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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흑자' 낸 삼성전자, 반도체 봄 오나 ... "AI로 성장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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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흑자' 낸 삼성전자, 반도체 봄 오나 ... "AI로 성장 드라이브"
  • 이강미 기자
  • 승인 2024.01.3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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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34.4% 급감한 2.8조원…반도체 적자 2.2조원으로 줄여
작년 시설투자·R&D 투자는 역대 최대…올해 1분기 메모리 흑자 전망도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및 연간 확정 실적을 발표한 31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및 연간 확정 실적을 발표한 31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매일산업뉴스]삼성전자가 반도체 불황 여파로 작년 6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도체(DS) 부문에서 연간 15조원대 육박하는 적자를 낸 여파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D램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작년 실적부진이 지속됐으나 메모리 업황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적자는 지속됐다.

회사 측은 올해 1분기 PC 및 모바일 수요 회복세가 지속되고,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서버 및 스토리지 수요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며 낙관적인 입장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6조567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84.86% 감소한 수치다.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연간 매출은 258조93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4.33% 감소했다.

이같은 부진은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해온 반도체 사업이 최악의 업황 침체로 대규모 적자를 낸 영향이 크다. 지난해 반도체 사업부문 적자는 14조8800억원에 달한다.

작년 4분기 영업익 34.4% 감소…D램은 4분기 만에 흑자 전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한 67조7800억원을 기록했다. 연말 성수기 경쟁이 심화되면서 스마트폰 출하량은 감소했지만 메모리 가격 상승과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가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4.4% 감소한 2조8200억원을 기록했다. 세트 제품 경쟁이 심화되고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효과가 감소한 가운데 메모리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디스플레이 호실적이 지속됐다.

삼성전자 실적 추이 그래프 ⓒ연합뉴스
삼성전자 실적 추이 그래프 ⓒ연합뉴스

사업부문별로 보면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은 작년 4분기 매출 21조6900억원, 영업손실 2조1800억원을 기록했다. DS부문의 작년 영업손실은 1분기 4조5800억원, 2분기 4조3600억원, 3분기 3조7500억원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는 고객사 재고가 정상화되는 가운데 PC 및 모바일 제품의 메모리 탑재량이 증가하고 생성형 AI 서버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수요 회복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LPDDR5X, UFS4.0 등의 판매를 대폭 확대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시장을 상회하는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를 기록했고, D램은 재고 수준을 개선해 1년 만에 흑자전환했다.

시스템LSI는 스마트폰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부품 구매 수요가 증가하고 '엑시노스 2400'이 갤럭시 S24에 탑재되며 3분기 대비 매출과 손익이 모두 개선됐다.

파운드리는 시장 수요가 감소해 실적 부진이 지속됐으나, 연간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28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 마련된 갤럭시S24 체험공간 갤럭시 스튜디오에서 시민들이 AI 기능을 체험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8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 마련된 갤럭시S24 체험공간 갤럭시 스튜디오에서 시민들이 AI 기능을 체험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4분기 매출 39조5천500억원, 영업이익 2조62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 경험(MX)은 신모델 출시 효과가 둔화하며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해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이익이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는 신모델 출시 효과가 둔화되면서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해 전분기 대비 매출 및 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원가 상승 악영향이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갤럭시S23FE 등 신제품 출시에도 불구하고 갤럭시 폴드, 갤럭시 플립 등 주요 플래그십 제품 출하량이 전 분기보다 100만대 수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TV와 가전 사업은 수요 감소로 경쟁이 심화하며 부진했다. 삼성전자는 “생활가전은 시스템에어컨 중심으로 B2B(기업간거래) 사업이 성장하고 비스포크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 비중이 개선됐으나 수요 역성장 속에 경쟁이 심화하면서 실적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네트워크는 국내, 북미, 일본 등의 매출이 늘었다.

이밖에 전장 자회사인 하만은 소비자 오디오 판매 증가로 매출 3조9200억원, 영업이익 3400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디스플레이(SDC)는 중소형 패널의 견조한 실적과 대형 패널의 적자 폭 완화로 4분기 매출 9조6600억원, 영업이익 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메모리 흑자 전환 전망…'상저하고' 예상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은 밝다. 감산 효과 덕분에 지난해 4분기부터 메모리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34조 규모로 전년 대비 420%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매출도 같은 기간 17% 증가한 302조1345억원을 거둬들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분기엔 5조3900억원의 영업이익, 71조6763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 메모리 테크데이 2023'에서 공개된 HBM3E D램 ⓒ삼성전자
'삼성 메모리 테크데이 2023'에서 공개된 HBM3E D램 ⓒ삼성전자

이에따라 삼성전자는 1분기 생성형 AI용 고대역폭 메모리(HBM)과 서버용 SSD 등 고부가제품 위주로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메모리 수익성 회복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AI 반도체에 적극 대응하고 AI 탑재 제품 시장 선점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업계 최초로 개발한 현존 최대 용량의 12나노급 32기가비트(Gb) DDR5 도입으로 고용량 DDR5 시장 리더십을 제고하고, 차세대 HBM3E 양산과 하반기 12단 전환 가속화 등을 통해 HBM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는 고성능 컴퓨팅(HBC) 운영처 신규 수주 증가 등으로 2023년에 연간 최대 수주잔고를 달성했다"며 ”올해 1분기에도 인공지능(AI) 기능 탑재한 PC 신제품이 출시하며 파운드리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고객사가 재고를 줄이는 추세가 여전히 지속하고 있어 실적 회복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이날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관련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서버 SSD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메모리 사업은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업계 전반으로 보면 메모리 생산 전반의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객의 재고 비축 수요보다는 진성 수요 위주로 공급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재고 정상화 목표와 이를 위한 생산량 조정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부사장은 "4분기 출하량 증가와 지금까지의 생산 하향 조정으로 재고 수준은 빠른 속도로 감소했으며, 특히 시황 개선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D램을 중심으로 재고 수준이 상당 부분 감소했다"며 "다만 D램과 낸드 모두 세부 제품별 재고 수준에는 차이가 있어서 미래 수요와 재고 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반기 중에도 선별적인 생산 조정은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D램 재고는 1분기가 지나면서 정상 범위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며 낸드도 수요나 시장 환경에 따라 시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늦어도 상반기 내에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시장 수요와 재고 수준을 상시 점검해 이에 따른 사업 전략을 유연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HBM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3.5배 규모로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 HBM3의 첫 양산을 시작했고, 4분기에는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를 고객군에 추가하며 판매를 확대했다고 전했다.

김 부사장은 "HBM3를 포함한 선단 제품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 상반기 중 판매 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하반기에는 그 비중이 90%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스템LSI는 AI 모멘텀을 활용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파운드리는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Gate All Around) 공정을 안정적으로 양산하고 2나노 공정 개발 등 첨단공정 개발을 지속할 방침이다.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제품별 회복 속도 차이에 따라 전사적으로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실적을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 부지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 부지 ⓒ삼성전자

◆R&D 투자는 역대 최대…"미래 성장 준비"

한편 삼성전자는 작년 실적 악화에도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연구개발(R&D) 투자와 시설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준비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R&D 투자는 7조5500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규모다. 이는 영업이익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연간 R&D 투자 규모(28조3400억원)는 기존 역대 최대였던 2022년(24조9200억원)을 뛰어넘었다.

작년 4분기 시설투자액은 16조4000억원으로, 이중 반도체는 14조9000억원, 디스플레이(SDC)는 8000억원 수준이다. 연간으로는 53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전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삼성전자 측은 “메모리의 경우 4분기에도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클린룸 확보 목적의 평택 투자,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R&D 투자 확대와 함께 HBM·DDR5 등 첨단공정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가 지속됐다”며 “파운드리는 EUV를 활용한 5나노 이하 첨단공정 생산 능력 확대와 미래 수요 대응을 위한 미국 테일러 공장 인프라 투자로 전년 대비 연간 투자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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