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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더워서 3명만 병원가도 사장은 형사처벌"...중대재해처벌법 산업계 반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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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더워서 3명만 병원가도 사장은 형사처벌"...중대재해처벌법 산업계 반발 왜?
  • 김석중 기자
  • 승인 2021.07.14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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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관련 산업계 긴급 대책회의' 개최
"업종별 현장 너무 모른다...규정도 모호" 불만 쏟아져
산업계 의견 수렴해 공동의견서 제출할 예정
서울 대흥동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경. ⓒ한국경영자총협회
서울 대흥동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경. ⓒ한국경영자총협회

[매일산업뉴스] “뜨거운 철판 위와 야외에서 작업해야 하는 업종 특성상 더운 여름에 아무리 회사에서 노력해도 열사병 환자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얼마나 중증의 열사병인지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으면 대표이사가 매년 수사와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조선소 관계자)

“원청의 책임범위가 시행령에 마련되지 않아 사외 공사업체 종사자 사고까지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자동차·타이어업종 관계자)

“공장서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작업이 많은데 경영책임자가 관리해야 할 원료와 제조물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해졌습니다. 중대재해가 실제 발생할 경우 범 적용 대상을 두고 논란만 커질 것입니다.”(반도체업종 관계자)

정부가 지난 12일부터 입법예고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산업계가 업종별로 우려를 쏟아내며 반발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내년 1윌 2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손경식)가 14일 대기업 안전·보건 책임자와 업종별 협회 관계자들이 참여한 온라인으로 참여한 가운데 열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관련 산업계 긴급 대책 회의’에서는 각 업종별로 이같은 불만이 쏟아졌다.

이날 회의에는 조선·자동차·타이어·반도체·디스플레이·건설·철강·석유화학 등 우리나 경제를 선도하고 있는 주요 업종의 안전보건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대책회의에 참석한 안전·보건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이후 경제계가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쟁점들이 해소되지 않은 채 시행령 제정(안)이 마련되었다”면서 “연내 보완입법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대로 시행령이 제정될 경우 사고발생 기업의 경영책임자는 형사처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법률상 모호했던 경영책임자 의무가 시행령에서조차 매우 불명확하여, 어느 범위(수준)까지 의무를 이행해야 법 준수로 인정되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며 시행령 제정(안)에 대한 비판과 함께 합리적인 법령제정의 필요성을 한 목소리로 제기했다.

특히 안전보건관리체계에 규정된 ‘충실하게’, ‘적정한 예산’, ‘적정한 비용과 수행기간’,‘적정규모 배치’,‘충분한 상태’등의 모호한 문구로는 경영책임자의 의무범위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공통된 지적을 내놨다.

이날 긴급 대책회의에서는 업종별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사례도 터져나왔다.

옥외작업 비중이 매우 높은 조선·건설업종 등은 직업성 질병 목록에 규정된 열사병에 대해 “사업주의 다양한 보건관리조치에도 불구하고 여름철에는 필수적으로 열사병 환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중증도(부상자와 같은 6개월 이상 치료) 기준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회사의 대표이사가 매년 수사 및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예컨대 A사업장은 연평균 열사병 증상자가 약 15명, B사업장은 약 20명 정도 발생하고 있으나, 대부분 간단한 진료와 휴식을 통해 수일 내 회복이 될 정도로 재해강도가 경미하다.

그러나 A, B사업장에서 발생한 열사병 환자 중 3명이 4일 이상 요양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인정을 받을 경우 중대산업재해로 간주되며, 해당기업의 경영책임자가 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타이어업종 등은 “시행령 제정(안)은 원청의 책임범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아 사업장 내 모든 제3자의 종사자 사고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다”면서 “정부가 해석이나 가이드라인 만으로 법을 적용하는 것은 형법상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예로, 외부 공사업체에 건물, 설비, 도로 등 사업장 시설물에 대한 유지·보수공사를 맡기고 있는 C사업장은 외부 하청 근로자가 작업 중 사망한 경우 감독관이 C사업장이 아닌 ‘원청’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대로라면 외부 공사업체 경영책임자가 아닌 뜬금없는 원청의 C사업장의 경영책임자가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화학물질 취급 작업이 많은 반도체·디스플레이업종은 “중대시민재해 대상인 원료 또는 제조물 목록 중 포괄규정이 도입될 경우, 경영책임자가 관리해야 할 원료 및 제조물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해져, 시민재해 발생 시 법적용 대상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건설업종은 “경영책임자 의무 중 전담조직 설치 요건인 시공능력평가 순위 200위 이내 건설업체의 대부분은 중소규모에 해당된다”면서 “정부가 건설산업 환경에 대한 충분한 고민없이 시행령 제정(안)을 마련한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정유업종은 “중대시민재해 대상인 공중이용시설에 주유소와 가스충전소를 포함시키면서, 단순히 면적으로 적용대상을 정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사업장 내 유휴부지나 임대(음식점, 편의점 등)공간은 별도의 사업자가 관할하고 있는 만큼 적용기준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대책회의 결과 업종별로 다양하게 제기된 의견들을 충분히 수렴한 경제계 공동건의서를 향후 정부부처에 제출할 방침이다.

이동근 경총 부회장은 “입법예고된 시행령 제정(안)으로는 내년 법 시행 시 발생할 수 있는 현장의 혼란과 부작용을 해소하기 어렵다”면서 “업종별로 제기된 다양한 의견들을 정부가 입법예고 기간 중 충분히 수렴하여 시행령을 합리적으로 제정하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의 부주의 등 다른 원인에 의해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영책임자가 처벌받지 않도록 법률수정이 필요하며, 경영책임자 범위, 도급인의 책임범위 등이 구체화될 수 있도록 연내에 보완입법이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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