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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63조원...7월 수출액 65년 무역史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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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63조원...7월 수출액 65년 무역史 '신기록'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1.08.0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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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부터 화장품까지 고른 증가...올 6000억 달러 수출 기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 극복이 과제

[매일산업뉴스] 63조원. 우리나라가 7월 한 달 동안 수출한 금액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수출액이 지난해 7월보다 29.6% 늘어난 554억 4000만 달러(63조 6450억원)로 집계됐다고 지난 1일 밝혔습니다. 이는 무역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가장 많은 월 수출액입니다. 하반기에는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우리나라는 역대 1위로 하반기를 출발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액 추이(단위 억달러)
          ⓒ산업통상자원부

종전 최고치는 2017년 9월로 551억 2000만 달러였습니다. 이보다 3억 2000만 달러나 많은 액수입니다.

일 평균 수출액은 22억 600만 달러로, 7월  사상 가장 높은 액수입니다. 전통적으로 7월은 다른 달보다 일 평균 수출액이 낮게 마련입니다. 7월은 공휴일이 없어 일하는 날이 많은 반면 여름휴가 영향으로 실제로 일하는 날과 수출액은 높지 않은 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올해는 7월 사상 처음으로 일 평균 수출이 22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지난달 최고의 수출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 등 5개 수출 주력품목을 비롯해 바이오헬스 등 신성장 품목들이 모두 선전한 덕분입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최고의 수출 효도 품목은 역시 반도체였습니다. 110억 달러어치가 수출돼 최근 3개월 연속 1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특히 지난달은 반도체 슈퍼 사이클로 알려진 2018년 7월(104억 달러) 실적을 앞지르며 역대 7월 중 1위에 올랐습니다.

석유화학은 포장재·방역용품 등의 수요 급증으로 59.5% 증가하며, 역대 2위 수출액을 기록했습니다. 코로나 19 팬데믹의 혜택을 입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일반기계도 주요국의 경기회복으로 건설·공작기계 등의 수출품이 선전하며 18.4% 증가했습니다.

자동차는 친환경차·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등의 수출 호조로 역대 7월 중 수출액 2위를 기록했습니다.

컴퓨터 수출액은 재택근무 등 비대면경제 활성화로 역대 최고의 7월 실적을 달성했으며, 다른 IT 품목들도 오랜 기간 지속 성장하며 우리 수출의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바이오헬스·이차전지·농수산식품·화장품 등 유망 신산업들도 모두 역대 7월 수출액 중 1위 실적을 차지했습니다.

중국・미국・EU・아세안 등 주력시장과 일본・중남미・인도・중동・CIS 등 신흥시장으로의 수출이 고르게 증가한 것도 좋은 징조입니다.

물론 우리나라만 장사를 잘한 것은 아닙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전 세계 누적 교역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4%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정부는 세계 교역 회복세가 뚜렷하고 우리 수출의 질도 좋아지면서 수출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산업연구원, 무역협회, 현대경제연구원, 한국은행 등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전망도 장밋빛입니다. 이들 기관은 올해 연간 수출액 6000억 달러 이상, 무역액 1조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올해 1∼7월 누적 수출액은 3587억 달러로 역대 가장 많을 뿐만 아니라 이미 목표액의 절반을 훌쩍 넘어서고 있으니 어려울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찬찬이 톺아보면 불안한 면도 없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월별 수출 증감률 추이(%)  ⓒ산업통상자원부
코로나19 이후 월별 수출 증감률 추이(%)                    ⓒ산업통상자원부

수출 증가폭은 지난 5월 45.6%를 정점으로 6월 39.8%, 7월에는 29.6%로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무역수지 그래프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월별 무역수지는 15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만 그 규모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최고 수출액을 기록한 7월의 흑자는 17억 6000만 달러로 6월의 흑자(44억 5000만 달러)보다 외려 60% 정도 줄어들었습니다. 수출액이 428억 달러에 불과했던 지난해 7월 무역수지 흑자(39억4000만 달러)에 비해서도 절반 이하에 그쳤습니다.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원자재, 중간재 등을 수입해 부가가치를 더한 다음 중간재, 완제품 등을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그러니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이익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산업부 문승욱 장관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수출입물류 애로, 부품 공급 차질,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위협요인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수출 기업들을 위한 모든 지원대책들을 아끼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습니다. 주무 부처 장관이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있으니 안심해도 되겠지요. 너무 일찍 샴페인을 떠트린 것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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