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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미의 재계포커스]이재용의 '4세 승계 포기'로 우려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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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미의 재계포커스]이재용의 '4세 승계 포기'로 우려되는 것들
  • 이강미 기자
  • 승인 2020.05.06 2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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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1류 DNA ... 오너경영과 스피드경영, 그리고 기업가정신
재계 "상속세 최고세율, 국제적 수준으로 합리화시켜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대국민사과를 통해 ‘4세 경영승계’ 포기발언을 밝힌 것과 관련, 재계에서는 놀라움을 금치못하면서도 향후 삼성에 불어닥칠 경영변화에 벌써부터 우려를 표하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오랜 고민 끝에 낸 결정이지만 외부에서는 불안한 점도 없지 않다"면서 “삼성은 지금까지 무노조 경영과 오너의 과감한 결정이라는 두 마차로 성장해왔는데, 오늘 발표로 두 개의 강점을 모두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외에서 볼 때는 한국기업의 강점은 대리비용이 들지 않고 책임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강력한 오너경영이었다"고 부연했다.

글로벌 삼성의 1등 DAN에는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 그리고 이재용 부회장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쳐 면면히 이어져 온 강력한 오너경영과 스피드경영, 그리고 기업가 정신이 자리잡고 있다.

그 중 오너경영의 가장 큰 강점은 빠른 실행력이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집행은 삼성 경영의 큰 장점으로 꼽혀왔다. 삼성이 오늘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오너경영이 뒷받침된 삼성 특유의 혁신과 스피드경영이 힘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실례로 지난 2009년 애플이 스마트폰시장을 휩쓸고 있을 당시, 삼성전자는 그 뒤를 좇아가는 추격자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0년 2월 이건희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후 ‘신경영’을 선포하면서 삼성은 일사불란하게 SW개발에 주력했고, 그 결과 세계 스마트폰시장을 석권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로 대한민국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지금,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돼 주고 있는 반도체 역시, 이건희 회장에 뒤이어 이재용 부회장이 끊임없이 선제적인 과감한 투자를 해왔기에 가능했다. 이밖에 TV와 세탁기, 디스플레이 등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혁신과 공격경영, 차별화전략 등으로 삼성전자는 세계 IT기업 정상에 우뚝 섰다.

여기에는 선대회장인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 그리고 이재용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오너경영이 빛을 발했기 때문임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강미 편집국장
이강미 편집국장

이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이 ‘4세 승계포기 선언’을 함으로써, 향후 전문경영인체제 하에서 삼성 특유의 혁신과 빠른 실행력이 힘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다. 

한편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경영권 승계 문제가 기업인 개인의 도덕성보다는 우리나라의 과도한 상속세로 인해 불거진 부분이라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기업승계 제도가 약탈적 수준이라면서 국제적 수준으로 합리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65%로, OECD국가 중 2위이다. 이처럼 과도한 상속세율 자체가 기업의 경영권 승계시 기업의 존치여부를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라는게 재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지난해에는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해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이 일제히 정부에 상속세율 인하를 건의했지만 국회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편법, 불법 승계는 큰 문제다. 하지만 유럽 등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경영권 승계 자체가 문제라고는 보기 어렵다. 특히 자본주의사회에서 경영권 승계 자체가 위협된다면 기업가 정신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이제는 정치권이 답할 차례다. 상속세율을 국제적인 기준으로 합리화시킬 것인지, 아니면 현행대로 약탈적 상속 최고세율로 내버려 둘 것인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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