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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의 서비스경영ㆍ29] 상위 1%의 성공 비결은 1만시간, 10년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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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의 서비스경영ㆍ29] 상위 1%의 성공 비결은 1만시간, 10년의 법칙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1.09.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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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진정한 전문가가 되려면 노력의 시간이 전제된다
사업장 경험 없이는 유능한 경영자 될 수 없어
ⓒImage from i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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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Year Rule! 어느 분야든 탁월한 업적의 뒤엔 부단한 노력이 있다는 경험의 법칙이다. 1989년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심리학자 존 헤이스(John Hayes)는 천부적 재능이 있어도 이보다 짧은 시간에 도약한 경우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IQ로 대표되는 지능개념을 비판하고 다중지능이론을 개발한 하버드대학의 가드너(Howard E. Gardner) 교수도 이 법칙을 지지한다. 자립성과 독창성을 강조하는 미국의 진취적 교육과 달리 암송과 서예로 대표되는 중국의 도제식 교육이 기초지식의 반복훈련에 우선하고, 창의성은 응용의 단계에서 발휘된다는 게 그의 해석이다. 모방과 반복을 강조하는 교육으로 창의적 인재들을 배출해 점진적 혁신으로 중국이 한때 세계 최고의 문명을 일궈냈던 건 사실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

Sudden Genius? 천재는 혜성처럼 갑자기 나타나는 게 아니다. 여기에도 ‘10년의 법칙’이 있다. 창의성이 개인의 머릿속에 온전히 존재한다고 보는 건 착각이다. 그의 역량은 지능을 넘어 자신이 속한 사회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강화되고 평가된다.

제아무리 우수한 DNA, 넘볼 수 없는 재능에다 최고의 교육이 더해져도 학습의 시간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아인슈타인이 16세이던 1895년 특수상대성에 대한 통찰을 시작해 상대성이론을 완성(1905)하는 데 10년이 걸렸고, 팀 버너스리((Tim Berners Lee)가 검색프로그램 인콰이어를 개발해 1990년 인터넷(www)으로 발전시키는 데에도 꼭 10년이 걸렸다.

상위 1%들은 어떻게 성공하는가? 그들이 속한 사회와 문화의 조건을 분석해 성공의 담론을 뒤집었던 ‘아웃라이어(2009)’에 답이 있다. 말콤 글래드웰(Malcom Gladwell)은 이 책에서 투자와 성과의 인과성을 ‘1만 시간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재능과 지능의 성공 신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 분야에서 진정한 전문가가 되려면 노력의 시간이 전제된다는 점에선 10년의 법칙과 다르지 않다.

록밴드 비틀스의 성공이 시작된 1964년까지 그들이 독일의 싸구려 클럽을 돌며 연주했던 시간도 대략 1만 시간. 청년 시절의 빌 게이츠 역시 새벽마다 인근 대학의 컴퓨터실에 잠입해 프로그래밍에 몰두했다. 10대 시절에 캐나다 마라톤 선수권자였던 글래드웰 자신도 몰입의 중요성을 스스로 입증했다.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다가 15세 때 챔피언 자리에서 밀려났던 그는 마라톤에 흥미를 잃었다. 대학에 들어가 다시 시도했지만 뛰어난 선수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 13세 때 캐나다 전국 순위 15위에 들던 소년 중 24세가 되었을 때 15위에 든 선수는 한 명밖에 없었고, 새로운 챔피언은 어린 시절 엘리트 선수들의 조롱을 받던 아이였다.

탁월한 성취는 어떤 영역이든 중단 없는 노력의 위력이다. 처음엔 춤출 줄 아는 멤버가 둘밖에 없었던 방탄소년단, 트롯의 경연으로 탄생하는 깜짝 스타도 집중과 훈련의 시간이 만든 결과다.

성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지듯 성과를 결정하는 것은 생각과 행동이다. 일본 경영의 신(神) 이나모리 가즈오의 카르마(karma) 경영원리에는 “사념(思念)이 업(業)을 만든다.”라는 가르침이 담겨있다. 생각이 결과를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다.   

                        성과 = 능력 ☓ 열의 ☓ 사고방식

인생이나 일의 성과는 세 가지 요소의 단순한 함수다. 재능이나 지능으로 결정되는 능력은 선천적 자질이고, 열정은 의지로 조절되는 후천적 요소다. 능력이 뛰어나도 열의가 없으면 좋은 결과가 없고, 능력이 부족해도 열의가 있으면 능력이 뛰어난 사람보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중요한 건 사고(思考)하는 방식이다. 사업과 인생의 성패를 결정하는 사고방식에는 마음가짐이나 삶의 태도, 경영의 철학과 세상을 보는 프레임이 담겨있다. 여기엔 0점뿐 아니라 마이너스 요소도 있다. 능력과 열의가 뛰어나도 사고방식 하나만으로 부정적인 결과가 초래된다. 성과는 요소의 합이 아니라 곱셈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생각을 바꾸면 말이 바뀌고 말이 바뀌면 행동이 바뀐다.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되고 습관이 되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일이건 인생이건 승부를 내는 건 생각과 습관이다.

패러다임이 존재하지 않는 경영의 세계. 지식보다 실천에 우선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알고 있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지식이 넘치는 정보사회에선 이 착각을 경계해야 한다. 수영하는 법을 알아도 물속에 들어가기 전까진 배운 게 아니다. 이론의 대가도 사업장의 경험 없이는 유능한 경영자가 될 수 없다. 지식에 경험이 더해져야 비로소 역량이 된다.

급부상한 벤처기업, 30년 된 원조설렁탕, 장수하는 백년기업의 경영에는 남다른 게 있다. 오랜 시간 체험으로 얻어진 몰입의 경지와 사업의 지혜다. 평범한 사람들에겐 일과 생활을 구분하는 ‘워라밸’이 있지만, 그들에겐 그게 없다. 대신 ‘10년의 법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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