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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정의선, 전기차 배터리 동맹...미래 신기술 분야 협력방안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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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정의선, 전기차 배터리 동맹...미래 신기술 분야 협력방안 논의
  • 김혜주 기자
  • 승인 2020.07.07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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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현대차 경영진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공장 방문
SK 경영진과 전기차 배터리 협력 의견 교환
SK이노, 현대차 E-GMP에 5년간 10조원 규모 배터리 공급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7일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니로 EV'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7일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니로 EV'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SK그룹·현대차그룹 공동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7일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공장에서 회동을 갖고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 및 미래 신기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비롯,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 기획조정실 김걸 사장, 상품담당 서보신 사장, 현대모비스 박정국 사장 등은 이날 충남 서산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 공장을 방문했다.

이에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 SK㈜ 장동현 사장, SK이노베이션 지동섭 배터리사업대표 등 SK그룹 경영진이 현대차그룹 경영진을 맞았다.

최태원 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 등 양사 경영진은 SK이노베이션 등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고에너지밀도, 급속충전,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전력반도체와 경량 신소재, 배터리 대여·교환 등 서비스 플랫폼(BaaS, Battery as a Service)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또한, SK 주유소와 충전소 공간을 활용해 전기·수소차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이번 협력으로 양 그룹은 물론 한국경제에도 새로운 힘이 될 것”이라며 “힘과 지혜를 모아 코로나가 가져올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높여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SK그룹 내 배터리 사업을 초기 기획 단계부터 지원해온 최재원 수석부회장도 양사 간 협력을 통한 시너지와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일찍부터 배터리 영역을 SK의 신성장 사업으로 주목해 투자와 육성을 아끼지 않는 등 배터리 사업 성장을 이끌어왔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SK이노베이션 서산 공장 내 니로 전기차에 공급하는 배터리 셀의 조립 라인을 둘러봤다. 2012년 준공한 서산공장은 연4.7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규모를 갖춘 곳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현대·기아차가 생산하고 있는 플러그인(Plug-in) 하이브리드카와 기아차의 니로, 쏘울 EV 등에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가 2021년 양산 예정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1차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하고 최상의 성능 확보를 위해 협업하고 있다.

‘E-GMP’ 기반의 현대·기아차 전기차에 탑재될 SK이노베이션 제품은 성능이 대폭 향상된 차세대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로, 전기차 전용 모델의 특장점들과 결합돼 고객에게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2011년 첫 순수 전기차를 선보인 이래 지난달까지 국내외 누적 28만여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전문 매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 총 2만4116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해 수소전기차 포함 세계 3위권 업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아차는 전기차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는 2026년 전기차 50만대(중국 제외)를 판매할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오늘 회동은 그동안 전기차·배터리 사업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온 양사가 차세대 배터리 등 다양한 신기술 영역에서 협력을 논의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고 성능의 전기차에 필요한 최적화된 배터리 성능 구현을 위해 연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이번 방문은 향후 전기차 전용 모델에 탑재될 차세대 고성능 배터리 개발 현황을 살펴보고, 미래 배터리 및 신기술에 대한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SK, 현대차 E-GMP에 1차 공급...5년간 10조원 규모 '국내 최대'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최태원 회장과의 이번 회동을 끝으로 배터리3사 총수들과의 만남을 마무리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 13일 삼성SDI천안사업장을 찾아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미래형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배터리 기술현황을 논의했다. 지난달 22일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함께 충북 청주시에 있는 LG화학 오창1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LG화학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장수명(Long-Life)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배터리의 기술과 개발뱡향성을 논의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배터리 3사 총수와 연쇄 회동에 나선 것은 공급처 다변화를 통한 현대 ·기아차의  안정적 배터리 수급을 가능케 하고 업체간 기술·가격 경쟁을 유발했다는 평가다.

특히 내년은 현대기아차가 기존 내연기관 모델을 손보는 정도가 아닌 순수전기차를 대량 생산하는 원년이란 점에서 이번 회동의 의미가 크다.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내년부터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로 만들 차량에 배터리를 1차로 공급하는 등 총 5개 차종에 10조원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도 2차 물량을 따내긴 했지만, 1~2개 차종에 불과해 SK이노베이션의 수주물량에 비해서는 훨씬 뒤쳐지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오랫동안 LG화학과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는데, 최근들어 SK이노베이션에 배터리 발주물량을 크게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삼성SDI의 경우, 당장 공급계획은 없지만, 현재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충전시간이 짧고 형태를 바꾸기가 쉬운 전고체 배터리의 미래가능성을 보고 갔기 때문에 향후 수주계약이 성사되면,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최 회장, 어려움 겪는 현지 농가 돕기 위해 서산 육쪽마늘도 구입

한편, 최태원 회장은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친 뒤 SK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서산 육쪽마늘을 판매중인 임시 매장에 들러 마늘을 직접 구입했다. 올해 생산량은 크게 늘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판로가 막혀 어려움을 겪는 서산 등 전국의 마늘 농가를 돕자는 차원에서다.최태원 회장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소외된 조직이나 개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망(Safety Net)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이후, SK이노베이션 등 SK그룹 일부 관계사들은 어려운 농가를 돕기 위해 사무실과 공장 등에 임시 매장을 마련해 서산의 대표적 특산품인 서산육쪽 마늘을 구매하고 있다.

 

◆용어설명

▲리튬-메탈 배터리 : 리튬이온배터리의 음극재인 흑연 또는 실리콘을 리튬 매탈로 대체해 에너지 밀도를 1000wh/L 이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주행거리 확대 및 차량 경량화에 따른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
▲전력반도체 : 전력 반도체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공급 부족을 겪을 수 있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최소한의 전력으로 배터리 구동시간을 늘려 에너지 효율을 높여주는 반도체로, 대부분을 수입해 사용해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를 위해 SK그룹은 지난해 미국 듀폰사로부터 차세대 전력 반도체용 SiC(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사업을 인수하는 등 전력 반도체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왔으며 반도체 제조 및 소재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전기차 생태계 보호에 앞장설 계획이다.
▲차세대 경량 소재 : 금속 소재를 대체하는 동시에 기존 플라스틱 소재보다 재활용이 쉬운 플라스틱 복합소재를 뜻한다. 차내장 및 배터리 팩에 경량 소재가 사용되면 차량 전체의 무게를 줄일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이 올라가고 다양한 형태의 전기차를 상용화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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