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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볼트 리콜 비용 2.1조+α '... GM-LG, 비용분담으로 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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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볼트 리콜 비용 2.1조+α '... GM-LG, 비용분담으로 틀어지나?
  • 이강미 기자
  • 승인 2021.09.14 0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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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GM-LG 관계 악화"
신차 출시 지연 및 생산중단에 따른 손해배상 등 추가될 가능성 높아
실적 악영향...LG엔솔 IPO 불투명 등 '타격'
볼트 EV. ⓒGM
볼트 EV. ⓒGM

[매일산업뉴스] ‘볼트EV 화재 우려’로 대규모 리콜을 단행한 GM과 LG가 겉으로는 ‘긴밀한 협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언제 깨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동거’를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13일) 로이터가 볼트 리콜 사태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비용이 많이 드는 리콜 사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GM과 LG 간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는  보도를 업계가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로이터는 ”즉각적인 대안이 없어 이혼(결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10일(현지시각)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전기차 볼트 리콜사태와 관련된 품질·리콜비용 등에 대해 양사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힌 직후 나온 것이란 점에서 업계의 촉각이 쏠리고 있다.

양사의 관계 악화설 배경에는 막대한 볼트 리콜비용과 배터리 품질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폴 제이콥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두 회사가 높은 수준의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서 “LG측의 보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에는 GM이 LG측에 리콜비용의 상당부분을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앞서 GM이 1,2차에 걸쳐 발표한 볼트EV 리콜(총 14만 2000대) 비용만 총 18억원(약 2조 1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GM과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 등 3사가 배터리 화재 원인 조사 및 배터리 리콜 비용 분담 등을 협의 중에 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난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GM이 볼트 화재원인으로 배터리 결함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는 GM이 지난달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제출한 보고서에 주목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GM의 자체조사와 별도로 “LG가 고전압 배터리셀과 모듈 등에 대해 자체조사를 진행한 결과 LG측이 ‘1차 리콜에 포함되지 않은 차량에 장착한 배터리에서도 결함이 존재할 수 있다’고 했다“면서 ”LG가 제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체 분석한 결과 리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명시했다. 이는 LG가 배터리 결함을 인정한 것으로 간주될 여지가 있어 리콜비용 분담금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관련업계는 배터리 결함의 경우, 생산된 모듈을 조립하는 패키징 과정(LG전자)보다 모듈 생산과정(LG에너지솔루션)에서 결함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코나EV의 경우 현대차가 70%, LG가 30%씩 각각 비용분담한 것에 견주었을 경우, LG측이 1조 4700억원 가량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GM이 화재원인으로 배터리 결함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많게는 1조 9000억원까지도 비용을 떠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는 향후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 실적에 반영될 경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는 리콜 비용 분담금 조정 문제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리콜비용이 훨씬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GM의 리콜비용이 18억 달러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배터리 리콜비용에 더해 신차 출시 지연과 생산중단에 따른 손해배상 문제 등이 추가로 거론될 경우, LG측이 떠안아야 될 비용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번 리콜사태로 볼트를 생산하는 GM의 미시간 공장은 이달 말까지 한 달 가량 가동을 중단하면서 신차의 생산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GM은 오는 11월 이후에나 배터리 부품 수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품 수급상황에 따라 신차 생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지난달 30일 미국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서 또다시 볼트 화재사건이 발생했다. 이 차량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리콜 대상으로, 이미 업데이트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양사의 협력관계에서 향후 GM이 주도권을 가져갈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로이터는 양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가 생산할 배터리 품질관리 등을 GM이 통제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얼티엄셀즈는 미국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GM의 얼티엄 셀은 볼트EV에 사용되는 배터리 셀과는 디자인이나 크기 및 화학적 성질이 다르며, 모듈이나 팩도 다른 방식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안전성 문제도 언급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트위터에서 GM과 LG가 채택한 ‘파우치 형’ 배터리 셀 기술에 대해 “대형 파우치 셀 배터리의 경우 열 폭주 가능성이 위험할 정도로 높다”라고 지적한 것을 소개했다. 테슬라는 전기차에 원통형 배터리 셀을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조원이 훌쩍 넘는 볼트 리콜 비용은 물론 배터리 결함으로 최종 결론날 경우 품질문제 등 LG측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면서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으로부터 분사할 때 IPO(기업공개) 계획으로 개미 투자자들을 설득시켰는데, 그것 마저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IPO공개와 관련해 “GM 리콜 조치 방안, 시장 상황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연내 상장 여부는 10월까지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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