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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맨' 새 선장 모신 KT號, 인사태풍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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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맨' 새 선장 모신 KT號, 인사태풍 불까
  • 이강미 기자
  • 승인 2023.08.30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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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임시주총 열고 김영섭 CEO 선임 ...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 예고…'이권 카르텔' 등 불신 해소 나설 듯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 사내이사 선임
김영섭 KT 대표이사 ⓒ매일산업뉴스DB
김영섭 KT 대표이사 ⓒ매일산업뉴스DB

[매일산업뉴스]장기간 경영 공백을 이어온 재계 서열 12위 KT가 ‘전 LG맨’ 김영섭 대표 체제로 새롭게 출발했다.

특히 이번에는 정권이 교체될때마다 겪었던 낙하산 교체나 내부의 고인물이 아닌 외부의 전문경영인을 수혈했다는 점에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KT 내부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8개월 넘게 이어진 경영공백 상태에서 구 경영진에 대한 검찰 수사로 조직분위기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신임 대표가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대대적인 인사태풍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KT는 30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 선임안은 전체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표를 받아 가결됐다.

김 대표는 선임 직후 주주들에게 "KT그룹이 보유한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기술력, 사업역량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KT 경영권을 둘러싼 9개월여 동안의 혼란상에 마침표가 찍혔다.

앞서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전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차례로 대표이사 후보로 지명됐지만, 여권의 반대 속에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 등이 행동에 나서면서 낙마했다.

KT 경영진 인선 파문의 발단이 여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이른바 '이권 카르텔' 비판이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KT맨'이 아니면서도 관련 업계 경험이 풍부한 김 대표가 소방수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1959년생인 김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LG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한 뒤 LG 계열사에만 40년 가까이 몸담아왔다.

LG그룹 여러 계열사를 거친 김 대표는 지난 2014년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통신업계를 경험한 데다 2015년부터 7년간 LG CNS를 이끌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친숙하다.

외부 출신이면서도 정보통신 분야를 잘 알고 대기업 조직 관리에도 능숙하다는 점에서 김 대표가 과거 경영진의 '이권 카르텔'을 타파하기 위해 인적 쇄신과 구조 개혁에 우선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평가받으며, LG CNS 사장 재직 당시 조직 구조 효율화 및 체질 개선 작업에서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LG CNS 대표를 지내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키웠다.

이에따라 김 대표의 첫 업무도 새로운 체제에 맞는 조직쇄신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김 대표가 LG 시절 손꼽히는 재무통이자 구조조정 전문가였던 만큼 취임 후 기업 체질 개선과 업무 효율화를 위한 쇄신을 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구 전 대표가 사임한 3월 말 이후 5개월 동안 직무대행 체제로 수장 공백 상태를 이어온 만큼, 곧바로 파격적인 조치를 단행하기보다는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다잡으면 인적쇄신을 단행하고, 성장전략을 제시하는 등 경영안정화에 몰두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 대표는 선임 직후 "지난 3월 말부터 이어진 비상경영 상황에서도 맡은 바 소임을 다해준 5만8000여명의 KT그룹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내부를 향해 화합에 무게를 둔 메시지를 보냈다.

KT는 지난해 11월 연임 도전에 나섰던 구현모 전 대표를 비롯한 전임 경영진의 일감 몰아주기와 배임 의혹 등이 불거지며 경영 혼란은 물론 검찰 수사를 겪으며 구성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상태다.

김 대표가 내정 이후 별다른 공개 일정을 잡지 않는 등 외부 노출을 삼가며 업무 파악에 주력했다는 점도 이런 회사 안팎의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따라서 반년 가까이 미뤄진 임원인사와 꼭 필요한 조직개편 작업부터 9월에 착수하고, 이르면 연말께 본격적인 조직혁신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를위해 김 대표는 경영권 인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하지 않고 주로 광화문 본사로 출근하면서 임원들로부터 직접 주요 현안을 보고받아 왔다.

다만 어지러운 조직 분위기를 먼저 추스르고 연말부터 본격적인 쇄신 작업이나 구조조정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통신 공룡' KT의 새 수장으로서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곧바로 취임식을 열어 사내 구성원들에게 경영 비전을 밝힌다.

일감 몰아주기 등 비리 의혹으로 홍역을 치른 만큼 취임사에서 투명 경영 의지를 강조하면서 내부 화합의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신성장 전략 제시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 대처도 김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다.

한편 김 대표는 다음 달 7∼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리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모바일 360 APAC' 기조연설을 통해 KT 대표로서 공식 석상에 데뷔하고 경영 및 성장 비전과 전략을 내놓을 전망이다.

'러닝메이트' 성격의 사내이사로는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이 이날 주총에서 선임됐다.

1967년생인 서 부사장은 2021년 전국 유·무선 인터넷이 마비된 네트워크 장애 당시 사고 수습을 맡은 인물로 사내 대표적인 '기술통'으로 꼽힌다.

김 대표와 서 부사장의 임기는 2026년 3월 정기 주주총회일까지다.

경영 계약서 승인의 건과 복수 대표이사 제도 폐지에 따른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의 건도 주총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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