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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LG화학 청주공장서도 폭행 발생 ... 근절 안되는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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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LG화학 청주공장서도 폭행 발생 ... 근절 안되는 이유가...
  • 이강미 기자
  • 승인 2022.03.24 1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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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공장 사건 전에 발생 ... 노조측 "합의로 마무리"됐다지만...
"가해자 징계 1개월 ... 최근 복직해 피해자와 같은 부서 근무"
직장인 익명 SNS에선 '폭밍아웃' 신조어까지 등장
창업정신 실종 위기 ... 그룹차원 대책 마련 절실
서울 여의도동 LG트윈타워 전경 ⓒLG
서울 여의도동 LG트윈타워 전경 ⓒLG

[매일산업뉴스]최근 LG화학 대산공장 폭행사건이 발생하기 이전, 청주공장에서도 폭행사건이 발생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등 SNS에서는 직장내 폭행·막말 등을 폭로하는 글들이 봇물터지듯 올라오면서 ‘폭밍아웃’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나고 있다. ‘폭밍아웃’이란 ‘커밍아웃(coming out)에서 파생된 것으로, ’폭행·폭언‘과 ’커밍아웃‘을 조합한 말이다.

24일 LG화학노동조합 홈페이지 조합원마당에는 지난 18일 ‘현장폭력사태에 관하여’란 글이 올라온 이후 ‘청주폭행사건’ ‘폭행당한 청주 간부는 누구냐’는 글들이 잇따라 게시됐다.

LG화학노동조합 청주지부 관계자는 “한 달 전 있었던 일이다”면서 폭행사건이 있었던 사실을 시인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두 사람간 합의하에 마무리됐다”고 말을 아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초 40대 후반인 A씨가 작업 공구 위치 문제로 3살 아래인 노조간부 B씨에게 욕설을 퍼부우면서 다툼이 시작돼 20분간 폭행이 가해졌다. 두 사람의 다툼 끝에 동료 C씨가 작업교대를 위해 작업장으로 들어오자 A씨는 C씨에게 B씨가 지금 '자해'를 했다고 말했다. 이 일로 피해자 B씨는 경찰에  A씨를 고소했으나 A씨의 사과와 함께 다른 부서로 전배조치하는 조건으로 고소를 취하했다.

회사측은 가해자 A씨에게 정직 1개월, 피해자 B씨에게 근신 3일의 징계 조치를 취했다.

이에대해 또다른 관계자는 "최근 가해자가 복직했다. 두 사람이 현재 같은부서에서 근무하고 있어 피해자가 힘들어하고 있다"며 "피해자는 가해자가 전배조치하는 조건으로 고소를 취하해줬는데, 가해자는 다른 부서로 갈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사건이 벌어진 지 두달이나 지났는데 회사에서는 가해자에게 정직 1개월 징계를 내린 것 외에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블라인드에는 '현장에 CCTV도 없으니 맘에 안드는 사람있으면 패줘야겠다. 그래봤자 정직 1개월이다', '사이 안 좋은 사람 있는데 마우스피스나 헤드기어 지급해 달라', '가족들 먹여살려야 하는데 회사 와서 폭행당하는 거 아니냐'는 등 비야냥거리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LG화학노동조합 홈페이지 캡처
ⓒLG화학노동조합 홈페이지 캡처

앞서 LG화학 대산공장에서는 지난 16일 근태처리 문제로 40대 팀장이 50대 팀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물의를 빚었다. 해당 사건은 현재 경찰에서 조사 중으로, 회사 측은 해당 팀장을 보직 해임시키고 대기발령 조치했다.

이뿐 아니다. LG생활건강 최연소 여자임원으로 주목받았던 A씨는 최근 막말논란으로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처음 막말문제가 제기되면서 직장내 폭언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었다. 

LG그룹 안팎에서 폭행·막말 논란으로 뒤숭숭하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회사 근처 복싱클럽에라도 다녀야 할 판”이라며 자조섞인 글과 함께 폭로성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익명 게시자는 “그룹사 차원에서 폭행조사 하라”며 “회사에서 폭행사건을 몇 번 본 적 있으나 맞은 사람도, 때린 사람도 그냥 묵인하고 넘어간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익명 게시자는 “엘지는 회사돈 털어먹은거 아니면 성희롱이든 폭행이든 우습게 생각한다”며 “회식 중 팀장이 직원을 폭행해 면팀장됐으나 2년 후 담당되고, 3년쯤 지나 상무되더니 곧 그룹장도 하더라”고 썼다. 또다른 게시자 역시 “부장이 과장 싸가지 없이 말한다고 뺨따귀 날리는 소리가 사무실 전체에 들렸는데 조용히 덮고 지나더라”고 했다.

그러자 “바로 퇴사 안 시키면 쭉 간다고 봄”, “우리도 훈훈하게 직원 마사지해 준 사람 잘 다닌다. 역시 훌륭한 인재상을 가진 엘지”라는 글들이 잇따라 붙었다.

한 직장인은 “이쯤되면 삼성전자처럼 부회장이 구성원 대화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조직 전반에 걸쳐 막말이나 폭행이 발생해도 쉬쉬하면서 조용히 넘어가면 언젠가는 터지고 말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직장내 폭행이나 폭언이 비일비재한 것이 사실이라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며 “사람을 아끼고 서로 화합한다’는 인화(人和)의 창업정신을 강조해온 LG그룹의 기업문화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재발방지를 위한 기업문화 쇄신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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