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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없는 전기차도 윤활유 필요' ... SK엔무브, 54조 전력효율화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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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없는 전기차도 윤활유 필요' ... SK엔무브, 54조 전력효율화 시장 공략
  • 김혜주 기자
  • 승인 2023.09.05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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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지크 브랜드데이' 개최
박상규 사장 "에너지효율화 기업으로 탈바꿈"
전기차용 윤활유·열관리 시장 개척…2040년 글로벌 선도기업 목표
내연기관용 제품도 개선…동남아·중동·서남아 등 시장 공략 박차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ZIC Brand Day에서 ZIC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SK엔무브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ZIC Brand Day에서 ZIC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SK엔무브

[매일산업뉴스]SK엔무브가 윤활유 브랜드 지크(ZIC)를 확장해 전력효율화 시장 선점에 나선다. 내연기관 엔진오일 시장을 넘어 오는 2040년 54조원으로 성장할 전력효율화 시장을 이끄는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은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ZIC 브랜드 데이’에서 “ZIC 브랜드로 엔진오일 시장뿐 아니라 전력효율화 시장을 새로 열겠다”며 ”글로벌 윤활유 시장의 알짜기업이자 1위기업을 넘어 미래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말했다.

◇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 2040년 12조원 규모…'글로벌 톱티어' 목표

SK엔무브는 1963년 국내 최초로 윤활유 사업을 시작했으며, 1995년에는 국내 정유업계 최초로 윤활유 브랜드 지크를 선보였다.

지크의 경쟁력은 유베이스(YUBASE)라는 고급원료에서 나온다.

유베이스는 SK엔무브가 독자개발한 그룹Ⅲ 고급 윤활기유로, 윤활유는 80% 이상의 윤활기유에 첨가제를 추가해 만들어진다.

SK엔무브는 이 그룹Ⅲ 시장에서 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력효율과 관련된 모든 플루이드(Fluids·액체와 기체)를 제공할 계획이다.

SK엔무브는 전기차, 데이터센터, 전기차배터리 등 전기에너지가 쓰이는 모든 곳에 전력효율을 높이는 제품을 ‘ZIC e-FLO’라는 이름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시장은 전기차용 윤활유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 2022)에 따르면 2040년 전기차 비중은 전체 자동차 수의 4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 역시 2040년 12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SK엔무브는 2013년부터 전기차용 윤활유를 개발한 데 이어 2040년 이 시장에서 글로벌 톱티어(일류)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박 사장은 “전기차 시대를 맞아 윤활유 수요가 꺾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섣부른 판단”이라며 “전기차도 모터를 냉각하고 기어의 마찰저항을 줄여 전비를 향상시키는 전용 윤활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비는 전기차 복합에너지소비효율(km/kWh)의 약자로, 1kWh에 몇 km를 주행할 수 있는지를 의미하며, 내연기관차의 연비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전기차용 윤활유 ZIC가 전기차 모형 안에서 구동되는 모습 ⓒ
전기차용 윤활유 ZIC가 전기차 모형 안에서 구동되는 모습 ⓒ

◇ 열관리 시장도 선제적 공략…"2040년 42조원 규모 성장"

SK엔무브는 전력효율화 시장의 또 다른 미래 먹거리인 열관리도 선제적으로 공략한다.

전기 사용량이 늘고 장비 밀집도가 높아짐에 따라, 발열을 제어하고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열관리는 점점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SK엔무브의 자체 추산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용 배터리 등의 열관리를 위한 액침냉각 시장이 2020년 1조원 미만에서 2040년 42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액침냉각은 냉각유에 직접 제품을 침전시켜 냉각하는 차세대 열관리 기술이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공기를 이용한 공랭식 대비 총 전력효율을 약 30% 이상 개선할 수 있다.

SK엔무브는 그룹Ⅲ 윤활기유를 원료로 냉각효율과 안정성을 높인 열관리 플루이드를 개발해 향후 개화할 액침냉각 시장의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이미 지난해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인 미국 GRC에 2500만달러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고, 미국 PC 제조 및 IT 솔루션 기업 델 테크놀로지스와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재 SK텔레콤에서는 이런 액침냉각을 적용한 열관리 시스템 실증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뿐 아니라 전기차용 배터리, ESS 열관리를 위한 플루이드도 각각 특성에 맞게 개발하고 있다. 더 나아가 SK엔무브는 전기차용 냉난방 성능개선에 도움이 되는 냉매 플루이드 개발을 시도 중이다.

박 사장은 “데이터 사용량의 폭발적인 증가로 열관리를 통한 전력효율 증대가 미래 핵심 비즈니스 영역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SK엔무브의 글로벌 1위 고급 윤활기유 경쟁력과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액침냉각과 열관리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액침냉각용 ZIC에 데이터센터 서버를 담근 모습 ⓒSK엔무브
액침냉각용 ZIC에 데이터센터 서버를 담근 모습 ⓒSK엔무브

◇ 내연기관용 저점도 제품도 개발…동남아·중동·서남아 등 시장확대

기존 내연기관용 ZIC의 경쟁력도 지속 강화한다.

유럽, 미국 등을 중심으로 전기차가 보급되고 있지만,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중동 등에서는 여전히 내연기관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인 리포트에 따르면, 인도는 내연기관 엔진오일 수요가 2022년부터 204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6.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SK엔무브는 그룹Ⅲ 윤활기유를 활용한 고급 저점도 엔진오일을 앞세워 이런 비전동화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전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고급 저점도 엔진오일의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클라인 리포트는 저점도 엔진오일의 원료가 되는 그룹Ⅲ 이상 윤활기유의 수요가 2040년에는 2020년 대비 12.7%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SK엔무브는 지난해 윤활유를 뜻하는 루브리컨츠에서 SK엔무브로 사명을 변경하고 ‘에너지 효율화 기업’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선보인 바 있다. 기존사업에서는 연료 효율을, 신사업에서는 전력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미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박 사장은 “SK엔무브는 2009년 윤활유 사업 분사 이후 14년간 흑자를 이어온 알짜기업으로 일상에서 더 오래, 더 안전하게 에너지가 쓰일 수 있도록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이 곧 에너지 효율화고, 향후 연료 효율뿐 아니라 전력 효율을 높이는 에너지 효율화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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