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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LG화학, SK이노베이션에 소송건 진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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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LG화학, SK이노베이션에 소송건 진짜 이유는?
  • 이강미 기자
  • 승인 2019.11.06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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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외부영입 CEO 신학철 부회장, 취임 1년도 안돼 각종 악재 시달려
'시황부진' 실적 반토막, 배터리 화재, 인재이탈까지 삼중고
업계 "배터리화재, 제품결함이라면 중대한 문제" ... LG화학측 "영업비밀 침해는 심각한 위법행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

화학업계가 최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특허소송전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사의 배터리 소송전에서 선빵을 날린 쪽은 LG화학이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이 최근 LG화학과 2014년 체결한 합의서까지 공개하자, 이번 소송의 배경에 관심을 쏠리는 분위기다.

6일 관련업계에서는 첫 외부 영입 CEO인 신학철 부회장이 취임 1년도 안돼 LG화학이 실적부진에 배터리 화재, 인재이탈 등으로 각종 악재에 휩싸인 배경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소송도 이와무관치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치는 분위기다.

실제 LG화학의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4분기부터 꺾이기 시작해 올해 1~3분기 연결기준 923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작년동기(1조9565억원)와 비교하면 52%나 감소하면서 반토막이 났다. 석유화학부문의 시황악화가 원인이라지만, 전지사업 역시 투자에 비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ESS(에너지 저장장치)의 연이은 화재도 발목을 잡았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합동조사단을 꾸리기 전까지 ESS시설에서는 2017년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27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중 LG화학의 배터리가 14건으로 무려 절반을 넘는다. 특히 기존 배터리 화재는 모두 2017년 중국 난징공장에서 제조된 배터리에서 발생했으나 지난달 21일 경남 하동군에 설치된 ESS에서 발생한 화재는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생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 뿐만 아니라 국내서 생산되는 배터리까지 화재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만약 특정 공장에서 특정시기에만 발생한 문제가 아닌 경우라면, 리콜, 피해보상 등으로 인해 향후 LG화학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LG화학은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파악이 이뤄지지 않은 탓인지 이렇다할 재발방지 대책도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비슷한 시기에 화재가 발생한 삼성SDI가 안전성확보를 위해 발빠르게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삼성SDI는 재발방지를 위해 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LG화학이 배터리를 납품한 전기차에서 화재발생 횟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도에 1건에 불과했던 화재는 2018년 3건, 올해들어 5건으로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총 9건 중 6건이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에서 발생했다. 코나는 국내애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다. 코나는 작년 1만1193대가 판매돼 전기차 판매량 1위에 올랐고, 올해 상반기에만도 7697대가 팔려나가는 등 현대자동차의 주력모델이다. 화재원인이 배터리로 밝혀질 경우 LG화학의 배터리사업은 큰 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

재무적인 부담도 상당하다. SK이노베이션과 벌이고 있는 국내외 소송비용으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총 5000억원 정도를 지출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LG화학은 글로벌로펌 3곳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수임료 지출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엎친데 덮친겪으로 LG화학은 LG디스플레이 구조조정 여파까지 떠안게 됐다. LG디스플레이는 경영난으로 인해 최근 한상범 부회장의 자진용퇴를 수리하며, 임직원 25%를 감원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다. 그런데 감축대상 직원들을 대거 LG화학으로 전배시키고 있다는 후문이다. LG화학이 가뜩이나 실적하락으로 고전 중인 상황에서 타계열사의 인력까지 떠안게 된다면 향후 인건비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계속되는 인재이탈도 큰 문제다. LG화학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직우너 1253명이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났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LG화학 직원 평균연봉은 8800만원이다. 동종업계인 SK이노베이션은 1억2800원으로 약 1.5배 차이가 난다.

이에대해 LG화학은 “영업비밀 유출은 심각한 위법행위”라며 “이번 소송의 본질은 부정 경쟁을 방관하지 않고 단호하게 대처해 영업비밀을 포함한 지식재산을 강력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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