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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6000억 ... "이례적 감산"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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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6000억 ... "이례적 감산" 선언
  • 이강미 기자
  • 승인 2023.04.07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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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익 95.8% 급감
분기 영업익 1조원 미만은 2009년 1분기 이후 14년만
반도체 4조원 안팎 적자 예상…"의미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 하향조정 중"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연합뉴스

[매일산업뉴스]삼성전자가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96%가량 쪼그라드는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그동안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유지했던 삼성전자는 "의미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사실상 감산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0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7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이하로 내려앉은 것은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이다.

매출은 63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 줄었다. 이는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 부진과 가격 하락이 시장의 예상보다 더 심각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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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증권사 3개월 추정치 평균(콘센서스) 64조2012억원, 영업이익 1조1억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통상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하던 반도체 부문에서 4조원 안팎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D램과 낸드 모두 적자를 내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도 주문량 감소에 따른 가동률 하락에 적자로 돌아섰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방 IT 수요 침체로 고객사들이 메모리 주문을 줄이고 재고 조정에 나선 가운데 메모리 가격은 하락하고 출하량은 감소한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집계에 따르면 1분기에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전 분기 대비 20% 급락하고, 낸드도 10∼15% 하락했다. 특히 재고가 계속 쌓이면서 메모리 재고 자산 평가 손실이 커져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 실적을 공시하면서 설명 자료를 통해 메모리반도체 감산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유지했던 삼성전자가 감산에 대해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는 판단 하에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 및 엔지니어링 런 비중 확대 외에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을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감산 결정 배경으로 "그동안 메모리 시황에 전략적인 대응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난이도가 높은 선단공정 및 DDR5·LPDDR5 전환 등에 따른 생산비트그로스(BG) 제약을 대비해 안정적인 공급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면서 "이를 통해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메모리 업황이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메모리업계 빅3중 SK하이닉스와 미국의 마이크론이 감산과 투자 축소를 결정했다.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참여하면 공급 과잉 우려가 빠른 속도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 실적은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됐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확정 실적을 발표하고, 콘퍼런스콜 방식의 '2023년 1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진행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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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IT 수요 부진 지속에 따라 부품 부문 위주로 실적이 악화되며 전사 실적이 전분기 대비 큰 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사업별로는 "메모리는 매크로 상황과 고객 구매심리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및 다수 고객사의 재무 건전화 목적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실적이 큰 폭 감소했다"면서 "시스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도 사업도 경기 부진 및 비수기 영향 등으로 전분기보다 실적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감산 결정에도 불구, 향후 수요에 대비해 설비 투자 등은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되는 바,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R&D(연구개발)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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