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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의 소통화통]연인이 맞춤법을 틀리면 왜 오만정 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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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의 소통화통]연인이 맞춤법을 틀리면 왜 오만정 떨어질까?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4.05.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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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이성의 맞춤법 실수 호감도 조사 결과 틀릴 경우 49.9%가 "비호감"
각종 신조어 축약어에 익숙하다 보니 말 나오는 대로 글 쓰는 경향
627돌 세종대왕 나신 날인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세종대왕기념사업회와 한글단체 관계자들이 세종대왕 나신 날 국가 기념일 제정을 촉구하며 꽃 바치기 행사를 열고 있다. 사진은 칼럼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얼마 전 한 여성이 맞춤법 때문에 애인과 헤어졌다는 사연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필자도 궁금해 기사를 보다가 한참을 웃었던 흥미로운 기사였다. 내용은 남자가 ‘세뇌’를 ‘새뇌’라고 말해 물었더니 오탈자라고 변명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후에도 ‘안돼’를 ‘안되’로, ‘왠지’를 ‘웬지’로, ‘솔직하게’를 ‘솥직하게’, ‘저녁’을 ‘저녂’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동안 꾹 참아왔던 그녀는 어느 날, 상대 남성이 ‘새차 망했어’라고 문자가 와서 ‘차를 바꾸는 것이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이 남성은 다시 ‘새차’라고 했고, ‘차를 계약하러 가는 것이냐’라고 되묻자, ‘차를 씻기려고’라는 답장이 왔다고 했다. 차라리 모른다고 하면 되는데 그 남성은 근무하다 보니 오탈자가 생겼다고 변명해 오만정이 다 떨어져 헤어졌다는 동아일보 기사 내용이었다.

두잇서베이와 알바콜이 지난 2019년 전국 10~50대 이상 남녀 3859명을 대상으로 이성의 맞춤법 실수에 대한 호감도 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응답자의 49.9%가 호감도가 내려간다고 답했고, 39.8%는 호감도에는 변화가 없다고 했다. 반면 10.3%는 호감도가 올라간다고 응답했다. 참 재미있는 조사결과란 생각이 들었다. 특히 호감도가 올라간다고 말한 10.3%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요즘은 ‘짤영상’이 대세다 보니 글보다 말의 비중이 더 많아졌다. 사람들은 책을 읽는 것보다 짧고 임팩트 있게 소통하고 싶어한다. 두꺼운 책은 인내를 필요로 하니 읽기가 참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누군가 요약해 만든 영상이나 핵심만 간단하게 정리한 글을 더 선호하게 된다. 또 각종 신조어, 축약어에 익숙한 것도 한 몫을 한다. 그러다 보니 맞춤법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되고 그냥 편하게 말 나오는 대로 글을 쓰게 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는 누군가를 만날 때 예쁘고 깔끔하게 옷을 차려 입고 메이크업과 헤어 드라이도 하면서 예의를 갖춘다. 글에도 기본적인 예의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바로 맞춤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틀리는 맞춤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아마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한번쯤 헷갈렸던 말들일 수 있다. 몇 가지 예를 든다면, 금새(X)/금세(O), 구지(X)/굳이(O), 않된다(X)/안된다(O), 몇일(X)/며칠(O), 어떻해(X)/어떡해(O), 웬지(X)/왠지(O), 댓가(X)/대가(O), 낭떨어지(X)/낭떠러지(O), 역활(X)/역할(O) 등이 있다. 

친한 사이나 가족끼리는 어느정도 이해는 될 수 있어도 비즈니스나 공적인 일일때는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평상시에 자신이 쓰는 언어는 그 사람의 능력과도 연결된다. 사적으로나 공적으로나 맞춤법에는 실수를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너무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중요한 프로젝트를 위해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는데 화면에 맞춤법 틀린 부분이 여러 차례 보인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아마 눈살을 찌푸리게 될 것이다. 과연 업무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인지 틀린 글씨를 보고 그 너머를 평가하게 될 테니까 말이다. 

평상시 책이나 신문을 보는 등, 글을 많이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 맞춤법을 외운다기 보다 익숙한 언어를 선택하게 되니 틀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글을 쓰는 직업을 갖다 보니 맞춤법에 더 예민해지고 더 신경을 쓰게 된다. 요즘엔 많은 사람들이 톡으로 대화하는 경우가 많다. 간혹 어쩌다 한번 틀리는 것은 상관없지만, 자신이 쓴 글을 바로 올리지 말고 한 번 더 확인해 보는 습관이 중요하다. 급하게 올리다 아차 싶을 때가 더러 생기게 된다. 또,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 맞춤법 쇼츠영상, 맞춤법관련 서적 등을 통해 중요한 문서나 글을 쓸 때 활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말과 글을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부럽단 생각이 드는가? 그런데 조금만 인내하고 신경을 쓰면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말과 글이다. 어떤 일이든 자신을 성장시키는 동력은 꾸준함이다. 많이 말해보고 많이 써보는 것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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