통령의 성찰과 ‘공부’가 범상치 않음을 발견하게 된다. 

윤석열 정부의 앞날은 험난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권 5년의 적폐에 국제환경도 그 어느 때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북핵 문제도 해결 난망이다. 하지만 기대한다. 그의 확고한 철학과 신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부디 성공한 5년을 만들어 대한민국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기를 바란다. 윤석열 시대를 대망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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