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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의 서비스경영ㆍ15]디즈니랜드의 신화 "직원을 대우해야 고객도 대우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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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의 서비스경영ㆍ15]디즈니랜드의 신화 "직원을 대우해야 고객도 대우받는다"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1.06.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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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직원을 무대에 캐스팅된 배역으로 인식하는 기업 문화
가치와 믿음이 공유된 기업일수록 역량을 현장 조직에 집중
ⓒ Image by HenningE from Pixabay
ⓒ Image by HenningE from Pixabay

서비스기업의 문화를 논하다 보면 디즈니랜드가 회자된다. 이 글로벌기업은 테마파크와 리조트 업계의 살아있는 신화이고 교범이다. 1955년 월터 디즈니(Walter E. Disney)는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한 놀이공원을 만들었다. 어린이를 위한 사업장이지만 이곳에선 노소를 불문하고 구경거리와 놀이시설이 전달하는 시각과 청각, 외양과 느낌이 함축된 패키지 상품의 매력을 즐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이건 혼자 힘으로 되는 게 아니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그들의 요구에 맞춰 함께 만드는 일이다.” 창업자의 이 말은 임원의 핸드북에 고객과 직원을 똑같이 대우하는 경영철학이 요약된 문구에도 담겨 있다.

“캐스팅한 멤버들이 제대로 된 대우를 받아야 고객도 우리에게 품격 높은 대우를 받는다.” 여기엔 모든 직원을 무대에 올리는 위해 캐스팅된 배역으로 인식하는 기업의 문화가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환경에서 수십년 전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그토록 빈틈없을까?” 그들의 문화에 답이 있다.

디즈니는 임직원의 낮은 이직률로 유명하다. 좋은 자원을 확보하고 교육, 유지하는 데 공을 들인 결과다. 직원을 채용하는 절차부터가 남다르다. 고용하는 측과 고용될 사람 간의 궁합이 맞는지를 설명하는 비디오를 보고 나면 10∽15%가 지원을 포기한다. 시간과 비용도 그만큼 줄어든다.

아무리 지적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고객을 상대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그래서 직원의 교육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여기엔 4일 내내 공원을 빗자루로 쓸고 쓰레기를 비우는 일도 포함된다. 팝콘 부스러기와 널린 봉지를 치우는 방법을 배우는 건 잠깐이지만 교육의 효과는 크다. 말쑥한 복장으로 반기는 신입사원보다는 청소부에게 손님들이 물어보는 상황을 배우는 것이다. “피자가게가 어디예요?” “2시 퍼레이드는 어디서 출발하나요?” 이런 질문은 안내원보다 빗자루를 든 사람이 받을 확률이 5배나 높다. 손님을 안내원에게만 맡기기보다 청소원에게도 방법을 가르쳐 디즈니에 캐스팅되어 고객을 돕는다는 자존감을 심는다. 디즈니의 파크에서는 물론 누구나 휴지를 줍는다.

기업문화는 매킨지그룹의 컨설턴트였던 피터스와 워터만(Thomas J. Peters & Robert H. Waterman)의 저서 <최고를 찾아서(In Search of Excellence, 1982)>가 출발점이다. 20년간 미국 62개 초우량기업들의 특성을 연구한 저자들은 성공요소를 8가지로 정리했다. 여기에 기업문화의 요소들이 잘 담겨 있다. 조직의 구성원들은 자신의 가치와 믿음, 태도가 직장의 분위기와 맞아떨어질 때 최선을 다한다.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구현하는 것이다. 강한 기업문화의 핵심에는 탁월함과 혁신적 사고, 즐거움, 팀워크와 상호존중, 윤리적 기준과 사회적 가치 등이 모두 포함된다. 그래서 학자마다 다양한 정의를 내린다.

기업문화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는 조직 내에서 무엇이 왜 중요한지를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것이고, 둘째는 공유되는 가치와 믿음이다.

가치와 믿음이 잘 공유된 기업일수록 역량을 현장 조직에 집중한다. 사업의 성패가 외부고객의 접점뿐 아니라 내부에서도 결정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조직에서는 모두가 누군가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직원 각자에겐 서비스의 역할이 있다. 직접 고객과 마주칠 일이 없는 감독자나 중간관리자, 경영진 모두 예외는 없다. 서비스문화가 잘 정착된 기업이라면, “우리 관리부서의 미션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직원에 대한 지원”이라고 답해야 한다. 고객을 지원하는 직원들의 지원을 위해 모든 부서가 존재하는 것이다.

고객과 떨어져 있는 본사의 부서는 종종 내부 문제에만 집중해 정보와 절차, 형식과 보고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오류에 빠지기 쉽다. “고객을 상대하는 건 그쪽 일이다. 내 할 일은 보고서를 제시간에 올리는 것이다.” 이런 직원이 늘면 조직은 내부 지향적으로 변하고 기업은 관료적인 조직이 된다. 기업문화를 이해하고 성공사례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지금도 디즈니랜드의 서비스는 진화 중이다. 그들이 보여주는 서비스 ‘매직’의 다음은 어디일까? 서비스문화가 조직에 살아있는 한 무한정할 것이다. 강한 기업에는 강한 조직문화가 있다. 그걸 만드는 게 지속 가능한 경영이다. “우리가 경영이라고 하는 것 대부분은 자신의 임무를 달성하는 데 오히려 장애가 된다.” 내부에 충실해야 하는 경영의 역할을 흔히 간과하는 데 대해 현대경영학의 이론가인 드럭커(Peter F. Drucker)가 지적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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