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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올 상반기에만 6.3조 적자 ... "반도체 업황 회복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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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올 상반기에만 6.3조 적자 ... "반도체 업황 회복 국면"
  • 이강미 기자
  • 승인 2023.07.26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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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매출 7.3조원, 영업손실 2.8조원, 순손실 2.9조원
HBM3·DDR5 중심 매출 호조... "올해 매출 비중 20%넘을 것"
"내년 상반기 HBM3E 양산 ... 2026년엔 HBM4 양산 계획”
"낸드는 하반기 5~10% 추가 감산"
키옥시디아ㆍWD 합병설 "확인된 바 없다"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SK하이닉스

[매일산업뉴스]SK하이닉스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3분기에도 3조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냈다.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내면서 올해 상반기 적자규모만 6조3000억원에 달한다.

회사는 반도체 업황이 회복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보고, 올해 3분기부터는 AI용 메모리인 HBM3과 고성능 D램인 DDR5 등 고부가가치제품 비중을 늘리는 대신 수익성이 떨어지는 낸드플래시제품은 추가 감산을 통해 수익성을 빠르게 개선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26일 올해 2분기 연기 매출 7조3059억원, 영업손실 2조8821억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7.1% 감소하면서 반토막이 났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도 2조9879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영업손실 3조4023억원)와 합산해 상반기에만 6조원대 적자를 냈다.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불황여파로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앞서 1분기에는 3조42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작년 4분기 1조701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012년 3분기(-240억원)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낸 데 이어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하지만 전사적인 비용 절감 노력 지속과 재고평가손실 감소를 통해 상반기 영업손실률은 1분기 67%에서 2분기 39%로 약 41% 줄었다.

앞서 지난 7일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도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에 그쳐 반도체 부문에서만 3조∼4조원의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의 반도체 적자 규모만 5조∼6조원대인 셈이다.

다만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2분기 매출은 44% 증가하고 영업손실 규모는 15% 감소하는 등 실적이 개선되는 흐름이다. 특히 하반기부터 감산 효과가 본격화하고, DDR5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챗GPT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AI 시장이 확대되면서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다"며 "이에따라 HBM3와 DDR5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어나, 2분기 매출은 1분기 대비 44% 커지고, 영업손실은 1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1b DDR5 서버용 64기가바이트 D램 모듈, 1b DDR5 16기가비트 단품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1b DDR5 서버용 64기가바이트 D램 모듈, 1b DDR5 16기가비트 단품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2분기 D램과 낸드 판매량은 늘었다. 특히 D램의 평균판매가격(ASP, Average Selling Price)이 전분기 대비 상승한 것이 매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PC, 스마트폰 시장이 약세를 이어가며 DDR4 등 일반 D램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갔으나, AI 서버에 들어가는 높은 가격의 고사양 제품 판매가 늘어 D램 전체 ASP가 1분기보다 높아진 것이다. 

또, 회사는 전사적인 비용 절감 노력을 지속하는 가운데 재고평가손실이 감소하면서 영업손실폭을 줄일 수 있었다.

메모리 수요는 2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하반기 높아진 재고수준 정상화까지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D램보다 업계 재고수준이 더 높고, 수익성이 낮은 낸드의 감산 규모 확대를 통해 재고 정상화에 나설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발표회에서 회사는 최근 메모리 업황에 대해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올 하반기에도 지속되고, 메모리 기업들의 감산 효과도 뚜렷해질 것으로 진단했다.

부문별로 보면 올해 PC 시장은 프로모션 영향에 따른 채널 재고 감소, 전기 대비 판매량 개선 등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크롬북 및 저사양 노트북 교체 수요 중심 판매 확대에 따라 메모리 채용량은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하반기에는 기업용/게임용 PC 중심의 증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모바일 부문은 중국 리오프닝에도 불구 저조한 수요 개선이 지속되는 가운데, 하반기 신제품 출시 및 메모리 가격 하락에 따른 채용량 증가로 스마트폰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플래그십 제품 중심의 고용량·고성능 LPDDR5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봤다.

SK하이닉스 HBM3 24GB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HBM3 24GB ⓒSK하이닉스

이에따라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AI용 메모리인 HBM3, 고성능 D램인 DDR5, LPDDR5와 176단 낸드 기반 SSD를 중심으로 판매를 꾸준히 늘려 하반기 실적 개선 속도를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전반적인 투자 축소 기조에도 HBM 관련 투자를 늘려 성장의 핵심축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HBM은 제품 완성도와 양산 품질, 필드 품질 등 모든 관점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이다. 인텔, ADM, 엔비디아 등 CPU, GPU 업체뿐 아니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클라우드 업체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D램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0% 초중반 수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낸드는 전분기 수준 출하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전체 매출에서 DDR5, HBM 관련 비중 20% 넘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HBM 4세대 제품인 HBM3를 2021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지난 4월에는 세계 최초로 D램 단품 칩 12개를 수직 적층해 현존 최고 용량인 24기가바이트(GB)를 구현한 HBM3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에는 5세대 제품인 HBM3E 양산에 돌입하고, 2026년 6세대 제품인 HBM4를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회사는 올해 10나노급 5세대(1b) D램과 238단 낸드의 초기 양산 수율과 품질을 향상시켜 다가올 업턴(Upturn) 때 양산 비중을 빠르게 늘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는 D램에 비해 낸드의 재고 감소 속도가 더디다고 보고, 낸드 제품의 감산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대해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의 재고 수준이 D램보다 높고, 수익성이 나쁜 상황이어서 5~10% 가량 추가 감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2년 4분기부터 저수익 제품 위주로 감산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 김우현 부사장(CFO)은 “전사 투자를 전년 대비 50% 이상 축소한다는 기조에는 변함 없지만, 그동안 경영 효율화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향후 시장 성장을 주도할 고용량 DDR5와 HBM3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는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또,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1분기를 저점으로 이제 회복 국면에 접어드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사는 고성능 제품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실적을 개선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WD)합병설과 관련, SK하이닉스는 "구체적 조건이 확인된 것이 없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의 주요 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의 핵심 투자자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3개 사가 독과점하고 있는 D램과 달리 낸드플래시는 세 회사에 더해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WD가 주요 경쟁업체로 더 많다.

SK하이닉스는 "낸드 사업 자체가 매우 어려운 사업환경에서 전개되다보니 최근 일부 언론에서 WDC와 키옥시아 합병 추진 논의에 속도가 붙은 것처럼 언급되고 있기도 하다" 며 "언급된 내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양사 합병이 키옥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검토해 저희 입장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업계에선 글로벌 낸드 플래시 2위와 4위인 키옥시아와 WD가 합병하면 이 두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을 넘어서는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일본 도시바의 메모리사업부(현 키옥시아) 매각 과정에 참여하며 실질적으로 상당 수준의 키옥시아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메모리사업부 인수를 추진한 한·미·일 컨소시엄에 4조원가량을 투자했다. 다만 전환사채와 펀드 출자 형식이어서 직접적인 지분을 보유하고 있진 않다. 키옥시아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와 WD 합병을 암묵적으로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지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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