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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정위 '일감 규제' 비정상 넘어 반문명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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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정위 '일감 규제' 비정상 넘어 반문명인 이유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0.08.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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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기업간 협업 막아 고도성장 막자는 전근대적 발상
정상적이지 않은 조건 거래금지? 정상의 기준은?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뉴스1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계열사를 통해 총수 일가에 ‘일감 몰아주기’ 사례에 대한 과징금 부과 등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대규모 기업집단의 회사가 계열회사와 거래를 할 때, 정상적이지 않은 유리한 거래 금지하고 동시에 상당한 규모의 거래를 금지한다. 이를 일감몰아주기 규제라고 하는 것인데 2014년 도입 때부터 말이 많았다. 기준이 애매해 기업활동에 대한 과도한 제약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기업이 그룹을 이룰 때 기업그룹 내에 속하는 회사 간에 강력한 수직계열화, 회사 간 협업 등을 통해 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공정거래법은 그것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기업 간의 협업을 막고 시너지 효과를 막아 기업의 고도성장을 광범위하게 억제하겠다는 반문명적 발상이다.

먼저 정상적이지 않은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가 금지된다. 그런데 ‘정상적인 거래’의 기준이 무엇인가가 의문이다. ‘정상가격 산정’ 문제는 일감 몰아주기 소송사건에서 가장 큰 쟁점이 되어 왔다. 정상가격이 없는 경우도 많다. 전산 시스템 구축, 전산장비 구매, 시스템 통합(SI) 등 이른바 서비스업 또는 IT 서비스업의 경우는 정상가라는 것이 없다. 서비스업 특성상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인건비인데, 인건비라는 것이 전문가와 초보자 간에 천지 차이라, 정상가가 없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따라서 일감몰아주기 혐의를 받는 대기업들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정상가격 산정에 동원된 자료를 공개하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한다. 부당이득 산정 시 비교 기준인 ‘제3자 기업들의 거래가격 정보’ 말이다. 그런데 기업들의 당연한 이 요구에 공정위는 정상가격 산정에 활용한 제3자 기업들의 거래가격 등 자료 공개는 영업비밀 보호차원에서 공개가 어렵다며 맞서고 있다. 공정위의 이 옹색한 주장은 과도한 버티기이다. 기업의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공개해야 마땅하다. 기준이 공개되어야 왜 처벌을 받는지 수긍할 수 있고, 유사 사례의 재발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림 사건에서 법원이 공개하라고 최종 결정했음에도 공정위가 끝내 비공개 했다. ㈜하림은 이에 불복해 다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다음으로 상당한 규모의 거래 금지도 문제다. 상당한 규모란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을 넘거나 연매출의 12% 이상일 경우를 말한다. 공정위는 지난 5월 미래에셋그룹의 계열사들이 합리적 고려·비교 없이 미래에셋컨설팅과 상당한 규모로 거래해 특수관계인(총수와 그 친인척)에 부당 이익을 귀속시켰다며 미래에셋컨설팅 등 10개 계열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3억9100만원을 부과했다. 합리적 고려ㆍ비교를 했다면 문제가 없지 않나 라고 하겠지만, 합리적 비교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한국처럼 다원화된 경제 환경에서 도대체 ‘합리적’이라는 것을 누가 판단한다는 것인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최대주주가 제재를 받으면 최대주주는 금융회사의 임원이 될 수 없고 투자도 할 수 없어서 타격이 크다. 기관 경고까지 받으면 금융기업은 감독당국 등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분야 진출도 어려워진다. 나아가 국민연금이 감시대상 기업으로 분류해 의결권 행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염려도 있다. 그러니 기업은 소송을 불사한다. 이와 같이 공정위를 상대로 하는 소송이 늘어나는데, 공정위가 법원에서 완전 승소한 사건은 오히려 드물다. 최근 5년간 공정위가 제재한 부당지원 사건에 대해 제기된 행정소송에서 10건의 확정판결이 나왔지만, 이 중에서 공정위가 완전 승소한 것은 2건밖에 없다고 한다.

공정위의 규제가 도를 넘는다. 공정위는 전근대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강력히 자제해야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공정위 자체가 불공정위원회라고 불러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글=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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