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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미의 재계포커스]흔들리는 최정우 회장의 경영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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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미의 재계포커스]흔들리는 최정우 회장의 경영리더십
  • 이강미 기자
  • 승인 2022.03.03 0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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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출범 첫날, 전일 대비 주가 0.53% 하락
지주사 본사 이전 여론전에 직원 강제동원 정황까지
직원들 불만 고조 .. 이탈 분위기도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2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홀딩스 출범식에서 사기를 흔들고 있다. ⓒ포스코그룹 홈페이지 캡처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2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홀딩스 출범식에서 사기를 흔들고 있다. ⓒ포스코그룹 홈페이지 캡처

[매일산업뉴스]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경영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최 회장은 지주사 이전 사태로 이미지 실추는 물론 회사 안팎에서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가 팽배하다. 30~40대 젊은 직원들의 이탈 조짐도 심각해지는 분위기다.  

이는 고스란히 시장에 반영됐다. 3일 거래소에 따르면 지주사 출범 첫날인 2일 포스코는 전 거래일(28만 5000원) 대비 0.53%(1500원) 하락한 28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28만 7000원까지 오르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으나 이내 하락 전환한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투자자별로 보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66억4200만주(47억 100만원), 149억1800만주(42억 4700만원)를 순매수했고, 기관은 296억4300만주(84억 200만원) 가량을 팔았다.

최 회장의 리더십에 가장 큰 타격을 준 것은 지주사 서울 이전 실패다. 지난 2일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를 출범시킨 최 회장은 물적분할된 지주사 본사를 포항에서 서울로 옮기려고 했으나 정치권과 시민단체, 지역사회의 거센 저항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사회적 합의로 본사 이전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지난달 28일 입장문에서 "지주사 포스코센터는 서울 강남에서 이전하지 않고 껍데기인 법인 명의만 이전하겠다는 것“이라며 ”합의서를 이행하지 않아도 책임이 없어 포스코 경영진이 국민 비난을 피하기 위한 꼼수일 뿐"이라고 했다. 이번 합의서 서명난에 최 회장의 이름은 올라있지 않다.

향후 주주들의 동의를 받는 과정이 순탄할지도 미지수다. 주주들은 포스코의 결정 번복에 대해 비난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포스코 주주게시판에는 “소액투자자들의 절규를 뒤로 하고 무엇 때문에 물적분할을 했냐”는 등 비판의 글이 잇따랐다.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저조한 연봉, 경직된 조직문화가 불만이었던 직원들은 이번 본사 이전 사태 여론전에 강제동원까지 당하면서 경영진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는 익명의 한 게시자가 "평직원들 차에 ‘포스코 본사는 여전히 포항입니다’란 스티커를 붙이라는게 2022년도 포스코의 현주소”라는 글을 사진과 함께 게시하면서 여론전에 직원들을 강제동원한 사실을 폭로했다. 그러면서 "(최정우) 회장이 직원들 말을 무시하고 억압해 가며 이룬 지주사 책임을 이젠 직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했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 캡처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 캡처

생산라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영진도 꼬집었다. 그는 “현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회장의 지침이 현장직원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며 “꼭 필요한 노후 설비투자는 뒤로하고, 그 예산으로 안전지킴이를 더 채용한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힐난했다.

또다른 익명 게시자는 “직원들에 대한 보상은 없는 회사”라며 “코로나임에도 실적이 잘 나오는 이유를 경영진의 노력으로 돌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더 큰 문제는 직원들의 이탈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직을 고민하는 직원들은 주로 30~40대 전문직과 기술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최대 실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급잔치를 벌이는 다른 대기업들에 비해 저조한 연봉과 성과급, 경직된 조직문화 등으로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블라인드 익명 게시자는 “퇴직이 10년 남았다면 군말않고 다니겠다”며 “하지만 앞으로의 모든 인생을 투자해야 할 시점이라면 늦지 않게 빠져 나가자는 생각 뿐”이라고 했다. 이 게시자는 “직원의 의견은 경청하지 않으며, 유능한 인재는 빠져나가고, 근로의욕은 떨어지고, 임원수는 늘어나는데 직원급여는 인색하며, 애사심보다 충성심을 강요하는 회사”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동종업체 경력공채 모집에 포스코 직원 상당수가 이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지원분야는 IT를 비롯해 차량부품 및 품질 등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어 “동종업계로 이직하려는 이들도 적지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계 관계자는 “지주사 본사 이전 논란으로 대내외적으로 이미지만 실추됐다"며 "최 회장이 경영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유연하고 소통하는 조직문화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직원들과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과 기업인으로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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