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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검찰 기소는 억지' 이미 다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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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검찰 기소는 억지' 이미 다 밝혀졌다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0.06.10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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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 소장

삼바 회계문제 여러차례 문제없다 판단 내려
오죽했으면 나스닥 상장했어야 소리 나오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서울 중앙지검 전경(왼쪽). 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서울 중앙지검 전경(왼쪽). 사진/뉴스1

검찰의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법원의 구속적부심에서 기각됐다. 이에 따라 삼성의 경영공백은 당분간 유예됐지만 아직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변호인단이 요구한 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릴 것인지, 또 위원회가 열렸을 때 기소와 관련해서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검찰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것은 다행이지만, 그 이전에 이재용 부회장이 범죄를 저질렀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기소 자체가 ‘억지스럽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의 회계문제는 이미 이전 정부에서 문제가 없었다는 판단을 여러 차례 받았던 사안이다. 삼바 상장 때 ‘분식회계’ 논란이 있었지만 금감원이 지정한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를 받고 금감원으로부터 ‘문제가 없다’는 확답을 받았다.

그런데도 2018년 5월 금감원은 삼바가 '고의적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발표해서 2016년에 내렸던 스스로의 판단을 뒤집었다. 이에 국내 헤지펀드의 하나인 DS자산운용이 ‘정치논리가 개입됐다’면서 보유하던 삼바 주식 전량을 처분했다. 이런 기관들의 매도행렬이 삼바의 주가를 급락시켜 8조6137억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었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우리나라 자본시장은 작동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사건을 고발한 금융위원회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와 검찰은 이재용 부회장이 삼바의 회계를 “고의적으로 조작”하는 범죄를 저질러서 삼성의 경영권을 불법으로 승계했다고 주장한다.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 소장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 소장

그 논리는 이렇다. 삼바는 제일모직의 신사업부에서 독립한 회사인데 이 삼바의 가치를 삼바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를 연결회사상 종속회사(단독지배)에서 지분법상 관계회사(공동지배)로 회계처리를 변경하는 방법으로 그 가치를 '불법적으로' 올렸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할 때,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을 '불법적으로' 침해하고 제일모직의 주식을 보유한 이재용 부회장에게 '불법적으로' 승계에 유리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법 전문가인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의 견해는 이와 정반대다. 그는 증선위가 2018년 11월 삼성을 검찰에 고소했을 때 이런 주장이 논리와 팩트에서 근거가 부족하다고 이미 지적했다. 삼바의 자회사인 에피스는 미국의 제약사 바이오젠에게 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지만 이 권리를 행사하기 이전에는 삼바가 에피스의 지분 85%를, 바이오젠은 겨우 15%의 지분만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삼바가 에피스를 종속회사로 처리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그러나 바이오젠이 콜 옵션을 행사한 이후에는 에피스가 삼바의 단독지배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에피스를 독립회사로 만들어 에피스의 기업 가치를 삼바가 보유한 지분만큼 삼바의 가치에 반영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한 마디로 에피스의 초기 투자가 비용으로 처리됐지만 그 비용 속에는 장래가치가 내포되어 있는데, 바이오젠의 에피스에 대한 콜 옵션 행사를 계기로 에피스의 지분 가치를 삼바의 기업 가치에 반영했을 뿐인데 이것이 삼바의 가치를 고의적으로 부풀린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증선위와 검찰이 잘못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 최준선 교수의 지적이다.

증선위와 검찰이 불법적으로 이익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삼성물산 주식 35%를 가진 개인주주들이 압도적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지지했었다. 그리고 합병 시 두 회사의 주식교환 비율에 동의하지 않는 삼성물산 주식 보유자들은 최근의 주가들을 평균한 일정한 계산방식에 따라 자신의 보유주식을 매입하도록 요구할 권리도 행사할 수 있었다. 그런 ‘사적 자치’의 원리가 특별히 방해받는 일도 없었다. 그래서 다수의 회계전문가들이 소위 ‘삼바의 분식회계’ 논란은 수사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회계처리를 두고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감독기관이 이에 대한 결정을 손바닥 뒤집듯이 번복하지는 말아야 한다. 또 이런 논쟁적 문제를 두고 검찰이 특정한 회계처리를 범죄로 단정해서 기소를 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삼바가 우리 증시가 아니라 미국의 나스닥에 상장했어야 했다는 말이 공연히 나오겠는가. 그런 말이 계속 나와서는 어떤 유망한 기업도 한국증시에 상장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변호인단이 요구한 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리고 거기에서 논리와 팩트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인 후에 이번 사건에 대해 검찰이 기소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글=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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