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0-03-27 18:17 (금)
코로나가 살렸나 ... '캐스팅보트' 국민연금, 조원태 손 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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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살렸나 ... '캐스팅보트' 국민연금, 조원태 손 들어줘
  • 문미희 기자
  • 승인 2020.03.26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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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주총 하루 앞둔 26일 제8차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개최
조 회장, 국민연금 2.9% 포함해 지분 40.39% 확보 '승기'
한진가 장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대한항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대한항공

코로나19 사태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살렸다. 한진가(家)장남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간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이 한진칼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조원태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한진그룹 경영권 다툼을 둘러싼 이번 한진가 ‘남매의 난’은 사실상 조원태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칼 지분 2.9%를 보유해 이번 주총의 막판 변수로 여겨졌던 국민연금이 일부 위원의 이견에도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 결정을 내렸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위원장 오용석)는 이날 제8차 위원회를 개최해 오는 27일 열리는 한진칼 주총에서 사내이사 선임의 안건 중 조원태 회장과 하은용, 김신배 후보에 대해 ‘찬성’ 결정을 내렸다. 다만 일부 위원은 조원태 후보와 김신배 후보 선임에 이견을 제시했다.

앞서 국민연금의 의결권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과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인 ISS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찬성했다.

조원태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 22.45%와 델타항공의 지분 10.00%, 카카오 1.00%,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 3.79%, GS칼텍스 0.25% 등 우호지분 확보에 이어 국민연금 2.9%까지 확보하며 총 40.39%를 확보했다.

반면 조원태 회장에 맞서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반도건설 ‘3자 연합’은 지난 24일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에 따라 조 전 부사장(6.49%), KCGI(17.29%), 반도건설(5.00%) 등으로 28.78%에 머물게 됐다.

배경태 후보에 대해서는 적정한 이사회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증대에 적합하다고 보기 어려워 ‘반대’하기로 했다.

◆고 조양호 회장 재신임 반대했던 국민연금, 조원태 힘실어준 이유는?

국민연금이 지난해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재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졌던 것과 달리 조원태 회장에 힘을 실어준 이유로는 현재 코로나19사태 확산으로 항공업계가 전대미문의 위기상황에 봉착했다는 인식이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3자연합이 제기한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을 확인하기 어렵고 3자연합을 지지한 의결권자문사가 공정성 시비로 국민연금 회의 자료로 올라오지 못하면서 승기가 조원태 회장 측으로 기울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항공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입국 제한 확대, 일부 운항 중단, 여객·여행 수요 급감 등으로 전대미문의 위기상황에 빠졌다. 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3월 둘째주 항공여객은 전년 대비 약 91.7% 감소했을 정도로 극심한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영진을 교체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국민연금의 장기적인 주주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개별기업의 상황만을 고려한게 아니라 항공산업, 더 나아가 우리나라 경제상황 등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조원태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가뜩이나 경제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오너를 교체하는 위험부담 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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