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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뭘 할 수 있는지 아닌 '뭘 해야하는지'에 초점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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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뭘 할 수 있는지 아닌 '뭘 해야하는지'에 초점 맞춰야"
  • 김석중 기자
  • 승인 2023.10.18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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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로저 마틴 교수 "이건희 회장은 홈런 예고하고 홈런왕된 베이브 루스"
마틴 로저 캐나다 토론토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가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한국경영학회 주최로 열린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 후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로저 마틴 캐나다 토론토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가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한국경영학회 주최로 열린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 후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산업뉴스]로저 마틴 캐나다 토론토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18일 대전환 시기를 맞이한 삼성에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닌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틴 명예교수는 이날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한국경영학회 주최로 열린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 후 언론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해야 하는 것은 할 수 있는 것에 속한 부분집합으로, 할 수 있다고 해서 너무 많은 산업에 진출해서는 안 된다"며 "자원이 많아질수록 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지지만 그중 무엇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같은 우려를 아마존과 알파벳에 대해서도 갖고 있는데, 특히 알파벳은 검색분야에서 90%의 마진을 올릴 수도 있지만 수조원을 날릴 리스크도 많다. (규모가) 크고 휼륭한 기업이지만 더 여러 분야로 들어가면 잘하는 분야는 희석될 수 밖에 없다“며 ”이런 점에 삼성도 주의깊에 기울이고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7년 싱커스50 선정 세계 1위 '경영 사상가'에 오른 경영 컨설턴트인 마틴 명예교수는 이날 학술대회에서 '이건희 경영학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마틴 명예교수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리더십에 대해 "다른 이에게 상당히 영감을 주는 분"이라며 "강한 결의가 있으셔서 목표를 무조건 달성하고 실패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리더십을 갖고 있었다”며 “이는 기업 성공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는 리더십 덕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이 선대회장은 하나의 모범 사례가 될 만한 리더"라며 "삼성이 잘하지 못했던 분야를 선정해 단순히 이를 더 발전시키겠다는 것이 아니라, 최고가 되고 초일류가 되겠다고 목표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말뿐이고 달성하지 않았다면 단순히 비현실적인 사람이라고 이야기했겠지만, 이 선대회장은 실제로 달성했기 때문에 인상 깊었다"고 했다.

이 같은 이 선대회장의 리더십을 마틴 명예교수는 홈런을 치겠다고 예고하고 실제로 홈런을 날린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 선수 베이브 루스에 비유했다.

마틴 교수는 이 선대회장이 '전략 이론가'라며 평가하며 "신경영 선언 당시 이 선대회장의 어록을 분석해 보면 그는 미래에 대한 상상력과 통찰력을 보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의 정통적 접근 방식은 정답 지향, 합의 추구, 그리고 상충하는 대안 중 하나를 버리고 다른 하나를 선택하는 것인데 이 선대회장은 '혹은(OR)의 사고방식'을 벗어나 통합적 사고를 통해 해결책을 찾았다"며 '통합적 사상가'적인 면모를 조명했다.

이건희 회장이 전략적 이론가이자 통합적 사상가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 배경에 대해 마틴 명예교수는 고인의 천성과 끊임없이 갈고 닦으면서 갖춰진 덕목이라고 분석했다.

마틴 명예교수는 “제가 연구를 해보면 경영자중에 이같은 특질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경우가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특히 통합적 사상가로서의 면모를 보면 보다 나은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과정을 계속 연습해 탁월하게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이건희 회장 역시 회장직에 오르면서 반복을 통해 그러한 면모를 갖추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에 대한 경영 리더십에 대해서는 “깊에 생각해보진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낙관론이지만 잘하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로저 마틴 토론토대 명예교수가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로저 마틴 토론토대 명예교수가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틴 명예교수는 삼성 같은 거대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업무 방식의 표준화·구획화·종속화가 발생하지만, 결국 이는 직원 몰입도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인력관리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삼성이 초일류 기업으로 나아가려면 표준화·구획화·종속화를 하면서도 직원의 행복과 몰입도를 높이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런 점에 비춰볼때 ‘삼성이 잘 하고 있는지’를 묻자 마틴 명예교수는 “삼성의 인재 제일 위주 문화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틴 명예교수는 “많은 기업이 규모를 키우는 데에만 중점을 두고 인재 중시에는 상대적으로 시간을 적게 할애한다"며 "직접 삼성의 인재개발원을 돌아보고 삼성이 얼마나 인재에 헌신하는지 몸소 볼 수 있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인력문제는) 현재 기업이 직면한 도전과제 중 하나“라며 ”직원들이 기업의 아주 미미한 존재가 아닌 핵심적인 일원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공지능(AI) 시대 도래는 기업과 구성원에 도전이 될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나 마틴 명예교수는 “AI는 일종의 버블이라고 본다”며 “AI에 대한 기대는 다소 과열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틴 명예교수는 "그럼에도 AI는 변화와 도전이다. AI는 반복적인 업무, 알고리즘 기반의 업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지 판단이나 결정 기반의 업무를 뺏진 못할 것"이라며 "AI를 통해 인간은 사고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게 되니 고숙련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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