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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돌아오라"는데 ... 해외로 떠나는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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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돌아오라"는데 ... 해외로 떠나는 LG전자
  • 김석중 기자
  • 승인 2020.05.20 1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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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휴대폰 이어 TV생산라인 연내 인도네시아로 이전
국내TV생산 사실상 중단 ... 500명 인력 감축 없다지만...
리쇼어링'정부정책과 정반대 결정에 업계 파장 주목
LG전자 구미사업장 TV생산라인 전경. 사진/LG전자
LG전자 구미사업장 TV생산라인 전경. 사진/LG전자

LG전자가 지난해 휴대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한데 이어 경북 구미의 TV생산라인 일부를 인도네시아로 이전한다. 대통령까지 나서 해외에 있는 기업이나 공장을 국내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reshoring·제조업의 본국 회귀)’를 추진하는 정부 정책과는 역행하는 결정이란 점에서 업계에 파장이 일 것으로 주목된다.

LG전자는 이르면 올 연말 구미사업장의 TV생산라인 6개중 2개를 인도네시아로 이전키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LG전자 구미사업장은 현재 올레드TV·LCD TV·컴퓨터용 모니터 등을 조립·생산하고 있다. 이중 2개 라인을 연내 인도네시아 찌비뚱(Cibitung)공장으로 옮겨 인도네시아공장을 아시아권 TV거점 생산기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995년 준공된 찌비뚱 공장은 TV, 모니터, 사이니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조립, 품질검사, 포장 등 전 공정에 자동화 설비도 대거 확충해 생산능력을 50% 늘릴 계획이다.

구미사업장은 초프리미엄TV와 의료용 모니터 생산으로 전환한다.

사실상 국내 TV 생산 중단이다. LG전자는 1966년 국내 최초로 흑백TV를 출시했다. 구미사업장은 1975년 준공했다. 연간 400만대에 가까운 TV를 생산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레드)TV도 월 1만대 가량을 이곳에서 만들었다. 사무직과 생산직 약 500여명이 근무했다.

LG전자는 인위적 구조조정 없이 사무직과 기능직을 포함한 구미사업장 인력을 전원 재배치한다는 방침이다. TV 관련 직원 500여 명 가운데 대부분은 같은 사업장 내 TV생산라인과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에서 근무를 지속할 방침이다.

일부 직원들은 경기도 평택 소재 LG디지털파크로 근무지를 옮기고, TV 관련 서비스와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대량 실업사태를 막기 위해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지만 주거지 변동 등 직원에겐 쉽지 않은 선택이다. 또한 신규 고용 가능성도 낮다.

하지만 LG전자가 지난해 평택 휴대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 한데 이어 이번에 구미 TV 생산라인까지 해외로 옮기면서 이를 지켜보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특히 코로나19사태로 큰 타격을 입은 구미 지역사회는 LG전자의 이같은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구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국민 기업급인 LG의 TV 생산라인 인도네시아 이전은 정부 정책에 역행한다"며 이전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해외로 생산거점을 바꾼다는 건 결국 우리나라에서 할 고용을 해외에서 하게 되는 셈이라 여론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면서 “기업이나 생산라인의 해외 이전을 탓하지 전에 먼저 국내에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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