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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단식쇼에 이적행위에 대선게이트에 대한민국은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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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단식쇼에 이적행위에 대선게이트에 대한민국은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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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9.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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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조남현 시사평론가

토착비리 피의자가 민주주의를 살리겠다고 단식투쟁?
김만배라는 희대의 사기꾼이자 협잡꾼 에게 국회 제1당이 동조
5일 국회에서 단식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농성장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5일 국회에서 단식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농성장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서 “지난 대선 때 힘을 합쳐 국정 운영권을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겠나 하는 정말 아찔한 생각이 많이 든다”고 국정운영의 소회를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권교체 과정을 기업 인수에 비유했다. 윤 대통령은 “망하기전 기업을 보면 껍데기는 아주 화려하다. 그런데 인수해보면 아주 형편없다. 벌여놓은 사업은 많은데, 하나하나 뜯어보면 회계가 전부 분식이고, 거덜나기 일보 직전”이라며 지난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부실하게 국정을 이끌었는지를 꼬집었다. 밖에서는 알 수 없었으나 정부 인수 후 세세히 들여다 보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음을 술회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정말 아찔한 순간이 있었음을 우리는 뒤늦게 알았다. 김만배라는 희대의 사기꾼 혐의자가 지난 대선 당시 당선자의 얼굴을 뒤바꿀 뻔한 음모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겼다는 게 그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로 수사를 받고 있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사기 기자회견을 열어 가짜뉴스를 만들고 대선의 물꼬를 돌리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2021년 9월 15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신학림 씨와 만나 “윤석열이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할 때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천하동인 실소유주) 씨를 만나 사건을 무마했다”는 허위 인터뷰를 했다. 이후 신 씨가 전문위원으로 있는 ‘뉴스타파’라는 인터넷방송에서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 6일 그 내용을 보도했다.

이는 명백히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의 악의적인 보도이자 엄청난 범죄행위다. 사전인터뷰한 걸 6개월 가까이 쥐고 있다가 대선 사흘 전, ‘폭로’하듯 녹취 파일 편집본과 내용을 공개했으니 그 의도가 빤히 들여다 보인다. 잘 알다시피 당시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돼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런데 대장동 일당이 부산저축은행 대출로 사업의 종잣돈을 만들어준 브로커 조 씨에 대한 수사를 윤 후보가 검사 시절 무마해줬다는 내용의 허위 인터뷰를 하고, 그걸 갖고 있다가 대선을 사흘 앞두고 가짜 뉴스를 퍼뜨림으로써 윤 후보가 대장동 사건의 몸통이라고 덮어씌웠다. 그리고 진보를 자처하는 매체는 물론 많은 언론과 유사 언론이 그걸 받아 대대적으로 보도함으로써 판세가 뒤집힐 뻔했다. 대선 결과가 1% 차이도 안 되는 박빙의 승부로 끝났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

조남현 시사평론가
조남현 시사평론가

언론은 신뢰가 생명이다. 언론이 진실과 거짓을 보도하는 과정은 치열해야 한다. 의혹보도함에 있어서 사실관계부터 확인해야 함은 물론이다. 특히 아니면 말고식의 의혹보도는 자제해야 한다. 그런데 뉴스타파가 폭로한 것 자체를 팩트(사실)로 취급을 하여 보도하는 게 일반화되어 버린 게 지금의 언론 보도 행태다. 특히 어떤 저의를 갖고 보도하는 매체들은 유사 언론의 확인되지 않은 보도를 악용하여 선전 선동을 한다. 이른바 의혹을 사실인양 확정적이고 편향적으로 보도하는 것이다. KBS와 MBC는 특히 그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그래서 공영방송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만일 가짜 뉴스로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선거를 불과 사흘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국민의힘이나 윤 후보가 해명할 기간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윤 후보 측은 사안 자체를 이해하지도 못하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판이 뒤집힐 가능성은 충분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때 가짜 뉴스로 인해 당선자의 얼굴이 바뀌었다면 이 나라는 재앙을 맞았을 것이다. 윤 대통령이 ‘거덜 나기 일보 직전’이었다고 할 정도로 국정이 온통 분식되어 있는 상태에서 그것을 정상으로 되돌려 놓기보다 계속 엉뚱한 방향으로 갔다면 문재인 정부 당시의 비정상의 정상화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재명의 온갖 혐의와 문 정부 당시의 온갖 비리는 그대로 묻혔을 것이고, 이재명 정부에서 더 큰 비리가 저질러졌을지 모른다. 그런 점에서 김만배와 신학림, 뉴스타파는 민주주의의 꽃이랄 수 있는 선거를 불법으로 왜곡하려 했다고 할 수 있으며, 민주주의를 파괴한 것이어서 엄중하게 죄를 물어야 한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도 민주주의 파괴범들과 맞장구를 쳤다는 점에서 국민앞에 사죄해야 한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이 대표는 민주주의를 살리겠다면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기괴한 모습니다. 토착비리로 민주주의를 파괴했다는 혐의를 받는 사람이 민주주의를 살리겠다고 단식투쟁을 벌이다니. 그것도 압도적 원내 제1당의 대표라는 사람이 가장 유리한 투쟁의 장인 국회를 버리고 단식투쟁에 나선 것은 블랙 코미디다. 누가 보면 오늘의 대한민국이 과거 권위주의 시절, 혹은 중국과 같은 공산당 일당독재 체제인 것으로 오해하기 십상이다. 하기야 이재명의 극렬 지지자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과는 동떨어지는 것이어서 그러려니 할 뿐이다. 대다수 정상적인 국민은 이 대표의 단식에 공감하지 못할 것이다. 더욱 기괴한 건 이 대표의 단식으로 검찰 조사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는 이 대표에게 검찰이 출석을 ‘촉구’했다는 점이다. 세계 어디에도 검찰이 피의자에 대해 소환조사에 응할 것을 촉구하는 기현상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신학림 씨의 궤변도 놀랍다. 어디서 그런 배짱이 나오는 건지 알 수 없다. 그는 인터뷰 후 김만배 씨로부터 1억6500만원을 받았다. 누가 봐도 허위 인터뷰와 그걸 보도하는 대가로 보인다. 하지만 신 씨는 자신의 책 세 권의 가치가 그만하다고 주장했다. 책의 가치에 대한 판단이야 주관적인 것이니 반박하기 어렵지만 전후 관계로 보아 범죄행위를 공모한 대가라고 보는 게 합리적 사고일 것이다.

지난 1일 경기도 고양시 탄현동에서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검찰 수사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경기도 고양시 탄현동에서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검찰 수사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기서 따져봐야 할 것은 김만배씨가 이재명 후보 측과 사전 협의, 혹은 통보 없이 가짜 뉴스로 판을 뒤집으려 했을까 하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김 씨가 자기 ‘공로(?)’를 수혜자인 이 후보 측에 알리지 않은 채 숨은 공로자로 남아 있으려 했을까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안전판을 만들어 놓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테면 이 후보가 당선되어 대통령이 된다면 김 씨는 자신의 공로를 내세워 이미 드러난 대장동 사건에 따른 처벌을 면하려 들거나 최소한 감형과 사면을 요구하려 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하는 게 합리적 의심 아닐까.

지금 대한민국은 온통 아수라장이다. 김만배라는 희대의 사기꾼이자 협잡꾼 범죄 혐의자에게 국회 제1당이 놀아나고 있는 모습이나, 민주주의를 파괴해 온 야당 대표라는 사람이 민주주의를 살리겠다며 단식을 하는 모습, 전직 대통령이 같은 편이라고 해서 해괴한 단식을 응원하는 모습, 공천을 받기 위해 아부하는 것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야권 의원들, 우리 정부를 ‘남조선 괴뢰도당’이라고 드러내놓고 비난하는 조총련 행사에 참석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후원금 횡령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미향 의원(무소속)의 이적행위, 같은 행사에 참석하고 성범죄자 임옥상씨의 작품 철거 반대에 앞장선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이해하기 어려운 행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일 뿐 정책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는 여당의 모습 등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다. 이 나라를 어이해야 한단 말인가.

 

*이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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