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첫선 이후 5만여개..자체개발로 가격경쟁력 갖춰
[매일산업뉴스] 33.6%. 지난 7월 오프라인 매출 중 편의점이 차지한 비중입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오프라인 업태 중 편의점 매출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대형마트는 32.5%로 2위를 했고, 백화점은 27.6%로 3위에 머물렀습니다. 준대규모점포(SSM)는 6.3%로 아직 미미한 수준입니다. 전체 매출에서의 비중은 편의점이 17.3%, 대형마트는 16.5%, 백화점은 14.2%, SSM은 3.3%를 각각 차지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주요 오프라인 유통업체 13개사를 대상으로 매출액을 조사 분석해 매월 발표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매출이 대형마트를 넘어선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편의점은 2019년 6월 편의점 3사(CU·GS25·세븐일레븐)의 매출이 오프라인 매출 중 31.9%로 대형마트(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의 31.5%를 넘어섰습니다.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지난해까지 연 매출은 아직 대형마트에 뒤지고 있지만 올해는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연 매출 기준 백화점은 지난해 처음으로 넘어섰습니다. 편의점 3사의 매출 비중이 31%, 백화점 3사는 28.4%였습니다.
편의점이 백화점을 제치고 대형마트 매출을 넘보게 된 것은 코로나19 확산의 덕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대형마트나 시장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장을 보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지요. 또 편의점의 트렌디한 상품과 소포장 등도 젊은층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데 한몫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편의점 매출 비중 확대의 1등 공신은 최근 급격히 늘어난 1,2인 가구입니다. 집 가까이에 있고 소포장 다품종 상품을 갖추고 있으니 '나홀로 가구'에겐 안성맞춤한 쇼핑장소이지요.
통계청의 ‘2020년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1인 가구는 664만3000 가구로 전체 가구(2092만 7000 가구)의 31.7%에 달합니다. 전년(614만8000 가구)보다 8% 증가한 수치입니다. 2인 가구는 586만5000 가구로 전체의 28%를 기록했습니다. 1~2인 가구 비중은 2000년 24.6%에서 2010년 48.2%, 2020년 59.5%로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전국의 두 가구 중 한 가구는 1~2인 가구인 셈입니다.
오프라인 유통의 중심이 되가고 있는 편의점이 우리나라에 등장한 것은 1980년대입니다. 롯데그룹 계열사 코리아세븐이 1989년 5월 ‘세븐일레븐’ 1호점을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상가에 오픈하면서 편의점 시대의 막이 올랐습니다. 첫 편의점은 토종은 아닙니다. 미국 사우스랜드사와의 기술 제휴를 한 것이었습니다. 이어 ‘서클케이’ ‘훼미리마트(현 CU)’ ‘미니스톱’ ‘LG25(현 GS25)’ ‘바이더웨이’ 등 다른 편의점 체인들도 잇달아 문을 열었습니다.
일본(1969년)이나 대만(1979년)보다 출발은 늦었지만 편의점의 성장속도는 매우 빨랐습니다. 첫선을 보인 지 4년 만인 1993년에 전국 1000호점을 돌파했습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편의점 숫자는 4만2877개에 달합니다. 이마트24 편의점이 협회 회원사가 아니므로 실제 편의점 숫자는 5만여개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편의점이 편하긴 하지만 물건값이 좀 비싸잖아!” 중노년층이 편의점에 갖고 있는 고정관념 중 하나입니다만 요즘은 가격경쟁력도 만만치 않습니다. 1개 가격에 2개를 주는 1+1 행사가 항상 진행 중입니다. 여기에 편의점들이 자체 개발해 합리적 가격으로 파는 상품들이 늘어나면서 알뜰족들도 단골이 되고 있습니다. CU의 ‘득템라면’은 개당 380원으로, 기존 봉지라면의 4분의 1 수준이며, 즉석밥인 ‘우리쌀밥’은 990원으로 기존 상품의 절반 수준입니다. 세븐일레븐의 2200원짜리 ‘이딸라도시락’(201g)은 싸면서도 알찬 것으로 유명합니다.
편의점 매출은 더욱 날개를 달 것 같습니다. 정부가 지난 6일부터 11조원 규모의 '코로나 상생 국민 지원금'을 지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소득 하위 80%에게 1인당 25만원씩 지급하는 국민 지원금은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선 쓸 수 없습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앱에서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전통시장, 동네 슈퍼마켓, 식당, 미용실, 약국, 안경점, 의류점, 학원, 병원 등에서 사용할 수 있지요, 그리고 편의점에서 쓸 수 있습니다. 올해 연 매출 기준 편의점이 대형마트를 확실하게 따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