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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0.84 ...대한민국이 망하는 경고임에도 나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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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0.84 ...대한민국이 망하는 경고임에도 나몰라라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1.03.17 06:00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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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수 현상유지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
작년 통계작성 이후 처음으로 인구 감소
ⓒImage by Mohamed  Hassan from  Pixabay
ⓒImage by Mohamed Hassan from Pixabay

[매일산업뉴스] 0.84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입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가 1명이 채 안됩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0년 출생·사망 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전년보다 0.08명 감소한 0.84명이었습니다. 1970년 통계작성 시작 이래 최저치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꼴찌입니다.

김혜림 기자
김혜림 대기자

인구 수를 현상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입니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982년 2.390명에서 1983년 2.060명으로 떨어지면서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그 순간에도 정부는 산아제한을 기조로 한 가족계획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었습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입니다.

정부는 인구증가가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는다는 판단 아래 1961년 산아제한 정책을 수립했습니다. 경제 펀더멘탈은 부실한데 인구는 급증하는 당시에는 어쩌면 유효한 정책이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합계출산율이 2.1 이하로 떨어진 이후에도 10년 이상이나 산아제한 정책을 공격적으로 펼쳤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교육정책이 백년을 위한 것이라면 인구정책은 국가 존망이 걸린 것입니다.

산아제한 정책은 5년 단위로 계획을 세워 실시됐습니다. 1기부터 5기까지의 표어가 눈길을 끕니다. 1962년부터 1966년까지는 ‘알맞게 낳아 훌륭하게 기르자’였습니다. 자녀수를 제한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2기인 1967년부터 1971년까지는 ‘세살 터울로 세 자녀만 35세 이전에 낳자’로 세 자녀 갖기 운동을 펼칩니다. 3기인 1972년부터 1976년까지는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였습니다. 젠더의식이 더해진 표어가 등장합니다. 둘만 낳기 운동을 펼치는데 아들선호 사상이 걸림돌이 되었겠지요. 아들을 출산할 때까지 셋이고 넷이고 낳는 가정들이 많다보니 등장한 표어인 것 같습니다. 4기인 1977년부터 1981년까지는 ‘하루 앞선 가족계획 십년 앞선 생활 계획’이었습니다. 산아제한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판단해 생활화를 목표로 한 시기였습니다. 5기인 1982년부터 1990년까지의 표어는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이었습니다. 하나도 많다는 뜻이겠지요. 합계출산율이 인구 감소기에 들어선 이후에도 정부는 산아제한 정책을 포기하기는커녕 ‘한명씩 낳는 것도 좋지 않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었던 것입니다. 

ⓒ통계청
ⓒ통계청

1966년 5.4명이던 합계출산율이 1971년에는 4.54명, 1976년에는 3.00명, 1981년에는2.57명, 1990년에는 1.57명이 됐습니다. 통계수치만 본다면 산아제한 정책은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후유증은 ‘국가소멸’이라는 엄청난 재앙으로 우리에게 남겨졌습니다. 지금과 같은 초 저출산이 이어지면 현재 약 5200만명인 우리나라 인구는 2038년 5000만명 이하로 줄어들고, 22세기에는 사실상 ‘국가 소멸’ 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합니다.

정부가 저출산의 경고음에 귀를 연 것은 산아제한 정책을 포기한 이후 13년이란 시간이 흐른 뒤였습니다. 참여정부는 2003년 저출산과 고령화가 사회적 문제임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종합대책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해 합계출산율은 1.191이었습니다.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84명이니 출산율 제고 정책은 있으나마나 한 지경입니다.

지난해에는 197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인구가 처음으로 감소했습니다.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10% 줄어든 27만2400명인 데 비해 사망자 수는 3.4% 증가한 30만5100명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인구가 3만3000명 줄어든 것입니다.

30년 앞도 제대로 못내다본 정책으로 국가소멸의 늪으로 한발씩 다가가고 있는 지금도 국민들의 안전과 국가의 번영은 안중에도 없는 정책들이 수립, 추진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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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박사 2021-03-17 11:00:18
잘 읽었습니다.
출산율이 회복되려면 집값부터 잡혀야 할 텐데...

윤창숙 2021-03-17 10:16:57
젊은 우리애들이 짊어질 짐을 생각하면
참 심각한 저출산상황이네요~

김덕환 2021-03-17 10:10:26
좋은 글 감사합니다^^

현윤경 2021-03-17 09:03:40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 더욱 공감되는 글이네요

윤정상 2021-03-17 08:58:53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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