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3-29 06:30 (금)
SK텔레콤, 지배구조 개편 ... 신설 투자회사가 중간지주사 역할
상태바
SK텔레콤, 지배구조 개편 ... 신설 투자회사가 중간지주사 역할
  • 김혜주 기자
  • 승인 2021.04.15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7년만에 통신ㆍ반도체 등 비통신 분리
인적분할로 존속ㆍ신설법인 나눠 주주ㆍ기업가치 제고
존속법인, 통신ㆍIPTV 집중 ..AI기반 구독서비스 추진
신설투자기업, 커머스ㆍ모빌리티 등 비 통신사업 주력
SK텔레콤 지배구조 개편도. ⓒSK텔레콤
SK텔레콤 지배구조 개편도. ⓒSK텔레콤

[매일산업뉴스]SK텔레콤이 1984년 설립 이후 37년만에 인적분할 방식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다.  회사를 '통신'과 '반도체'로 분리해 이동통신사업(MNO)기업과 투자전문기업으로 나눈다. 반도체, 정보통신기술(ICT) 등 신사업과 통신사업을 분리해 기업가치를 올리고, 각 사업에서 투자 집중도를 강화하는게 목표다.

SK텔레콤(대표이사 박정호)은 주주구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인적분할 방식을 통해 회사를 존속법인(AI & 디지털 인프라 컴퍼니)과 투자전문 신설법인'ICT 투자전문회사)으로 나눈다고 14일 발표했다.

인적분할은 업계에서 주주 친화적인 분할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계획이 처음 나왔던 2018년 말엔 주요 사업부를 계열사로 떼네는 물적분할 방식이 유력안이었으나 인적분할 방식을 택했다. 주주구성은 변하지 않은채 기업만 나뉘는 식이라 상대적으로 주식가치가 희설될 위험이 적어서다. 두 기업의 회사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존속법인은 MNO를 비롯해 인공지능(AI), 디지털 인프라를 담당하는 기업으로 바꾼다. SK브로드밴드 등을 산하에 두고 기존 통신업과 IPTV사업 등에 집중한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AI기반 구독형 서비스 등 신사업도 존속법인을 통해 추진한다. 

대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통신업계에서는 유영상 MNO사업대표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영상 대표는 박정호 대표와 함께 SK텔레콤 이사회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신설되는 투자기업은 반도체와 커머스, 모빌리티 등 비(非)통신 신산업 확장을 전담한다. 기존 SK텔레콤 자회사 중 SK하이닉스, 11번가, ADT캡스, 티맴모빌리티 등이 속한다. 5세대(5G)정보통신 유망산업을 키우고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기업가치를 높이는게 목표다. SK그룹의 중간지주회사 역할도 맡는다. 

신설 투자기업의 대표는 박정호 CEO가 맡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정호 대표는 지난달 30일 SK하이닉스 대표이사로 선임돼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두 기업의 CEO를 겸임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것은 크게 세가지 이유에서다. 첫번째는 기업가치 상승이다. SK텔레콤은 국내 시가총액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 지분 20.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SK하이닉스 시총은 약 94조6400억원에 달한다. 단순 계산상으론 SK텔레콤이 보유한 SK하이닉스 가치만해도 약 19조원 규모다. 그런데도 SK텔레콤 시가총액은 20조원 수준에 그친다.

SK텔레콤 5G 가입자는 올해 2월 기준 약 635만명(점유율 약 46.5%)으로 1등 리더십을 굳건히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를 제외한 New ICT 사업(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은 2020년 SK텔레콤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24%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원스토어, ADT캡스 등 New ICT 자회사들의 IPO(기업공개)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개편으로 SK하이닉스 등 주요 자회사를 보유한 기업을 통신기업과 아예 분리하면 보유지분 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분할 이후 존속회사와 신설회사 합산가치가 약 3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두번째는 주요 사업 투자 강화다. 사업 계열을 분리하면 각 분야 현황파악이 쉬워져 투자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사업이 대표적이다. SK그룹 지배구조상 SK하이닉스는 지주사 SK(주)의 손자회사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라 인수합병(M&A)시 피인수기업 지분을 100%가져가야 하는 제한이 걸려있다. 최근 반도체 호황에도 선뜻 확장에 나서지 못한 이유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SK(주)가 투자 중간지주회스를 합병하면 SK하이닉스가 자회사 지위를 갖게 돼 투자제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신설법인과 SK(주)합병 계획은 없다"며 "일단 신설 투자기업을 통해 반도체 산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이유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개정 공정거래법 때문이다. 이 법이 시행되면 지주사는 사장 자회사의 지분율을 기존 20%에서 30%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 지분율을 그만큼 늘리려면 약 10조원을 투입해야 한다. SK텔레콤은 연내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박정호 SK텔레콤 CEO는 14일 온라인 타운홀 행사에서 "지금까지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잘 키워온 SK텔레콤의 자산을 온전히 평가받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시점”이라며, “분할 후에도 각 회사의 지향점에 따라 계속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