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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미의 재계포커스] 기업윤리 저버린 LG화학 인사 '안전불감증' 불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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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미의 재계포커스] 기업윤리 저버린 LG화학 인사 '안전불감증' 불렀나
  • 이강미 기자
  • 승인 2020.05.27 0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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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년차 흔들리는 신학철 부회장
사고때마다 재발방지 약속하지만 공염불
사회적 물의 빚은 핵심인물 슬그머니 복직
LG화학 신학철 부회장(CEO). 사진/LG화학
LG화학 신학철 부회장(CEO). 사진/LG화학

“모든 경영진들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원점에서 근본대책을 마련해라.”

이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20일 선친인 구본무 회장의 별세 2주기에 별도의 추모행사도 갖지 않고 헬기를 타고 직접 화재사고현장인 충남 서산 대산공장을 찾아 경영진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최근 LG화학에서 인도공장 가스누출사고로 최소 12명이 숨진데 에 이어 충남 대산공장에서 1명이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기 때문이다.

구광모 회장이 직접 사고현장을 찾은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그룹의 오너가 직접 사고현장을 찾아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두 사건 모두 LG화학이 14년 만에 ‘화학’을 뛰어넘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뉴비전을 선포한 직후 발생, 빛이 바랬다.

LG화학은 지난 5월 7일 인도폴리머스공장에서 발생한 가스누출 사고수습을 위해 신학철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하고,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을 단장으로 한 지원단을 꾸려 인도 사고현장으로 급파하는 등 사태수습에 나선 상태다. 특히 이번 사고로 인명피해가 큰 인도공장은 자칫 국제적 분쟁으로까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인도사고 여파가 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19일 충남 대산공장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대산공장은 지난 1월 폭발사고가 났던 곳이기도 하다. 작년에는 여수산업단지(이하 여수산단) 대기오염가스배출 조작 혐의로 곤혹을 치른데 이어 잇단 ESS(에너지저장장치)화재사고로 골치를 썩었다. 주로 LG화학 중국 난징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가 사용됐다.

급기야 구광모 회장이 현장으로 직접 달려가 경영진들에게 책임을 통감하고, 원점에서 근본적 대책강구를 촉구한 것이다.

이에 LG화학은 26일 고강도 안전강화대책을 내놨다. 오는 6월 말까지 전 세계 40개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긴급진단에 착수키로 했다. 또한 사내 환경안전 및 공정기술 전문가와 외부 환경안전 전문기관으로 구성된 태스크를 구성해 정밀진단도 실시하겠다고 했다.

LG화학의 사과와 안전강화대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신학철 부회장은 사고가 발생할때마다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번번이 공염불에 그쳤다.

이강미 편집국장
이강미 편집국장

신학철 부회장은 지난 2018년 11월 구광모 회장 취임 직후 처음으로 외부에서 영입한 최고경영자(CEO)이다. 그만큼 기대감도 컸다. 그러나 최근 잇따른 대형악재에 신학철 부회장의 조직관리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LG화학은 지난해 ‘여수산단 대기오염물질배출조작 혐의’로 보직해임됐던 이종구 전무(55)를 작년 11월 정기임원인사에서 대전CRD연구원 생산기술총괄로 슬그머니 복직시켰다[본지 2019년 12월 23일자 보도]. 이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보직해임된지 3개월만이다.

문제는 신학철 부회장이 직접 공장폐쇄까지 거론하며 공개사과를 했을 정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건의 핵심인물을 재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복직시켜 중책을 맡겼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종구 전무는 협력업체와 짜고 오염물질을 조작해 배출하던 시기에 해당 공장의 공장장을 지내던 인물이다. 지난 2018년 전무로 승진해 본사 근무를 하다 지난해 초 이 사건이 불거졌다. 그런데 회사가 책임을 묻기는 커녕 오히려 영전을 시켜준 꼴이 됐다. ‘안전환경 불감증’이란 말이 나올만도 하다. 

게다가 당시 안전환경담당 박인 상무는 여수산단 대기오염물질 배출조작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재판을 받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해임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중대사안에 대해 '회사 입맛대로' 원칙없는 '고무줄 인사'를 했다는 점 때문이다.

이는 신학철 부회장의 공개사과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한다. 겉으로는 친환경 기업을 강조하면서도 뒤로는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사고가 났을때마다 공개사과와 함께 대책마련에 분주한듯 하지만 뒤로는 문제적 인물을 감싸고 돈다면 결국  문제해결은 커녕 기업윤리마저 저버린 꼴이 되고 만다. 인사(人事)는 곧 만사(萬事)라고들 한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중대사안에 대한 원칙없는 인사가 '안전불감증'을 초래하고, 결국 최근의 잇단 참사로 이어진 것은 아닐런지 되짚어 봐야 한다.  LG화학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무엇부터 바로 세워야 할지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원점’에서부터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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