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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무역분쟁 계기로, 전략산업 자체 서플라이체인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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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무역분쟁 계기로, 전략산업 자체 서플라이체인 강화해야"
  • 김석중 기자
  • 승인 2019.12.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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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경총-현대경제연, '한·일 양국 산업의 협력과 경쟁'토론회 개최
김용근 상근부회장 "일본보다 R&D근로시간 묶어놓고 R&D지원금만 늘려 일본을 앞서가겠다는 것은 그 자체가 모순"
이동근 원장 "무역분쟁에 대비해 모든 것을 국산화하려는 것은 비현실적 접근"

최근 한·일 무역갈등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핵심산업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 차원의 중요성이 높은 전략부문에서는 자체 서플라이체인을 강화하고, 점진적으로 대외의존도를 낮춰 대외 충격에 대한 내성을 갖추도록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일본은 R&D분야에 근로시간제약을 받지 않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R&D 근로시간을 묶어놓고 R&D지원금액만 늘려서 일본을 앞서가겠다는 것은 그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손경식·이하 경총)와 현대경제연구원(원장 이동근)은 공동으로 12일 ‘한 ·일 양국 산업의 협력과 경쟁-한·일간 서플라이체인 변화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경총은 “한·일간 교역 현황과 특징을 분석해 최근 교역갈등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현대경제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했다”면서 “그 결과를 토대로 한·일간 교역갈등의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논의해보자는 취지에서 이번 토론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용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일간 정치적, 역사적 현안이 외교적으로 원만히 해결돼 양국 경제관계가 회복되고, 국제분업체제 속에서 협업과 경쟁을 바탕으로 상화 발전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근 상근부회장은 “한·일 교역갈등은 글로벌 공급망에도 불확실성을 증대시킬 가능성이 크다”면서 “주요 산업에서는 국내에서 핵심소재를 조달할 수 있는 자체 서플라이체인을 강화하고 다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이 역시 우리나라와 일본 간 정상적인 경제협력 관계 속에서 시간을 갖고, 국제분업체제와 기업의 상업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면서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은 R&D 업무에 대해 연장근로시간 제한을 적용하지 않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R&D분야에 대해서도 그대로 근로시간을 주52시간으로 규제하고 있으며, 적용가능한 선택적 근로시간제도 정산기간이 1개월로 제약돼 있는 상황”이라면서 “일본보다 R&D 근로시간을 묶어놓고 R&D지원금액만 늘려서 일본을 앞서가겠다는 것은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최근 한·일 교역갈등은 우리 산업이 글로벌 가치사슬 상 경쟁우위에 있는 국가의 공격과 태도변화에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을 재인식할 수 있는 계기”라며 “우리 산업이 처한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문제점을 찾아 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동근 원장은 “최근 글로벌 무역분쟁은 상대국 기업이 글로벌 가치사슬 내 허점을 공격함으로써 해당 기업이 글로벌시장 내 영향력을 무력화함으로써 상대국에 피해를 주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수출규제도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산업에 타격을 주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 산업 경쟁력은 크게 개선됐으나, 압축성장해 온 만큼 가치사슬 전반의 경쟁우위를 달성하지도 못했고, 일본처럼 특정국 쏠림현상으로 언제든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무역분쟁에 대비해 모든 것을 국산화하려는 것은 비현실적인 접근으로 일본을 포함한 주요국과의 호혜적 협력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한·일간 서플라이체인 변화와 대응방안’이란 발제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이나 교역패턴상 특정국 및 특정상품 쏠림현상이 강해 교역 환경 변화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0대 수출 상품 의존도는 2009년 62.4%에서 2018년 58.5%로 소폭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10대 수출 품목도 큰 변화가 없어 대외 교역환경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국내에 충격이 크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다.

특히 주요 8대 제조업을 기준으로 한·일간 교역패턴을 분석한 결과, 석유제품, 화학제품, 철강제품 전기기기의 경우 한·일 간 총교역액에서 산업내 교역(양국이 부가가치가 비슷한 품목을 분업해 생산·교역하는 것)이 차지하는 비중이 70~80%로 양국간 분업구조가 확산되고 가치사슬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자동차, 정밀기기는 한·일간 총교역액에서 산업간 교역(양국이 부가가치가 상이한 품목 중 특정국가에서 가격경쟁력이 있는 품목을 전담해 생산·교역하는 것)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내외로 양국간 생산전문화가 진전되고 있다.

대(對)일 수입의존도 70%이상 품목 수는 2015년 96개에서 2018년 116개로 증가했으며, 그중 화학제품이 약 38%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2018년 기준 대(對)일 수입의존도가 90%이상인 품목은 45개이며, 그중 50%가 화학제품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강력한 산업전략 추진으로 국가 차원의 중요성이 높은 전략부문에서는 국내에서 핵심소재 등을 조달할 수 있는 자체 서플라이체인을 강화하고, 점진적으로 대외의존도를 낮춰 대외 충격에 강한 내성을 갖추도록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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