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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생물학적 나이 집착 한국...능력 우선인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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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생물학적 나이 집착 한국...능력 우선인 미국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1.09.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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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의경 대진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연구실적 상관없이 65세 무조건 정년인 대학교수직
연구성과로 연봉 결정 은퇴시점을 본인이 결정
정철승 변호사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를 비판한 글. ⓒ정철승 페이스북 캡처
정철승 변호사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를 비판한 글. ⓒ정철승 페이스북 캡처

얼마 전 연세대 김형석 명예교수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 정책을 비판한 것에 대해 친정부 성향의 변호사가 노화현상을 언급하며 오래 사는 것이 위험하다고 말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여기서 더 나가 변호사는 적정수명을 80세로 본다는 발언까지 하여 대한노인회에서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까지 발표했다. 인터뷰 내용을 반박하면 될 것을 왜 나이문제로 또 하나의 사회적 갈등을 만드는 건지 유감스럽다.

이의경 대진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이의경 대진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우리가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우리나라는 지역갈등, 젠더갈등, 이념갈등,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 유주택자와 무주택자의 갈등으로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 통합으로 이룰 수 있는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물학적 나이를 기준으로 가치를 판단하는 획일주의를 접하니 우리나라와 미국의 교수정년제도가 비교된다. 우리나라에서 교수의 정년은 65세이다. 조교수, 부교수를 거쳐 정년심사를 통과하면 정교수가 되고 65세까지의 근무를 보장받는 제도이다. 정교수가 된 이후에는 열심히 강의하고 우수한 연구성과를 내더라도 65세가 되면 그만두어야 한다. 다른 면에서 보면 가까스로 정교수가 된 사람이 다른 일을 하느라고 연구와 강의를 내팽개쳐도 65세까지 근무할 수 있는 제도이기도 하다.

그런데 교수 중에는 66세가 되어도 50세의 교수보다 성과가 뛰어난 경우도 많다. 심지어 화려한 스펙을 등에 업고 임용된 40대 교수 중에도 부진한 성과로 주위를 실망시키는 사례가 적지 않다. 즉, 개인의 열의와 능력이 성과를 결정하는 것이지 생물학적 나이가 성과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연구성과가 일정 수준이 되면 부교수로 승진하면서 종신지위(tenure)를 받게 된다. 종신직이란 죽을 때까지를 의미한다. 실제로 미국교수들 중에 70세까지는 흔하고 80, 90세의 나이까지 근무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말 그대로 죽을 때까지 근무하지는 않는다.

미국 교수들은 은퇴시점을 본인이 결정한다. 어느 시점에서 은퇴하느냐 하는 것은 학교로부터 받는 연봉과 은퇴 후 받게 되는 연금을 비교해서 결정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연구성과가 떨어지니까 여기에 연동해서 결정되는 연봉은 감소하게 마련이다.

이와 반대로 나이가 들수록 연금을 불입한 누적금액은 많아져서 은퇴 후 받게 되는 연금은 증가하게 된다. 결국은 나이가 들수록 낮아지는 연봉함수와 높아지는 연금함수가 교차하여 연봉보다 연금이 더 많아지는 시점을 본인이 판단해서 은퇴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개인별로 연구역량이 다르므로 연구 활동이 활발한 사람은 연봉 감소속도가 완만해서 늦게 은퇴하고 연구역량이 미흡한 사람은 빨리 은퇴하는 것이 본인에게 최적의 결정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이루어진 개인차원의 최적 결정은 곧 미국 학계에게도 최적의 결정이 된다.

왜냐하면 연구역량이 높은 교수는 늦게까지 연구를 하고 그렇지 않은 교수는 일찍 물러나면서 연구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이루어지는데 이는 결국 미국 교육의 힘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연구성과로 연봉이 결정되고 은퇴시점을 본인이 결정하는 시스템이니 세계 각국의 우수한 인력이 미국에 가서 공부하고 미국에 남아서 연구에 몰두하게 되는 것 아닌가 싶다.

최근 국내 톱 랭킹 대학들은 우수한 미국박사를 교수로 초빙하지 못해서 걱정이다. 전에는 박사학위만 받으면 귀국해서 국내대학의 교수로 자리 잡던 분위기가 달라져서 이제는 우수한 인력들이 미국에 남는 추세이어서 국내 연구수준을 높이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연구성과는 개인에게는 물론 대학과 국가의 경쟁력이기도 하기 때문에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생물학적 나이로 가치를 결정하려고 하니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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