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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민주당의 '쌈마이 정신' 대통령 부인 모함 국격은 나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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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민주당의 '쌈마이 정신' 대통령 부인 모함 국격은 나몰라라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05.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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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조남현 시사평론가

대통령을 헐뜯고,부인 흠집 내는 게 정치이고 야당의 역할이라 생각
유권자들의 지지를 모으는 데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의 소산이라면 암담
지난달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의 건이 가결되는 순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의 건이 가결되는 순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회의 칼럼은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지는가’ 시리즈였다. 그런데 불가피하게 같은 주제로 한 번 더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의 행태를 보면 이 나라에서 민주주의가 꽃피는 것을 기대하는 건 그만두고라도 정상적인 정치나마 가능할지 의문일 정도로 추악하기 때문이다. 진흙 속에서는 연꽃이 피지만 썩은 물로 가득 찬 시궁창에서는 꽃은커녕 어떤 생명도 움틀 수 없다. 지금 민주당이 보이고 있는 행태로 볼 때 정상적인 정치를 기대하기란 시궁창에서 장미가 피는 것을 기다리는 것 같다고 말해 과하지 않다.

민주당은 4월 마지막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쌍특검’ 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안을 통과시켰다. 대장동 50억 클럽과 동시에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도 특별검사를 통한 수사를 하자는 것이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을 식물 총장으로 만들어 놓은 가운데 문재인 검찰이 1년 넘게 수사했지만 끝내 기소하지 못해 무위로 끝난 혐의를 이제 와서 특별검사를 임명해 현직 대통령 부인을 수사하겠다니 볼썽사납기도 하지만 그 저의가 심이 의심스럽다.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상황에서 이렇게까지 해야 한단 말인가. 국가 원수인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위한 외교 행로에 나선 가운데 등 뒤에서 총을 쏘다니 보통의 양식을 가진 자들의 집단이라면 도저히 이럴 수는 없을 것이다. 더구나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갈수록 엄중해지고 있는 상황에서의 한미 정상회담 아닌가.

조남현 시사평론가
조남현 시사평론가

민주당은 국격이라는 것을 전혀 생각지 않는다. 영부인을 수사하고, 언론이 대서특필하여 마치 이 나라에 무슨 큰일이라도 벌어진 듯 법석을 떠는 모습이 외신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 대한민국의 국격은 어찌 되는가. 그런 것은 관심 없고 오로지 정파적 이익과 선거에서 유리함만을 계산하고 있는 것 아닌가. 패스트트랙에 오른 특검법은 법사위에서 최장 180일 논의한 뒤 본회의로 넘어가 60일 동안 상정되지 않으면 그 다음 본회의에서 자동 상정되는데, 이렇게 되면 내년 총선 3개월여를 앞두고 특검이 가동된다. 당연히 총선 최대의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고, 이 나라는 심각한 갈등과 편 가르기 속에서 선거가 치러질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난처한 입장에 처할 수밖에 없다. 국격을 생각하면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 없고, ‘공정’을 생각한다면 거부권 행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바로 이 점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양수겸장이다. 비열하고 졸렬하다.

이재명 대표는 한술 더 떴다. 거대 야당 대표로서 통 큰 정치, 상식과 양식의 정치와는 거리가 먼 특검법 패스트트랙 지정 동의가 이루어진 데 대해 4월 28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란 말에 동의한다”며 국민의힘을 향해 “스스로 범임임을 자백하지 말라”고 말했다. 마치 칼자루를 쥔 듯 사뭇 당당했다. 대장동 등 비리 의혹이나 돈 봉투 살포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는 의미를 짐작하기 어려운 미소와 묘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거나 동문서답하는 태도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이었다.

민주당의 젊은 정치인 장경태 의원의 집요하고도 낯 뜨거운 김건희 여사 흠집 내기 행태도 차마 눈 뜨고 보기 어렵다. 장 의원은 김 여사가 캄보디아 심장병 어린이를 찾아가 안아주며 한국에서의 치료를 주선한 데 대해 “빈곤 포로노”라고 비아냥대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영부인의 행보를 애써 트집 잡는 행태는 까칠하고 치졸한 일이다. 그뿐만 아니라 캄보디아를 욕보이는 짓이다. 장 의원은 어떻게든 김 여사를 영부인이 아니라 ‘줄리’로 만들고자 혈안이 되어 있는 듯하다. 장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김 여사가 심장병 환아를 안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조명을 갖추고 찍은 것, 다시 말해 연출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지 확인까지 한다며 소동을 벌이기까지 했다. 장 의원의 행태도 민망한 터에 이 대표까지 나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판단을 하기 앞서서 육안으로도,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조명을 사용한 게 맞는 것 같다”고 역성을 들었다. 당 대표로서 당 소속 의원의 도가 넘는 행위를 나무라고 말리기는커녕 맞장구를 치니 도대체 그렇게 영부인을 흠집 내서 얻는 게 무어란 말인가.

당 대표까지 거들고 나서니 신이 났는지 장 의원은 이번엔 윤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 시 화동의 뺨에 ‘뽀뽀’를 해 감사의 표시를 한 것을 두고 ‘성적 학대’라고 공격했다. “미국에서 아이가 동의하지 않는 경우 아이의 입술이나 신체 다른 부분에 키스하는 건 성적 학대로 간주되고 있다. 이런 행위는 심각한 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를 신고하는 핫라인도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을 헐뜯으려는 의도겠지만 최소한 사실관계가 엇비슷하기라도 해야 할 것 아닌가. 이 사람은 머릿속에 정책이나 외교, 국익과 같은 사고는 아예 없고 포르노나 성적 학대 같은 개념만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민형배 의원의 ‘꼼수 탈당’과 복당 이야기나 김의겸 의원의 ‘청담동 술자리’ 이야기는 그만두기로 하겠다. 국민도 넌더리를 낼 터. 하지만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4월 27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통령 배우자법, 대통령 집무실법, 관저법, 비서실법 등 이른바 대통령 4법을 곧 발의하겠다고 밝힌 건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도 심각하다. 왜 대통령 4법만 만드나. 이왕이면 대통령 반려견법, 대통령 술자리법, 대통령 부부 동행 절차법 같은 것들도 만들어서 민주당 지지자들을 즐겁게 하려는 생각은 안 해봤나. 거대 야당의 입법 횡포와 법 만능주의라고 비난해보았자 우이독경(牛耳讀經)일 터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펴 보는 건 어떨까.

민주당 의원들이나 이 대표가 생각하는 정치라는 게 무엇인지 정말 궁금하다. 대통령을 헐뜯고, 영부인을 흠집 내는 게 정치이고, 야당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런 집단에게 민주주의를 운위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정치를 희화화하고, 국격을 망가뜨리며, 국익을 해치는 짓을 서슴지 않는 민주당이 생각하는 민주주의는 어떤 것일까.

정치인의 사고와 행동은 칼 융(Carl Gustav Jung) 심리분석의 페르조나(persona)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 가면을 뜻하는 페르조나는 집단무의식 속 원형의 하나로 개인이 사회의 규범이나 기대, 또는 요구하는 역할에 맞춘 ‘얼굴’이다. 말하자면 실제 자신의 본모습이 아니라 사회가 요구하거나 기대하는 바에 맞춘 가면이라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페르조나, 심지어 프로이트의 에고(ego)조차 ‘타자의 담론’이라 할 수 있다. 민주당 이 대표나 장 의원, 김 정책위의장 등의 언행이 타자의 담론에 의한 것이라 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그들의 언행이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모으는 데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의 소산이기 때문이다. 결국 민주당의 추한 몰골은 다름 아닌 국민이 만들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더 암울하다.

 

*이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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