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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57.8 ... 아직도 두꺼운 '유리천장' 여성고용 꼴찌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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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57.8 ... 아직도 두꺼운 '유리천장' 여성고용 꼴찌 수준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1.03.2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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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국가 여성 고용지표 분석결과, 37개국 중 31위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60%로 33위 낙제점

[매일산업뉴스] 57.8%.

우리나라 여성고용률입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최근 발표한 OECD국가의 여성고용지표 분석 결과입니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여성고용률은 OECD 37개국 중 31위입니다. 경제활동참가율도 낙제점에 가깝습니다. 60.0%로 37개국 중 33위에 머물렀습니다.

ⓒ 한국경제연구원
ⓒ 한국경제연구원

우리나라 여성 고용률은 20대까지 증가하다 30대 들어 크게 감소한 뒤 40대 후반에 회복했다가 50대 이후 다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봅시다. 20~24세 46.7%에서 25~29세 71.1%로 상승했으나 30~34세 64.6%로 떨어집니다. 35~39세 59.9%로 낙폭이 커졌다가 40~44세 62.7%로 상승세로 돌아섭니다. 45~49세 67.4%, 50~54세 68.0%로 올라갑니다 55~59세 61.7%, 60~64세 49.1%로 다시 내려옵니다. 전형적인 M자형 곡선으로, 경력단절 여성들이 적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요 5개국(G5)의 여성 고용률은 20~40대까지 증가세를 보이다가 50대 들어 감소하는 모양새입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15세 미만 자녀를 둔 여성고용률은 평균치를 밑돕니다. 57.0%로 G5 평균 72.2%보다 무려 15.2%p 낮습니다. 한경연에 따르면, 여성들은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 65.0%가 육아·가사 부담을 꼽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여성고용률 M자형 곡선의 역사는 유구(?) 합니다. 세계적 컨설팅전문회사 매킨지는 2001년 ‘우먼코리아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미국의 컨설팅 업체 매킨지가 조사한 국내 여성의 연령별 경제활동참가율을 보면 20∼24세 60.8%에서 25∼29세 55.9%로 떨어지기 시작해 30∼34세 48.5%로 곤두박질쳤다 35∼39세 다시 상승하는 M자형 곡선이었습니다. 매킨지는 한창 일할 나이에 육아 때문에 일터에서 물러나는 여성들의 숫자가 적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매킨지는 당시 우리나라가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 되기 위해선 고학력 여성인력활용이 필수적이라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매킨지와 한경연의 M자형 커브의 다른 점은 올라갔다 내려가는 꼭지점의 위치 정도입니다. 20년 전 재상승 지점이었던 35~39세가 혼인 연령이 늦춰진 최근에는 최저점입니다.

샴쌍동이 같은 두 보고서의 시차는 20년. 조선시대 시간감각으로 봐도 강산이 두 번 변할 시간입니다. 그동안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실용정부, 박근혜 정부를 거쳐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여성경제활동 부양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놨습니다. 국민의 정부는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해 여성부를 신설했습니다. 참여정부는 호주제를 폐지하고 성매매방지법을 제정하고 성인지 예산을 도입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낳기만 하면 나라가 키워주겠다’는 달콤한 약속도 했었습니다. 실용정부는 ‘여성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사회서비스직 좋은 일자리 50만개 창출’을 내걸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일과 가정의 조화를 위한 ‘퍼플잡’을 경력단절 대책으로 내놨습니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약속한 문재인 정부는 ‘여성친화적 정책으로 남자가 역차별 받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력단절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M자 곡선이 여전한 것은 왜일까요? 육아와 가사노동이 온전히 여성의 몫이라는 성차별적 사고가 여전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통계청의 2019년 통계에 따르면 육아휴직 대상자의 사용률이 여성은 63.6%인 데 반해 남성은 1.8%에 그쳤습니다. 평일 가사노동시간의 경우 여성은 3시간 13분인 데 비해 남성은 56분에 불과했습니다.

육아와 가사노동 등으로 인한 여성들의 경력단절이 여성들만의 손실일까요. 이대로 방치한다면 인구감소를 막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우리 후손들은 노인 부양에 허리가 휘게 될 것이란 전문가들의 경고가 있었습니다. 여성단체나 허울뿐인 정부정책 홍보성 멘트가 아닙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8일 2080년 예상 노인부양률이 OECD 평균보다 낮은 23개국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을 비교·분석한 결과, 인구감소와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여성 경제활동인구 확대가 관건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2080년 노인부양률은 94.6명으로 OECD 1위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쪽 같은 내 새끼’의 어깨 짐을 가볍게 하고 싶다면 육아는 부모가 함께, 가사노동은 부부가 같이 하는 것부터 실천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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