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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의 서비스경영ㆍ44]효과적인 경청을 위한 3대 요령 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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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의 서비스경영ㆍ44]효과적인 경청을 위한 3대 요령 BMW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2.12.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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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총장

표정이나 눈빛, 자세 등을 상대방에게 집중
말투나 음정, 음색, 속도, 음의 고저 등을 표현
상대방 말을 재확인하고 상대가 원하는 것에 집중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가 열린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도 수원통닭거리의 한 매장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통닭을 포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가 열린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도 수원통닭거리의 한 매장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통닭을 포장하고 있다. (이 사진은 칼럼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음). ⓒ연합뉴스

“제가 시간이 별로 없는데요.” 북적대는 식당에서 손님이 종업원에게 말했다. “좀 기다리시지요. 먼저 온 손님이 많습니다.” 대답이 짧다. 순식간에 둘 사이에는 따뜻함이나 유머가 사라진다. 조용하고 냉정하며 형식적인 거래만 남는다. 이때가 바로 아슬아슬한 순간이다. 접점에서 고객이 경험하는 ‘진실의 순간’이 악화된 것이다. 아직 곁에 있는 종업원에게 손님이 또 묻는다. “그러면 가장 빨리 되는 음식이 뭐죠?” 비난할 생각이 전혀 없는 손님은 자신의 다른 요구를 전달만 한다. 그는 속으로 마음먹는다. ‘다른 집으로 갈걸.’ 이 에피소드는 어느 쪽이 옳고 그른 걸 따질 수는 없지만, 상황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결국 패자는 식당이다. 그 고객은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진실의 순간은 이처럼 비즈니스에 결정적이다.

“진실의 순간은 마지막 4피트다.” 서비스 교범으로 평가받는 'Service America(2002)'의 저자이자 컨설턴트인 칼 알브레히트와 론 젬키(K. Albrecht & R. Zemke)는 판매 교육전문가의 경험을 빌어 결정적 순간에 발휘되는 접점의 중요성을 비유한 말이다. 서비스품질은 접점을 맡는 직원의 역량으로 최종 결정된다.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현장 직원이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매장에 들른 고객이 서비스가 광고와 다르다고 느끼는 순간 쏟아부었던 광고비는 증발해버린다. “광고의 목적은 고객을 입구까지 데리고 오는 것이다. 그때부터는 광고가 더 이상 고객에게 해줄 게 없다. 마지막 4피트를 담당하는 건 매장의 점원이다.” 접점에서 고객의 진정한 요구와 관심을 제대로 처리 못하면 기회가 날아간다는 말이다. 오랜 경력자라도 상품, 가격, 기타 판매 조건 등엔 익숙하지만 서비스철학과 소통하는 법을 학습할 기회는 사실 흔치 않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총장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총장

일류 고객서비스가 쉽지 않은 이유도 서비스에 투자한 만큼 실제 행동으로 구현되도록 하는 게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고객서비스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실제로 최고의 고객서비스를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좋은 태도, 좋은 인성 그 이상의 조건이 필요하다. 고객의 말에 집중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

경청(傾聽)이란 귀를 기울여 듣는 것을 뜻한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상대방의 말을 들으면서 자신과 비교하거나 판단을 내리느라 전적으로 집중하지 못하거나, 들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량은 줄게 된다. 무엇이 경청을 방해하는가. 상대방의 말을 들으면서 머릿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거나 그 내용에 대해 무관심할 경우 경청은 어렵다. 상대방의 얘기를 들으면서 머릿속으로 상대의 말에 잘못된 점을 찾고 판단하는 것에 열중하거나 메시지를 듣는 순간에도 자신이 할 말을 생각하는 경우 경청은 어려워진다. 전달자에 대한 평판이나 편견도 경청을 방해한다. 전달되는 내용이 자기의 경험과 유사하거나 전달자와 다르게 상황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 역시 경청을 방해하는 요소다. 공감이 아닌 동정심 역시 냉정한 판단을 흐리게 하므로 경청에 방해가 된다.

말하는 쪽보다 듣는 쪽이 더 어려운 이유다. 효과적인 경청을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경청을 위해서는 한번 말하고, 두 번 듣고, 세 번 맞장구치는 것이다. 이를 경청의 ‘1-2-3 기법’이라고 한다. 둘째, 말하는 사람에게 동화되도록 노력한다. 이때 동화(同化)란 상대방이 말하는 상황과 같은 유사한 상황에 대해 같은 반응을 보이는 심리적 노력이다. 셋째, 내용을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질문이 필요하다. 넷째, 전달자의 메시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다섯째, 산만해질 수 있는 요소를 제거하고 메시지 중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 이 같은 경청의 요령은 자세(body), 분위기(mood), 말의 내용(words) 세 가지의 첫 글자를 따서 ‘BMW 기법’이라고 한다.

B- 표정이나 눈빛, 자세 등을 상대방에게 집중한다.

M- 말투나 음정, 음색, 속도, 음의 고저 등을 적절하게 표현한다.

W- 상대방의 말을 다시 확인하고 상대가 원하는 것에 집중한다.

불만족한 고객들이 모두 불평을 표출하는 건 아니다. 불만은 손님에게도 불편하고 비용이 드는 일이다. 실증연구에 따르면, 서비스 실패를 경험한 고객 중에는 평균적으로 5∼10%만이 실제로 불평한다. 그냥 다른 식당으로 가는 쪽이 쉽고 편하기 때문이다. 

*이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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