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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3촌...국민이 생각하는 친족의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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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3촌...국민이 생각하는 친족의 범위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1.09.1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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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조사...10명 중 1명은 '직계가족'만 친족으로 여겨
상법 등에서 특수관계인 범위 '직계가족'으로 축소해야

우리나라 사람들 3명 중 1명은 3촌까지를 친족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웃사촌’이 이제는 ‘이웃삼촌’으로 바뀌어야 하는 걸까요. 3촌은 큰아버지 또는 작은아버지, 삼촌, 외삼촌 등입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최근 리서치 전문기관 ‘모노리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4.3%가 친족의 범위를 직계가족 포함 3촌으로 답했다고 15일 밝혔습니다. 이어 직계가족 포함 4촌까지는 32.6%였습니다. 4촌 포함한 6촌까지는 18.3%에 그쳤습니다. 직계가족만을 친족으로 생각한다는 응답자도 11.6%나 됐습니다.

현행 민법에서 친족 범위는 8촌 이내 혈족, 6촌 이내 인척으로, 세법·상법·공정거래법 등에서는 '경제적 연관관계 있는 친족'의 범위를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3대가 한 울타리 안에 살던 대가족시대에 4촌은 매우 가까운 친족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웃사촌이란 말도 생겨난 것이겠지요. 하지만 핵가족이 일반화되고 1~2인 가구가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친족으로 생각하는 범위는 매우 좁아지고 있습니다.  1~2인 가구 비중 증가 속도와 친족 범위는 반비례하는 것 같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1~2인 가구 비중은 2010년 48.2%에서 2020년 59.5%로 11.3%p 확대되었습니다.

2010년 친족의 범위를 묻는 질문에 4촌까지를 꼽은 응답자가 45.8%로 제일 많았습니다. 이번 조사에선 13.2%p 감소했습니다. 6촌까지라는 응답 또한 24.6%로 6.3%p 줄어들었습니다. ‘직계가족’뿐이라는 응답은 4.8%에서 2.4배 증가했고, 3촌까지라는 응답은 18.0%에서 2배 가량 늘어났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4촌 이상 친척과의 관계를 보면 타인과 다를 바 없는 게 현실입니다. 4촌 친척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44.1%는 ‘1년에 1~2회 만나는 의례적인 관계’라고 답했습니다. 16.6%는 '전혀 교류가 없는 관계'라고 했습니다. '1년에 3~4회 만나 어울린다'는 응답은 22.3%에 그쳤고, '수시로 만나 어울리는 관계'라고 답한 응답자는 11.7%밖에 되지 않습니다.

6촌 친척과의 관계는 더욱 소원합니다. 45.2%가 ‘전혀 교류 없는 관계’, 37.5%는 '1년에 1~2회 만나는 의례적인 관계'라고 답했습니다. 친족으로서의 유대감이 사실상 없는 셈입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적 이해관계가 전제된 친족 범위는 더욱 좁아집니다. 사업·투자를 하거나 자금을 빌려주는 등 경제적 이해관계를 맺을 의향이 있는 친족 범위로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인 54.8%가 ‘직계가족까지’를 꼽았습니다. 직계가족을 포함한 형제자매, 3촌까지가 20.9%였습니다,

전경련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세법과 상법, 공정거래법 등에서 규제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친족 범위를 국민 정서에 맞게 부모·배우자·자녀 등 직계가족으로 조정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응답자의 절반 이상(53.3%)이 세법, 공정거래법 등 특수관계인을 4촌 이내 인척, 6촌 이내 혈족으로 보아 규제하는 법률이 불합리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4촌·6촌 친척이 기업을 한다는 이유로 개인정보와 주식보유 현황을 의무적으로 공시하고, 4촌간 합법적인 거래를 해도 증여세를 부과하는 제도에 대해 ‘매우 불합리하다’는 응답이 34.7%, ‘불합리하다’가 18.6%였습니다. '관련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24.9%, 친족의 범위를 ‘직계가족까지’로 한정해야 한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인 54.8%였습니다. 그리고 ‘직계가족을 포함한 형제까지’(12.6%), ‘3촌까지’(5.0%), ‘4촌까지’(0.9%) 순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선 특수관계인을 3촌 이내 위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직계존속(부모와 조부모), 형제자매, 배우자, 직계비속(자녀와 손자녀, 입양에 따른 양자관계)이 포함됩니다. 영국은 가족의 최소 범위인 배우자와 자녀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세법 공정거래법 등에서의 특수관계인은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이웃사촌이 이웃삼촌으로 바뀌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올 추석 '코로나 19' 확산으로 사촌까지 한자리에 모일 수는 없겠지요. 안부 전화라도 한통화 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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