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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3.16 ... 'K방역' 낙제생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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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3.16 ... 'K방역' 낙제생 되나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1.04.2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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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우수국에서 백신 후진국으로 추락
정부 백신 확보 태만...국민들 불안 키워

3.16%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0일 현재 코로나 19 백신 1차 접종자는 163만 9490명입니다. 우리나라 총인구는 통계청 추산 5182만 1669명입니다. 따라서 전체 인구의 3.16%만이 예방 접종을 받았습니다. 집단면역이 형성되기 위해선 50% 정도가 접종을 마쳐야 하므로 갈 길이 멀고도 멉니다. 국내 백신 접종은 지난 2월 26일부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내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시작했습니다.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가 지난 1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백신 접종률은 유럽연합(18.10%)은 물론 세계(6.34%)와 아시아(3.46%)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인구 100명당 최소 1회분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비율 차트.  ⓒ아워월드인데이터
인구 100명당 최소 1회분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비율. ⓒ아워월드인데이터

OECD 회원국 중 백신접종률 1위는 이스라엘(61.73%), 2위는 영국(48.16%), 3위는 칠레(38.72%)입니다. 이어 4위 미국(33.67%), 5위 헝가리(23.49%), 6위 캐나다(23.49%), 7위 핀란드(22.88%) 순입니다. 우리나라는 37개 OECD 회원국 가운데 34위에 머물렀습니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접종을 마친 이스라엘은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고 일상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영국은 집단면역을 코앞에 두고 있고, 미국은 3차 접종을 해 면역력을 높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동안 코로나 확진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K-방역’의 우수성을 자랑해 왔던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후진국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률 5% 미만, 코로나19 재생산지수 1.1 이상으로 '방역 위험군'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한 명이 다른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 수치가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미만은 '유행 억제'를 뜻합니다.

김혜림 기자
김혜림 대기자

국내 코로나 19 상황은 악화되고 있는데 정부는 딴청입니다. 아워월드인데이터가 백신 접종 통계를 발표한 바로 그날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선진적 방역체계와 적극적 재정 정책 등이 어우러지며 세계적으로 방역에서 모범국가, 경제위기 극복에서 선도그룹으로 평가받는 나라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청와대는 외신들의 지적에도 귀를 막은 듯합니다. 수석 보좌관 회의 이틀전인 지난 17일 미국 뉴욕타임즈(NYT)는 한국과 일본, 호주 등은 코로나19 초기 진압에는 대체로 성공했지만 백신 접종에선 가장 뒤처져 있는 '느림보'라고 했습니다. 이어 초기 방역에 성공했던 국가들이 낮은 감염률과 사망률에 안심하다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CNN방송은 “한국 등은 전방위적으로 힘쓰기보다 일부 백신 제조업체와의 계약에만 초점을 맞춰 백신 쟁탈전에서 밀렸다”고 보도했습니다.

K 방역을 칭찬하던 외신들도 백신 접종 관련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데 정부는 여전히 “잘 하고 있다”고 자화자찬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를 믿고 답답한 마스크에 갇힌 채 일그러진 일상을 견뎌 온 국민들은 “정부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냐”고 볼멘소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정부는 4월 말까지 모든 시·군·구에 예방접종센터 264개를 설치해 이달 말까지 300만명, 상반기 1200만명 백신 접종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는 11월에는 집단면역이 실현될 것이라고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국민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무릇 전시와 같은 현 상황에서 국민 안전을 위한 정부 정책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염자가 다른 나라보다 적다고 해서 백신 확보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정부의 말을 어떻게 믿겠습니까!

요즘 정부의 코로나 19 방역 정책은 경주에서 앞서 뛰다 자만에 빠져 거북이에게 패배한 토끼 모양새입니다. 다급해진 정부는 미국과 ‘백신 스와프’를 추진 중입니다. 미국의 백신을 우선 빌리고 추후 들어오는 우리 백신을 돌려주자는 것이지요. 코로나 초기에 미국에게 진단키트와 마스크 상당량을 건네주었던 일을 꺼내면서“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다(a friend in need id a friend indeed)”라고 미국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고 있습니다. 그때는 트럼프고 지금은 바이든이지만 통했으면 좋겠습니다.

‘백신 우애’가 잠든 토끼를 깨워 거북이보다 결승점에 일찍 도달할 수 있기를 우리 모두 진정 바랍니다. 그래서 오는 겨울에는 마스크를 벗고 설날 세배를 드릴 수 있게 됐으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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