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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인 회장 대국민 사과 이틀만에 또 ... SPC 계열사 40대 손끼임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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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인 회장 대국민 사과 이틀만에 또 ... SPC 계열사 40대 손끼임 사고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10.23 2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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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근로자 사망한지 8일만에 또다른 계열사 샤니공장서 사고
경찰, 사고원인 조사 중 ... 사고당시 2인1조 근무
노동부 ‘기획 감독’ 특단 조치
지난 20일 오후 서울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열린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희생자 서울 추모행사에서 참가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열린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희생자 서울 추모행사에서 참가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산업뉴스]SPC계열사 제빵공장 20대 근로자가 근무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지 8일 만에 또 다른 계열사 공장에서 40대 근로자의 손가락이 끼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허영인 회장이 그룹사 현장의 안전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직접 사과한 지 이틀 만에 또 다시 사고가 발생하면서 SPCSPC의 약속이 형식적인 게 아니냐는 비난이 또 쏟아지고 있다.

23일 업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10분께 경기 성남시 샤니 제빵 공장에서 40대 근로자 A씨가 빵 상자를 옮기는 기계에 손가락이 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샤니는 SPC그룹 계열사이다.

A씨는 컨베이어벨트로 올라가는 빵 제품 중 불량품을 발견하고 이를 빼내려다가 기계에 손가락이 끼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손가락 봉합 수술을 마치고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시 상황이 담긴 공장 폐쇄회로(CC)TV를 확보하고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고 당시 A씨는 다른 노동자와 함께 ‘2인 1조’로 근무하고 있었다.

이번 사고는 평택 에스피엘(SPL) 공장에서 사고가 난 지 8일 만에, 허영인 SPC 회장이 대국민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한 지 이틀 만에 일어났다.

허 회장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하면서 3년간 1000억원을 투자해 안전 시스템을 보강하겠다는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으나, 이틀 만에 또 사고가 발생하면서 사과와 안전관리 약속이 무색해졌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 본사에서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 본사에서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고용노동부는 SPC 계열사에서 산업재해가 잇따라 발생하자 ‘특단의 조치’를 내놨다. 노동부는 24일부터 1주일 동안 전국 SPC 식품·원료 계열사를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 기획감독에 나선다고 밝혔다.

점검 대상 계열사는 에스피엘(SPL) 주식회사, 주식회사 에스피씨(SPC)삼립, 주식회사 파리크라상, 주식회사 BR코리아, 주식회사 샤니, 주식회사 호남샤니, 주식회사 에스팜, 주식회사 설목장, 주식회사 샌드팜, 주식회사 호진지리산보천, 주식회사 오션뷰팜, 주식회사 SPC Pack 등이다.

노동부는 “사고 재발 위험과 국민적 우려가 큰 SPC그룹에 대해 강력한 산업안전보건 기획감독을 실시한다”며 “감독은 불시에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기획감독은 근로감독관집무규정에 근거한 수시감독 중 하나다. 사업장 감독이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진행한다. 특별감독은 1년에 한 사업장에서 3회 이상 사망재해가 발생하거나, 한 번에 2명이 사망하면 진행한다.

노동부는 전국의 식품 혼합기 등 위험 기계·장비를 보유한 13만5000개 사업장에 대해서도 24일부터 12월2일까지 6주간 단속에 나선다.

한편 SPC 빵 불매운동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 조차 SPC 그룹 계열사 로고 등을 온라인상에 공유하며 불매운동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제빵공장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회사의 부적절한 대응이 더 큰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사고가 발생해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SPC는 SPL 사고 바로 다음날 천을 둘러놓은 채 공장 라인을 재가동했고 계열사 빵 소스를 제조하다 사망한 고인의 빈소에 계열사 빵 제품 상자를 가져다놓아 상식에 어긋난 처사라는 논란을 자초했다.

현재 온·오프라인에서는 SPC의 대응이 부적절했다면서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SNS에는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 삼립 등 SPC 계열사들에 대한 불매를 약속하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관계자들이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등과 관련 항의 피케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관계자들이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등과 관련 항의 피케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단체들은 SPC브랜드 매장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이번 사고에 대한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SPL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물 분석 등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사고를 당한 근로자의 유족은 사고 경위를 명백히 밝혀 달라면서 전날 고용노동부와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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