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4-28 07:40 (일)
사법리스크 속 유럽 간 이재용 ... 반도체ㆍ배터리 '초격차' 놓칠라
상태바
사법리스크 속 유럽 간 이재용 ... 반도체ㆍ배터리 '초격차' 놓칠라
  • 이강미 기자
  • 승인 2022.06.15 2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뤼터 총리 이어 ASML CEO 만나
경계현 부문장 배석 ... EUV 등 차세대 반도체 장비 공급 논의
15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종합반도체 연구소 imec 방문
비공개 일정인 독일선 삼성SDI 최윤호 사장과 배터리 협력 강화
독일-네덜란드-프랑스 출장 마치고 18일 귀국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세계적인 반도체장비업체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ASML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삼성전자 

[매일산업뉴스]유럽 출장을 떠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 배터리와 반도체 사업을 직접 챙기기 위해 나섰다.

특히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재판 등 사법리스크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으로, 그만큼 글로벌 경제위기가 심상치않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비공개 일정으로 진행된 독일에서는 최윤호 삼성SDI 사장 등 삼성SDI 경영진이 동행한 가운데 BMW 등 완성차 고객사와 배터리 사업협력 방안을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일정을 공개한 네덜란드 방문에서는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등의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1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방문해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 마틴 반 덴 브링크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경영진을 만나 양사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과 ASML 경영진은 ▲미래 반도체 기술 트렌드 ▲반도체 시장 전망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위한 미세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 ▲양사 중장기 사업 방향 등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

이 부회장이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은 것은 지난 2020년 10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이번 미팅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이 배석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연구개발 및 투자 확대 ▲ASML과의 기술 협력 강화 등을 통해 EUV를 비롯한 차세대 반도체 생산 기술을 고도화시켜 파운드리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고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초격차'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부회장의 유럽 출장 일정이 공개된 것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의혹 재판을 통해서다. 이 부회장은 매주 이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데, 2주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변호인단이 반도체 장비협의를 위해 네덜란드로 떠난다고 밝히면서 ASML 방문일정이 외부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세계적인 반도체장비업체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ASML 최고경영자(CEO),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최고기술책임자(CTO) 등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제조업체인 ASML은 7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ASML은 삼성 뿐만 아니라 파운드리(위탁생산)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와 파운드리 시장 재진입을 선언한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에 장비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올해 초 팻 겔싱어 인텔 CEO가 ASML에 전화를 걸어 장비를 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ASML장비 생산량은 반도체 수요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반도체 업계의 평가다.

EUV노광 장비는 주로 파운드리 분야에서 사용됐으나 최근 D램 등 메모리 공정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당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ASML은 연간 50~60대 가량 생산하기 때문에 반도체 업계에 장비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부회장의 ASML방문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장비 수급에 어려움을 처하지 않고 적기에 확보하기 위해 긴밀한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총리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Mark Rutte) 네덜란드 총리와 만나 반도체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삼성전자

이에앞서 이 부회장은 같은날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총리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Mark Rutte) 네덜란드 총리와도 반도체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과 뤼터 총리가 만난 것은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뤼터 총리 방한 당시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찾았을 때 직접 전시관 ‘딜라이트’를 안내하며 사업현황과 주요제품 등을 소개했다. 뤼터 총리는 차기 EU(유럽연합) 정상회의 의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뤼터 총리와 만난 것은 반도체 산업의 핵심국가인 네덜란드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네덜란드는 반도체 연구개발부터 설계, 장비, 전자기기 완제품까지 관련 산업 생태계가 고루 발전해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최첨단 파운드리 사업확대에 필수적인 ASML장비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도록 뤼터 총리에게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뤼터 총리는 평소 ICT·전기차, 정보통신을 활용한 의료기술(e-Health) 등 혁신에 기반한 신산업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반도체 이외의 분야에서도 삼성과의 협력이 있을지 업계는 기대하는 분위기다.

뤼터 총리는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과 당선인 시절 통화해 양국간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 확대를 논의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당시 뤼터 총리에게 “‘미래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 산업에서 양국 간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했으며, 뤼터 총리는 “한국과 네덜란드가 반도체 선도국가인 만큼 양국간 협력 시너지는 매우 클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 부회장은 다음날인 15일(현지 시간)에는 벨기에 루벤에 위치한 유럽 최대 규모의 다국적 종합반도체 연구소 imec을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루크 반 덴 호브 CEO와 만나 ▲반도체 분야 최신 기술 ▲연구개발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imec에서 최첨단 반도체 공정기술 이외에 ▲인공지능 ▲생명과학 ▲미래 에너지 등 imec에서 진행 중인 첨단분야 연구과제에 대한 소개를 받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보기도 했다.

한편 지난 7일 유럽 출장길에 오른 이 부회장은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등을 돌며 반도체 장비·전기차용 배터리·5세대(5G) 이동통신 등에 특화된 전략적 파트너들을 만나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하고 오는 18일 귀국한다.

독일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최윤호 삼성SDI 사장 등 경영진과 배터리 협력 강화를 위한 행보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기존 공간효율이 좋던 파우치에서 외부충격에 강한 각형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삼성SDI는 헝가리공장에서 유럽차 업체들이 선호하는 각형제품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독일에는 삼성SDI 파트너사인 BMW 이외에도 메르세데츠벤츠 제조사인 다임러와 아우디폭스바겐 등 세계적인 완성차 회사들이 포진해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