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1-06-14 08:16 (월)
[이봉구의 세무맛집]무리한 세무조사 제동걸겠다는 국세청, 진짜로?
상태바
[이봉구의 세무맛집]무리한 세무조사 제동걸겠다는 국세청, 진짜로?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1.06.01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이봉구 세무사·세무법인 석성 경기북부지사 대표

조사범위확대에 대한 거부율을 50%늘리기
승인심사시 납세자 의견청취제도 시행 발표
ⓒImage by HeungSoon from Pixabay
ⓒImage by HeungSoon from Pixabay

최근 국세청은 향후 5년내 세무조사 연장신청 및 조사범위확대에 대한 거부율을 50% 늘리며 무리한 세무조사에 대해 자체적으로 제동을 걸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필자가 국세청 세무조사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이야기다. 당시는 정권이 막 교체된 시기 였는데 새 정권에 밉보였던 A기업이 특별 세무조사대상에 선정됐다. 정권에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던 A기업은 오랜기간을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시달려야 했다. 그런데 A기업에 대해 과세관청이 일반세무조사에 비해 특별히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했음에도 A기업의 탈세행위를 발견할 수가 없었다. 그 이유가 뭘까? A기업의 대표는 독실한 크리스찬이었고 투철한 납세의식으로 투명한 회계처리를 해왔기 때문이다.

이봉구 세무사
이봉구 세무사

세무조사를 진행하며 알고보니 A기업 대표는 소득의 상당부분을 불우이웃을 위해 정기적인 기부를 할 정도로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며 주변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던 인물이었다. 2개월간의 혹독한 특별 세무조사에 시달려온 A기업대표는 “조사관들이 조사한 바와 같이 나는 투명하게 회계처리를 해왔고 성실하게 납세를 해 왔으니 잘못이 없다. 이제 그만 세무조사를 종결해 달라”고 국세청 당국에 읍소를 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일인가? 국세청에서는 세무조사를 종결하기는 커녕 오히려 조사기간을 연장하고 조사범위를 확대하여 더욱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이는 A기업이 정권에 밉보인 이유도 있지만 당시만 해도 세무조사 후 거둬들이는 추징세금 실적이 세무조사관들은 물론 조사관들이 소속되어 있는 조직의 평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런 잘못도 없는 납세자를 대상으로 세무조사기간을 연장하고 범위를 확대하는 일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당시만 해도 국세청에서는 필요하다고 판단이 서면 세무조사기간 연장이나 조사범위확대를 관행적으로 실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는데 아무런 잘못도 없던 A기업에 대해 세무조사기간을 연장하고 조사대상 범위를 확대한 행위는 국가가 아무 죄도 없는 국민을 상대로 행사한 폭력이나 다름없던 일이었다.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SNS의 활성화 등으로 납세자의 목소리가 높아진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참으로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 인듯하다.

A기업사례와 같이 국세청이 임의로 세무조사기간을 연장하거나 조사범위를 확대하는 행위가 이제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국세청의 밀실 속에서만 다뤄졌던 세무조사업무가 조사사무처리규정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오게 됐고, 신설된 국세기본법 제81조의 8, 9항에 세무조사기간의 연장과 조사범위확대를 제한하는 등 새로운 법률이 신설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세청 자체적으로도 ‘국세청 세무조사 연장·확대 불승인율 목표 추진계획’에 따라 세무조사관들이 세무조사기간과 조사범위확대를 신청하는 경우에 불승인률을 점차 늘려가고 승인심사시에도 납세자의 의견을 청취하는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세무조사시 거두어 들이는 추징세금으로 개인이나 조직의 성과를 평가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세무조사 집행과정에서 납세자들의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관련법조항이 정비되고 국세청 자체적으로도 세무조사 연장신청 및 조사범위확대에 대한 거부율 증대목표를 설정하는 정책들은 납세자들에게 상당히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과세관청의 발표대로 세무조사실적이 성과평가에 반영되지 않고 조사기간 연장과 범위확대신청에 대한 거부율이 발표대로 지켜지는지 눈여겨 지켜볼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