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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권 3%룰' 주총 본격화 ...'형제ㆍ조카의 난' 소액주주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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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권 3%룰' 주총 본격화 ...'형제ㆍ조카의 난' 소액주주 영향은?
  • 김석중 기자
  • 승인 2021.03.16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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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대주주 의결권 3%제한ㆍ감사위원 분리선출
금호석화ㆍ한국앤컴퍼니 등 경영권 분쟁 기업들 표 대결 치열할 듯
전자투표로 소액주주 참여 쉬워져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왼쪽), 박철완 상무(오른쪽).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왼쪽), 박철완 상무(오른쪽). ⓒ매일산업뉴스DB

[매일산업뉴스]올해 주요 상장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이번 주부터 본격 시작된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전자투표제가 본격 도입되면서 소액주주들의 표심행사가 쉬워진데다, 주총상황을 실시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하는 등 ‘랜선 주총’이 될 전망이다.

올해 주총의 최대 관심사는 개정된 상법에 따라 처음 적용되는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대주주 의결권 3%제한이다. 또한 지난해부터 최대 화두로 떠오른 ESG강화를 위한 정관변경 및 조직신설 등도 주요 안건으로 올랐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7일에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 전자계열사들을 시작으로 전자 업계 정기 주주총회가 본격화된다.

이후 효성중공업(18일), 효성화학(18일), LG이노텍(18일), 기아자동차(22일), 현대자동차(24일), LG전자(24일), 현대모비스(24일), LG상사(24일), SK텔레콤(25일), 금호석유화학(26일), SK이노베이션(26일), SK건설(26일) 등의 정기주총이 예정돼 있다. SK그룹의 지주사격인 SK(주)는 29일 주총을 개최하며, 30일에는 SK하이닉스와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지주사) 등의 주총이 예정돼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올해 주총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대주주 의결권 3%제한’이다. 지난해 12월 29일 상법이 개정되면서 이달부터 1명의 감사위원을 기존 이사들과 분리해 독립적으로 선임하는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도가 처음또한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대주주 의결권은 특수관계인 합산 3%로 제한된다. 

이에따라 이번 주총부터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 때문에 주요 기업들은 감사위원 별도 선임을 놓고 돌발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사외이사 교체를 요구하고 있어 주목된다. 올해 초 ISS는 박병국 서울대 교수와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김선욱 전 법제처 처장 등 삼성전자 사외이사 3인 재선임에 관한 주총 안건에 대해 반대투표를 권고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15일 사외외사 3인에 대한 선임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결정하면서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은 현재 21.16%이지만, 3%룰을 적용할 경우 약 12.47%로 쪼그라든다. 이외 5%이상의 지분을 보유 중인 기관은 국민연금(9.99%), 블랙록(5.03%)이다.

경영권 분쟁을 하고 있는 기업들도 감사위원 분리선출시 표 대결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곳이 금호석유화학그룹과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지주사)다. 이른바 ‘조카의 난’이 한창인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회장과 조카이자 최대주주인 박철완 사장이 경영권 분쟁을 하고 있으며, ‘형제의난’이 벌어진 한국앤컴퍼니는 장남 조현식 부회장과 차남 조현범 사장이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26일 주총이 예정된 금호석유화학은 ISS가 박찬구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준 상태다. 그러나 박철완 상무가 고배당확대 전략을 구사하면서 소액주주 포섭에 나섰다. 그러면서 자신을 금호석유화학 사내이사로 임명하고, 자신이 추천하는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하는 제안을 주주안건으로 올린 상태다.

현재 지분상태로는 박찬구 회장측이 유리하다. 박철완 사움가 10.03%의 지분을 보유한데 반해 박찬구 회장(6.69%)은 박찬구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7.17%), 박찬구 회장의 딸 박주형 상무(0.98%) 등 특수관계인까지 합치면 총 14.84%의 지분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면 박철완 상무의 의결권도 3%도 줄어들지만, 박찬구 회장 측 지분도 합산 6.98%로 줄어든다.

관건은 박철완 상무의 우호지분 확보에 달려있다. 박철완 상무의 장인인 장인인 코스모그룹 허경수 회장이 이미 백기사로 나선 상태다. 허경수 회장이 취득한 규모는 지분율로는 0.04%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향후 추가로 지분 매집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코스모그룹은 GS그룹의 방계회사다. 허경수 회장은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4남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GS그룹 창업주의 손자인 셈이다. 박철완 상무는 허지연씨와 2014년 5월 결혼했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중인 한국앤컴퍼니도 3%룰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조현식 부회장이 감사위원으로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선임해 달라는 주주제안을 했고, 이에대해 조현범 사장 측은 감사위원 후보로 김혜경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를 추천하며 맞불을 놓은 상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이 개정 상법의 당초 목적이었지만 예고한 대로 경영권 분쟁 등에 활용하는 사례가 이미 등장하고 있다”면서 “소액주주들의 입깁은 더욱 커지고, 해외 투기자본에 경영권이 위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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