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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2만 884t...올해 선거 홍보물서 배출될 온실가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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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2만 884t...올해 선거 홍보물서 배출될 온실가스양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03.02 0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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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플라스틱컵 5억 4000여만개 사용 시 발생하는 양과 맞먹어
대선후보들, '기후위기 대선' 바라는 환경단체들 바람 철저히 외면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각 가정에 배달된 20대 대통령 후보들의 홍보물.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매일산업뉴스]  2만 884t. 올해 선거에서 홍보물로 인해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온실가스양입니다.

2일 녹색연합에 따르면, 제20대 대통령 선거(3월9일)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6월1일)에 쓰이는 현수막 책자 등 홍보물로 인해 배출되는 CO2e(이산화탄소환산톤,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값)는 총 2만 884t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30년 된 소나무 300만여 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해야 할 양입니다.

플라스틱 일회용컵 1개는 52g의 CO2e를 배출합니다. 따라서 두 번의 선거에서 배출될 CO2e는 플라스틱 일회용컵 5억 4000만여개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양과 같습니다.

이는 녹색연합이 19대 대선과 7회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CO2e의 양을 기준으로 산출해낸 것입니다.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용지, 후보자가 제출한 선거 공보와 벽보에 사용된 종이는 5000여t에 이릅니다. 후보자의 종이 공보물은 4억부가 제작되었고, 현수막은 5만2545장이 내걸렸습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선 현수막이 2배 이상 걸려 있습니다. 2018년 4월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현수막 사용량을 2배로 늘렸기 때문입니다. 현수막이 2배 늘어남에 따라 20대 대통령 선거 홍보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7만 312t CO2e나 됩니다. 이는 30년 된 소나무 80만3522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해야 하는 양입니다.

2018년 7회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후보자의 선거공보‧벽보에 사용된 종이는 1만4728t에 달합니다. 벽보 104만부, 공보물 6억 4650만부, 현수막 13만 8192장이 사용되었습니다. 홍보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2만772t CO2e에 이릅니다. 8회 지방선거에서도 비슷한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30년 된 소나무 228만 2637 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해야 하는 양입니다.

선거 때마다 나붙는 벽보와 나부끼는 현수막을 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녹색연합이 21대 총선 당시 ‘선거 홍보물 개선대책에 대한 시민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국민들은 ‘종이 사용을 최소화, 온라인 공보물로 전환이 우선되어야 한다’(42.9%)고 답했습니다. 이어 재생종이 사용 의무화(33.9%), 현수막 규격 및 수량 제한(12.9%), 현수막 재활용 의무화(6%), 기타 물품(어깨띠, 옷, 피켓 등) 재활용(4%)을 꼽았습니다. 시민들은 이미 발생한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것(40.3%)보다 생산 단계부터 쓰레기 발생을 줄여야 한다(55.9%) 고 지적했습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들은 요즘 일회용 사용을 줄이고 분리수거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의 입법 활동은 기후위기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습니다. 현수막 사용량을 2배로 늘리는 공직선거법 개정에 앞서 2010년에는 후보자의 선거사무소 간판·현판·현수막의 수량을 제한하는 내용을 삭제했습니다. 이보다 앞선 2005년에는 선거사무소의 간판·현판·현수막 규격 제한을 없앴습니다. 선거 때 후보자들이 선거사무소 건물을 뒤덮는 대형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선거홍보물 중 특히 현수막은 플라스틱 합성섬유인 폴리에스테르가 주성분이라 땅속에 파묻어도 잘 썩지 않습니다. 태울 때는 다이옥신 같은 유해물질이 배출됩니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대선이 ‘기후 대선’이 되길 간절히 바랐습니다. 하지만 대선 후보들은 기후위기에 큰 관심이 없는 듯합니다. 4당 후보 중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1순위로 올린 후보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뿐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토론회의 6개 주제에도 기후위기는 끼지 못했습니다.

스웨덴의 청소년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2019년 세계경제포럼 연설에서 정치인과 기업인들을 향해 이렇게 소리쳤습니다. “자기 집에 불이 났을 때 하듯이 행동하라”고. 기후위기를 강건너 불로 보는 대선후보들이 새겨들어야 할 외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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