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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의 서비스경영ㆍ17]'밝은 뒤센의 미소 vs 난해한 모나리자의 미소' 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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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의 서비스경영ㆍ17]'밝은 뒤센의 미소 vs 난해한 모나리자의 미소' 당신의 선택은?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1.06.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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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허희영 한국한공대 경영학부 교수

긍정의 감정은 미소가 밝고 단순할 때라야 그 효과가 극대화
거짓 웃음 마케팅 실패로 파산한 '팬암 항공사의 미소' 상기해야
ⓒ Image by WikiImages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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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는 가장 긍정적인 감정표현의 방식 가운데 하나다. 미소로 전달되는 감정은 그 전염성이 강하다. 웃음 가득한 눈빛이 상대방의 눈빛과 마주칠 때 긍정적인 감정이 만들어지고 두 사람 간에는 무형의 다리가 놓인다.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소통을 시작하게 만들고 함께 할수록 두 사람 사이는 가까워진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가장 위대한 세일즈맨(The Greatest Salesman, 1968)’의 작가 오그 만디노(Og Mandino)가 처음 제기했던 ‘만디노 효과’는 미소의 효과다. 말하자면, 미소는 황금만큼의 가치가 있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행위 언어다. 비록 소리는 없지만 상대에게 감동을 줄 수 있고 사람 간의 심리적 거리를 가깝게 끌어당긴다. 다만, 긍정의 감정은 미소가 밝고 단순할 때라야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

“모나리자의 미소는 가짜 미소다. 행복감이 얼굴 오른쪽에서만 발견되는데, 억지로 지어진 미소로 해석된다. 사람은 거짓말을 할 때 그런 비대칭적 미소가 나타난다.” 2019년 신경심리학 전문학술지 Cortex 11월호에 세 명의 학자가 공동 게재한 “모나리자 미소의 불균형에 대한 해석”이다.

모나리자의 미소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신비롭다, 인자하다, 성스럽다, 심지어 가장된 창녀의 미소에 이르기까지 보는 눈에 따라 제각각이지만, 이 주장은 의학적 연구의 결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분석을 주도한 미국 신시내티 의대 재활의학 연구팀의 해석은 이렇게 요약된다. 그림 속의 모델이 몇 시간 동안 꼼짝하지 않으면서 계속 진짜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는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비대칭 미소는 ‘가짜 즐거움’을 표현했다는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비대칭 미소의 진정한 의미를 밝힌 기욤 뒤센(Guillaume Duchenne)의 연구보다 이미 300년 전에 그걸 알았으며, 일부러 만들어진 감정을 표현한 미소라는 걸 알고 그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가설도 덧붙였다. 그림에서는 얼굴 위쪽 근육의 움직임이 나타나 있지 않다. 미소의 진짜 의미는 알 수 없지만, 오른쪽 입술의 입꼬리가 약간 올라가 웃는 표정은 정서적 정보로 표정을 통제하는 우뇌보다 언어적 정보를 통제하는 좌뇌가 작용한 결과로 보아 진짜 미소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뒤센의 미소’란 진짜 미소다. ‘표정의 문법(1862)’이라는 저서를 통해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진짜 미소와 가짜 미소를 설명한 프랑스 심리학자 기욤 뒤센(G. Duchenne)의 이름을 딴 진정한 미소를 말한다. 웃음 근육을 분석한 그는 입과 눈까지 모두 움직이는 미소는 뇌가 웃는 표정에서 즐거움을 감지하기 때문에 웃으면 더 즐거워진다는 것이다. 1960년대 파푸아뉴기니에서 원주민을 대상으로 표정과 감정표현을 연구한 미국의 심리학자 폴 에크만(Paul Ekman)에 따르면, 인간은 얼굴 근육 42개를 조합해 모두 19가지 미소를 만들지만, 하나만 진짜 웃음이고 나머지는 모두 가짜 웃음이 된다. 진짜 웃음들에는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이 있다. 두 뺨의 상반부가 올라가고 입술 끝이 위로 당겨 올라간다. 아랫눈꺼플과 눈가 바깥에 주름이 생긴다.

진정한 미소는 시련을 이겨내는 긍정의 힘을 길러준다. 뒤센의 미소를 자주 짓는 게 자신과 남에게 행복감을 전달하고, 어려움이나 불쾌감에서 벗어나 빨리 제자리로 회복시킨다. 이와는 반대로 억지로 만들어진 가식적인 웃음으론 ‘팬암의 미소’가 있다. 1991년 파산했던 팬암항공(Pan Am) 승무원들의 당시 웃음은 진정성 있는 밝은 미소와 대비되는 거짓 웃음으로 비유되곤 했다. 억지로 만들어진 미소는 고객과 직원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보단 오히려 불편함을 준다. 고객과 대면하고 감정노동까지 동원되는 접점일수록 밝은 미소가 필요하다는 걸 이 회사는 간과했을 것이다.

미소는 단순한 기교가 아니라 진정성이다. 거짓 웃음을 짓는 표면적인 호의는 부작용이 더 크다. 고객과 대면하는 게 어려운 일이라면 진정성을 보이면 된다. 진정성은 어떻게 표현할까. 진정성 있게 웃으면 된다. 진심 어린 미소를 보이는 사람은 거절하기 힘들다. 접점에서 대면하는 직원의 밝은 미소. 그게 사업장의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 미소 짓는 직원으로 고객을 맞이하게 하려면 관리자와 사장이 먼저 웃어야 한다. 밝은 미소를 지어야 한다.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마케팅치곤 돈이 들지 않는 전략이다. 난해한 모나리자의 미소는 피하는 게 좋다. 단순하고 밝은 뒤센의 미소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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