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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로 치러진 남북 월드컵축구, "전쟁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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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로 치러진 남북 월드컵축구, "전쟁같았다"
  • 김석중 기자
  • 승인 2019.10.17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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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치러진 '2020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전'에서 손흥민 선수와 북한 선수가 거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MBC TV 캡처
지난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치러진 '2020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전'에서 손흥민 선수와 북한 선수가 거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MBC TV 캡처

“마치 전쟁같은 경기였다.”

이틀전 평양에서 29년 만에 치러진 남북 월드컵 축구 예선전이 ‘무중계 ·무응원’이라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빚었는데, 경기내용은 더 끔찍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지난 15일 오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 3차전을 마치고 이날 새벽 중국 베이징을 거쳐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주장 손흥민 선수는 “무승부를 거둬 아쉽다”면서도 “북한선수들이 욕설을 하는 등 거칠게 나와 힘든 경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그는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돌아온 것만으로도 정말 저는 너무나도 큰 수확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경기가 많이 거칠었다”고 털어놨다.

단장으로 동행한 축구협회 최영일 부회장은 “그냥 전쟁 같은 경기였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최영일 부회장은 “인터넷 연결 등 통신이 아예 안 됐고, 호텔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고립 상태였다”면서 “무관중 사태에 대해서는 경기장에 도착해서야 알게 됐다. 많이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남북 월드컵 축구 예선전은 0대0 무승부로 끝났고, 대표팀은 골 득실에서 앞서 조 1위를 지켰다.

이날 경기는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에 의해 일부 경기장면이 공개됐다.

요아킴 베리스트룀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는 이날 남북 축구경기를 관전한 후 영상을 SNS에 올렸다. 관중 없는 경기장에서 양 팀 선수들이 뛰는 모습 등은 사진에, 국가 연주 및 양 팀 선수들 간 충돌 장면 등은 영상에 담았다.

베리스트룀 대사는 영상에서 "평양에서 애국가가 연주되는 역사적인 순간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가 점점 과열되면서 선수들끼리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아이들 앞에서 싸우면 안 된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오, 그러나 오늘 여기에는 아무도 없다"라며 경기가 관중없이 치러지고 있음을 알렸다.

한편 축구협회는 관련 규정들을 검토해 북측에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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