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1-09-16 15:07 (목)
언론중재법 연기됐지만 여전히 팽팽... 아예 '폐기' 주장도
상태바
언론중재법 연기됐지만 여전히 팽팽... 아예 '폐기' 주장도
  • 이주연 기자
  • 승인 2021.08.31 19: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야, 내달 27일 본회의 상정 합의
"징벌적 손해배상이 포함된 개정안은 언론재갈법 될 것"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4차회동을 마친 뒤 각각 원내대표실로 돌아가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본회의 상정과 관련해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31일 오전에 다시 회동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1

[매일산업뉴스] 여야가 31일 언론중재법 개정안 본회의 상정을 내달 27일로 연기하기로 합의하면서 극한 대립은 일단 피했다. 양당은 8인 협의체를 꾸려 언론중재법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로써 더불어민주당은 숙의시간을 가짐으로써 ‘여당의 입법 독주’이라는 여론의 역풍을 일단 잠재울 수 있게 됐고, 야당인 국민의힘은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 법안을 둘러싼 양당간 이견이 워낙 큰 데다 야권은 물론이고 당사자인 언론계는 학계, 해외 언론계까지 거세게 반대하고 있어 최종합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이와 같은 합의서에 서명했다. 언론중재법의 본회의 상정을 한 달 미루는 대신에 내달 26일을 활동 기한으로 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법안 내용을 협의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협의체는 양당 의원 각 2명과 각자 추천한 언론계 및 관계 전문가 2명씩 총 8명으로 구성된다. 양당은 이른 시일 내에 협의체를 구성해 법안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양당의 언론중재법 연기 소식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둥이다. 국민의 알권리와 함께 특별히 보호받아야 한다"며 "따라서 관련 법률이나 제도는 남용의 우려가 없도록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한편으로는 악의적인 허위 보도나 가짜 뉴스로 인한 피해자 보호도 매우 중요하다"며 "신속하게 잘못된 보도를 바로잡고, 피해자들이 정신적·물질적·사회적 피해로부터 완전히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언론의 각별한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대 쟁점인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둘러싼 여야간 인식의 차이가 워낙 커 협의체 구성과 논의과정에서의 충돌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당장 이날 합의를 두고도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서로 다른 부분에 강조점을 찍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가짜뉴스로부터 피해 받는 국민을 구원할 길을 여는 데 양당이 합의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처리가 한 달 남짓 지연되지만 협의기구를 통해 원만하게 토론하겠다"고 말했다. 협의체 논의 내용과 관련해서도 "본회의 처리를 위한 수정안이기 때문에 (기존 법안의 범위를) 벗어나서 수정안을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는 "중요한 것은 내달 27일로 못박았다는 것"이라며 "협의체에서 합의가 안 되면 진짜 통과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약 한 달 시간을 벌면서 연기하긴 했지만 여전히 문제는 현재진행형으로 남아있는 실정"이라며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켜나가는 가장 큰 기준이 표현의 자유이고, 국민의 알 권리는 어떤 경우에도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협의체에서 논의하는 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그런 식으로 법안을 놓고 심사하는 게 아니다"라며 "제기된 의제에 대해 논의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여야가 내달 27일 언론중재법 개정안 본회의에 상정키로 합의했다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여당은 처음부터 야당은 물론 언론단체 언론학회 법조계와 함께 숙의를 했어야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다 양보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부분만 남겨서 협상하자는 것은 이 개정안의 의도가 특정 언론사를 타깃으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런 목적을 바꾸지 않는한 9월 27일 상정하게 되는 개정안도 '언론재갈법'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아예 폐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전날인 30일 “언론중재법이 전두환 정권 때 있었다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보도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언론재갈법은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1987년 ‘학생이 남영동에서 죽었다더라’는 사회면 1단짜리 기사 하나가 대한민국 민주화의 물꼬를 텄다”면서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경찰 발표에 대해서도 언론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의혹을 제기하는 것 뿐이었다. 증거를 내놓지 못하므로 허위보도 또는 악의적 가짜뉴스라면서 언론사가 망할 정도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었다면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01세를 맞은 원로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중재법에 대해 “자유가 없어지고 북한이나 중국처럼 되면 인간애도 파괴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내가)탈북한 것은 종교나 사상의 자유가 없는 나라가 되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면서 “언론중재법 통과 등 언론자유가 없어지면 한국사회가 당이 하는 일이 정의로 여겨지는 북한·중국 등 공산주의 체제와 같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공산주의 체제에선 가족 간에도 진실을 말할 수 없다”며 “진실과 정의, 인간애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김 명예교수는 북한 평양 태생으로 1947년 북한의 공산정권 수립이 진행되면서 북한을 탈출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