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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쇼크' 정유 4사, 1분기 손실 2조5000억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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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쇼크' 정유 4사, 1분기 손실 2조5000억원대
  • 김혜주 기자
  • 승인 2020.04.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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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ㆍ국제 유가폭락ㆍ정제마진 악화 '3중고'
업계 "팔수록 손해" 비상경영체제 돌입 ...공장가동률 80~80% 감축
2분기 전망도 어두워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내 SK에너지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내 SK에너지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국내 정유사들의 1분기 실적이 역대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과 국제유가 폭락, 정제마진 악화 등 삼중고에 시달리며 사상 초유의 실적 쇼크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1분기 국내 4개 정유사의 1분기 영업적자 규모는 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대 정유업체인 SK이노베이션은 영업손실이 1조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달 들어 전망치를 제시한 증권사 7개사의 평균(컨센서스)은 1조4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311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된다.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매출액도 10조5000억원대로 작년 동기 대비 17.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비상장사로 별도 컨센서스가 없는 GS칼텍스는 연결 대상인 지주사 GS의 실적 전망 보고서에서 1분기 영업손실이 57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돼 지난해 1분기(3295억원 흑자)보다 이익 규모가 9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에쓰오일의 1분기 영업손실 증권사 컨센서스는 661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의 2704억원 흑자에서 적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비상장사인 현대오일뱅크 역시 컨센서스는 없지만, 1분기 영업적자가 5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유사들의 이같은 최착의 실적쇼크는 정제마진 악화 속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글로벌 수요 급감, 산유국들의 유가전쟁으로 인한 유가폭락 등 악재란 악재는 모두 겹쳤기 때문이다.

두바이유 가격은 올해 초 배럴당 65달러에서 1분기 말에는 23달러로 65% 급락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1분기에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만 75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전망됐고, GS칼텍스의 재고 평가 손실도 4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정제마진도 악화됐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것으로, 통상 배럴당 4∼5달러여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부터 정제마진 수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고 있고,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특히 3월 셋째 주부터는 연속해서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해 12월 배럴당 -0.1달러로 역마진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월 0.4달러, 2월 3.0달러, 3월 0.4달러 등에 그쳤다. 미중 무역분쟁에 중국의 공급과잉 악재가 겹쳤던 지난해 3월의 배럴당 4.5달러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에 정유사들은 “제품을 만들어 팔수록 손해”라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는 공장 가동률을 85∼90% 수준으로 낮췄고 추가 하향도 검토 중이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정기보수를 앞당겼으며, 에쓰오일은 희망퇴직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이 이동을 제한하는 '록다운'을 시행하는 등 석유제품 판매가 급감하고 있어 2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정제마진, 수요, 유가가 모두 회복돼야 유의미한 실적개선이 가능하다"면서 "현재로서는 드라마틱한 개선 없이는 2분기에도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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