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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의 소통화통]국민 5천명 중 44%가 "평소에 욕설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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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의 소통화통]국민 5천명 중 44%가 "평소에 욕설 사용한다"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06.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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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말은 마음의 알갱이라 내 마음이 상대방에게 그대로 전달돼
긍정적인 언어 쓰는 사람 뇌는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
ⓒi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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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말하는 사람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런 질문을 하면 "그러면 안 되죠" 너무도 진지한 표정으로 남 얘기하듯 사람들은 말한다. 그런데 실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비속어를 사용할 때가 많다는 사실 아는가? 영국 여행 전문 사이트인 '저스트 더 플라이트'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기괴한 욕 20가지를 게재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거기에 대한민국도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기괴한 욕은 ‘X 새끼’였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쓰는 비속어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정치인들도 거친말을 고의든 아니든 쓸 때가 참 많다. 또, 서로 품위를 손상시켰다며 명예훼손 죄로 고소하기도 한다. 거친 말을 일부러 해서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습관적으로 사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오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싶다.
 
국립국어원이 전국 20대이상 70대 미만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국민의 언어 의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44.4%가 '욕설 또는 비속어를 자주 혹은 가끔 사용한다'고 답했다고 했다. 욕설·비속어를 사용한 이유로는 44.1%가 '기분이 나쁠 때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21.8%가 '습관적으로', 20.6%가 '친근감을 주기 때문에'라고 답했다.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욕의 긍정적인 부분도 분명히 있다. 애 낳는 순간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소리 지르며 욕하는 산모들도 꽤 있다. 통증이 심할 때 욕을 하면 아픈 정도가 조금 덜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는 이유다. 예전 유명가수 이효리가 무대 긴장감을 어떻게 해소하느냐는 리포터 질문에 “저는 그냥 욕해요”라고 말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욕하는 것이 일시적 스트레스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하니 그럴듯한 말인 것 같다. 
    
언어는 아무리 순간적인 말이라 해도 그 사람의 성격, 가치관이 평상시 언어로 표현된 것으로 결국 자신의 인격과 연결되어 있다. 말은 마음의 알갱이라 내 마음이 상대방에게 그대로 전달이 된다. 지나가는 말로 무심코 뱉은 말이 결국은 자신의 마음을 반영한 말인 셈이다. 내 주변 사람들은 내가 평상시 쓰는 언어로 나의 가치를 판단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 어린아이와 엄마가 길을 걸어가는데 아이 엄마가 핸드폰을 하면서 걷다가 딸이 안아달라고 보채니 “이 씨, 잠시만 있어봐, 엄마 다했어”라고 말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엄마의 표정과 언어는 아이의 몸과 마음에 그대로 입혀져 아이의 정서에 영향을 준다.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나쁜 언어습관은 되도록 바꾸는 것이 좋다. 제일 중요한 것은 좋은 언어를 써야겠다는 마음가짐의 변화에서부터 출발한다. 매일 아침 출근 전 거울 앞에서의 다짐만으로도 좋은 언어습관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내 가족 또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쓰는 언어는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쓰는 언어의 습관으로 연결된다. 나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고 싶다면 가까운 사람들과 가족들에게 좋은 언어를 쓰려고 노력해야 한다. 말의 에너지는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성질이 있음으로 자신을 더 긍정적이고 매력적인 사람으로 변화시켜준다. 어느새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결국 자신의 언어의 습관은 사회적 성공을 부르게 된다.
 
일본 국립 생리학 연구소의 사다 토 노리히로 교수팀은 피실험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뒤죽박죽인 단어를 하나의 문장으로 만들라는 과제를 주었는데 절반은 ‘공격적’ ‘무례한’ ‘침입하다’ 등의 단어들을 흩어놓은 질문지를, 다른 절반에게는 ‘공손한’ ‘양보하다’ ‘예의 바른’ 등의 단어가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질문지를 제시했다. 한 명당 5분 정도의 테스트가 끝나면 복도를 지나 다른 연구실에 있는 실험 진행자에게 가서 다음 과제를 받으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그 방에서는 다른 학생(사실은 실험 요원)이 실험 진행자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하여 피실험자들을 마냥 기다리게 만들었다. 한 학기 동안 진행된 실험의 결과는 놀라웠다. ‘무례’에 노출됐던 그룹은 5분 정도 지나자 대화에 끼어들었다. 하지만 ‘공손한’ 언어에 노출됐던 그룹은 82%가 제한시간인 10분간 대화를 방해하지 않았다. ('우리의 뇌는 현실과 언어·단어·생각을 구분할 능력이 없다' 글 참조)
    
우리가 어떤 언어에 더 많이 노출되어 살아가느냐는 우리 삶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준다. 내 입에서 험한 말이 많이 나가게 되는 순간 우리 뇌도 나를 형편없는 사람 거친 삶으로 인도하게 되고 긍정적인 언어를 많이 쓰는 사람의 뇌는 우리 몸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이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 갚는다는 말’이 있듯이 좋은 언어, 긍정언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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